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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중간선거 특집] 6. 무슬림 후보


미국 미시간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라시다 탈리브 씨가 4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라시다 탈리브 씨가 4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는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를 맞아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에서는 특집방송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중간 선거는 역대 그 어떤 중간 선거보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과연 미 연방의회에 첫 여성 무슬림 의원이 탄생하느냐 여부입니다. 이번 중간 선거 결과에 따라 어쩌면 두 명의 여성 무슬림 연방 의원이 나올 수도 있는데요. 오늘은 이번 중간선거에 출마한 ‘무슬림 후보들’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음향: 탈리브 후보 유세 현장]

시작은 미시간주에서였습니다. 미시간주 연방하원 후보로 나선 라시다 탈리브 후보. 예비선거에서 당내 경쟁자 5명을 물리치고 민주당 공식 후보로 추대됐습니다.

이런 열기는 미네소타주로 이어졌습니다.

[음향: 오마르 후보 유세 현장]

소말리아계로 미네소타주 최초의 무슬림 여성 주 하원의원 출신인 일한 오마르 후보가 민주당을 대표하는 미네소타주 연방 하원의원 후보로 선정된 겁니다.

미국 미네소타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일한 오마르 씨.
미국 미네소타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일한 오마르 씨.

이 둘 후보는 여세를 몰아 워싱턴에 까지 무슬림 여성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무슬림 여성이 미 의회에 입성한 사례는 한 번도 없습니다. 현역 무슬림 남성 의원도 미네소타주의 키스 엘리슨 하원의원과 인디애나주의 안드레이 카슨 하원의원 등 2명에 불과합니다.

미시간 주 의원을 역임하고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하는 라시다 탈리브 후보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당선된다면, 단순히 의회의 한 석을 더 얻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라시다 탈리브 후보]

탈리브 후보는 자신의 선거 진영에서 일하고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 여성은 탈리브 후보 선거 진영에서 일하기 위해 오랫동안 일하던 비영리단체를 그만뒀다고 합니다. 일하던 곳을 떠나면서 미시간주 최초의 무슬림 여성 주 의원을 위해 일하기 위해 일을 그만둔다고 했더니 주 의회에 무슬림 여성이 있었냐며 사람들이 놀라워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아직 많은 미국인에겐 무슬림 여성이 의회에 진출하는 건 상상조차 안 했던 일이라는 겁니다.

노스웨스턴 대학, ‘다양성과 민주 센터’의 얼빈 틸러리 소장은 연방 의회에서 일할 가능성이 있는 두 여성 후보가 등장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습니다

[녹취: 얼빈 틸러리]

틸러리 소장은 사실 두 여성 후보가 중간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두 후보가 속한 지역구 내에서는 그렇게 놀랄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미시간주와 미네소타주는 무슬림 이민자들이 특히 많은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전체인구에서 무슬림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단 1%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슬람교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인데요. 퓨리서치 센터는 오는 2040년이 되면 미국에서 두 번째로 교인수가 많은 종교는 이슬람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마르 후보나 탈리브 후보는 미국의 이런 인구 지형 변화를 대변하는 얼굴이 될 수 있다는 게 틸러리 소장의 설명입니다.

[녹취: 얼빈 틸러리]

이런 변화는 미국의 역사가 증명하는 것으로 아일랜드계 이민자나 이탈리아계, 폴란드계 이민자들도 이런 식으로 미국에 자리 잡았다는 겁니다.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 이민자들도 종교와 민족만 바뀌었을 뿐이지 미국이 추구하는 이상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겁니다.

미국 미네소타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일한 오마르 씨가 지난달 27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일한 오마르 씨가 지난달 27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팔레스타인 이민 가정 출신인 탈리브 후보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오마르 후보는 소말리아에서 태어나 케냐 난민촌을 거쳐 난민 신분으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정착했습니다.

두 후보는 전쟁을 피해 온 가정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특히 이슬람교라는 이들의 종교는 미국 정치권에서 적대적으로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여성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으로서 민주당 내 진보 세력의 새로운 얼굴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탈리브 후보는 선거구 내 공화당 후보가 아무도 출마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마르 후보는 공화당 후보의 도전에 맞서야 하지만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오마르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틸러리 소장은 이 두 후보가 직면한 장 큰 도전은 이번 선거에서의 승리가 아닌 유권자들 그리고 미국 내 무슬림 이민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녹취: 얼빈 틸러리]

이 두 후보에겐 큰 부담감이 따르게 될 텐데, 무슬림 여성이라는 이들의 정체성에서 오는 부담감과 함께 이들이 가져온 역사적인 변화에서 기인한 부담감도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들 후보는 다른 초선 하원의원들에 비해 할 일도 더 많을 것이고, 훨씬 더 높은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네. 2018 미국 중간선거 특집, 오늘은 무슬림 여성 후보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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