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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각국 연설, 북한 비난 줄어...대화 환영 속 안보리는 비핵화 강조


지난달 2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제 73차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여전히 많은 나라들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에 초점이 맞춰졌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한반도에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환영하고, 제재 완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각국 정상들과 외무장관들의 올해 유엔총회 연설은 북 핵 위기가 최고조로 치달았던 지난해와 확연히 달랐습니다.

대부분 남북, 그리고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에 주목하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겁니다.

이런 분위기는 관례상 매년 총회의 첫 연설자로 나서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의 연설에서부터 확인됐습니다.

[녹취: 테메르 대통령]

한반도와 관련한 브라질의 근본 입장은 대화와 결속이며,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외교적 노력을 거듭 강조한다는 겁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브라질은 한반도에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이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런 행동을 최고로 격렬하게 비난한다고 말했었습니다.

핀란드와 나이지리아, 폴란드, 베트남 정상 등도 미국과 한국, 북한 사이의 대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조치들을 언급하며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 당사국들의 목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진 점도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would like to thank Chairman Kim for his courage and for the steps he has taken.”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무기 실험 중단과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등을 언급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취한 조치들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연설을 했던 지난해 북한 정권에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라고 강력히 경고하며, `완전 파괴’라는 군사적 조치를 언급했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비하하면서, 김 위원장이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비난하며, 이를 북한의 인권 문제로 연결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연설은 달랐습니다.

[녹취: 구테흐스 사무총장] “The courageous initiative of the Singapore Summit between the leaders of the United States and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long with the recent meeting of the two Korean leaders in Pyongyang, offers hope for the possibility of a full and verifiabl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 a context of regional security.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과 최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용기 있는 결단이었으며, 이는 지역안보라는 관점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한반도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준다는 겁니다.

북한의 우호국들이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점도 돋보이는 변화였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입니다.

[녹취: 왕이 부장]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수단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평화로운 해결책을 위한 더 순조로운 상황을 조성하려는 상황의 진전과 변화에 맞춰 안보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겁니다.

미겔 디아즈 카넬 쿠바국가평의회 의장은 “독자적이고 불공정한 대북 제재 부과와 남북 문제에 대한 다른 나라의 개입을 강하게 비난한다”며 북한을 두둔하고 미국을 압박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유화적인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며,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란과 북한 지도자들에게 결과 없는 행동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제재라는 지렛대를 유엔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또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F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납치자 문제에 대한 강한 해결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밖에 이 기간 열린 유엔 안보리의 북한 관련 회의에서도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안보리 결의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군축을 담당하는 유엔총회 제 1위원회와 인권을 담당하는 제 3위원회가 북한 문제를 다룰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73차 총회 개막 초기부터 북한에 대한 압박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행보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리 외무상은 이번 총회의 '고위급 회의' 기간 동안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장관은 2차 미-북 정상회담 준비 등에 대해 논의했고, 폼페오 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26일 제73차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별도의 회담을 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26일 제73차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별도의 회담을 했다.

지난해 리 외무상은 렉스 틸러슨 당시 미 국무장관을 만나지 않은 것은 물론 우방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과도 회동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외에 일본 외교 수장까지 두루 만났습니다.

북한대표부 관계자는 `VOA’에 “지난해에 비해 만남을 요구하는 나라들이 많아져 (리 외무상의) 일정이 바빠졌다”고 말했습니다.

뉴욕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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