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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14년 전 유해발굴 합의문 "550만 달러 3회 분할 지급"...차량 교체도 요구


지난 2005 5월 미군 발굴팀이 북한에서 합동 발굴한 한국전 전사 미군 유해 송환식이 서울의 한 미군기지에서 열렸다.

VOA가 7년 전 미-북이 체결한 ‘미군 유해 공동 합의기록’을 입수한 데 이어, 이보다 앞선 14년 전 문건도 확보했습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진행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이어 나가기 위한 것으로 북한에 대한 보상금 액수와 지불 방식뿐 아니라, 미국이 조달해야 하는 식량과 차량명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004년 11월 18일 작성된 ‘미군유해공동발굴 합의기록’은 태국 방콕에서 11월 17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미-북 회담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서명란에는 미국 측 대표였던 제리 제닝스 당시 국방부 부차관보와 북한 이찬복 판문점대표부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VOA가 4일 입수한 6장짜리 ‘합의기록’(Record of Arrangement)에는 2005년 3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모두 7차례의 작업을 진행한다고 명시됐습니다.

3월 한 달 간, 북한 군 3백 명을 동원한 사전 조사를 거쳐, 4월 2일부터 보름 동안 준비 작업을 진행한 후에, 4월 16일에 본격적인 '합동 작업'이 시작하는 수순입니다. 2차 작업은 5월 28일부터 7월 5일까지, 3차 작업은 7월 9일부터 7월 28일까지 진행하며, 4차 작업은 7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실시합니다. 이후, 9월 10일부터 10월 18일 5차 작업을 통해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작업에는 북한이 발굴 인력 110명, 작업과 지원 인력 430명 등 모두 540명을 동원하고, 미국은 28명이 참여합니다. 7년 전 ‘합의문서’에 적힌 인원보다 6명이 적습니다.

작업 위치는 평안북도 운산 군과 장진호 전투가 벌어진 함경남도 장진 군으로 지정했습니다. 베이스캠프는 2004년도에 건설한 곳을 재사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보상은 미국이 북한에 2005년 2월 10일, 미화 $1,500,000를 1차로 지불한 후에 8월 10일과 10월 20일, 각각 $2,500,000와 $1,500,000로 총 $5,500,000를 전달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지불 장소는 판문점으로 적혀 있습니다.

미국은 또 북한에 발굴 작업에 필요한 장비와 물자를 제공해야 하며, 이는 모두 남포항에 사전 조사 시작에 앞서 운송해야 한다고 적시했습니다.

사전 조사 기간에는 승용차 12대와 트럭 25대를, 합동 발굴 작업 시에는 매번 승용차 20대와 버스 4대, 화물차 4대를 제공한다는 약속입니다. 작업이 5번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승용차 100대, 버스 20대, 화물차 20대가 북한에 전달되는 겁니다. 특히 2000년에서 2004년 사이 이뤄진 발굴 작업을 위해 미국이 이미 북한에 제공한 차량을 교체해달라는 북한의 요구가 눈에 띕니다. 미국이 제공한 ‘닛산 패트롤’(Nissan Patrol) 14대를 ‘미쓰비시 파제로’(Mitsubisi Pajeros) 24대로 교체해야 하며, 4월 14일까지 판문점을 통해 운송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보급 물자에 대한 요구 사항은 7년 전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입니다.

미국은 쌀 83,136kg과 야채 10,392kg, 휘발유 395,055리터, 경유와 석유 125,500 리터, 윤활유 12,265리터와 이 밖에 필요한 물자를 제공해야 한다는 겁니다. 모두 사전 조사가 시작되는 3월 1일 이전에 수송해야 한다는 점도 적혀 있습니다.

북한 측은 미국인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헬리콥터 2대와 ‘고방산 초대소’에 구급차 1대를 대기시킨다고 적시했습니다. 부상 정도가 심한 환자는 헬리콥터를 이용해 북한 밖으로 후송하며, 악천후로 항공 후송이 어려우면, 육로로 판문점까지 후송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또 북한은 미국 팀에 ‘베이스캠프’와 ‘평양사무소’, ‘작업장’간의 연락이 가능한 무선통신기를 항상 허용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다만, 미국 측은 통신 기록과 무선통신기 주파수를 북한 군에 제공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미국 인력이 북한에서 작업하며 준수해야 하는 규칙도 명시됐습니다.

미국 작업 팀은 북한 팀과 공휴일을 제외한 하루 6시간 작업에 참여하며, 이 외에는 반드시 베이스캠프에만 머물러야 합니다. 또 도로에서 차량속도를 위반하지 않는 등 안전운행을 해야 한다는 문구를 담았습니다. 그러면서 발굴 작업을 위해 북한에 머무는 모든 미국인은 북한의 법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적시했습니다.

아울러 발굴 유해는 5차례 공동 작업이 끝나는 매 번 마지막 날, 판문점을 통해 이송한다는 데에도 합의했습니다.

VOA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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