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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트럼프 '북한 파괴' 발언은 확고한 경고"..."대북전략 제시 실패" 평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72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엔총회에서 언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파괴’ 발언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에 확고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긍정적 반응이 있는가 하면 비핵화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파괴’ 발언이 김정은 정권의 눈높이에 맞춰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Since the regime really only cares about its own survival, President Trump has hopefully put this in terms that the regime will understand.”

베넷 연구원은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정권이 오직 정권의 생존에만 관심을 두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그들이 이해할 만한 언어로 말하고자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곧 북한 주민이 아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권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파괴’ 발언 직후 곧바로 김 위원장을 거론하면서 자기 자신과 정권을 위해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무고한 북한 주민들을 해치겠다고 이야기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박사는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President Trump is being clear that the United States will not accept North Korean nuclear weapon employment,"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도 트럼프의 경고가 강하고 단호하지만, 이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예방하기 위한 잠재적 군사 공격을 암시한다기 보다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는 상황에 대한 경고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뿐 아니라 모든 회원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행동에 유엔이 더 직접적으로 대응해 달라는 당부 또한 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도 사안의 심각성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연설을 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제타격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단지 북한의 공격에 대해서만 격렬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말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의 공격을 전제로 한 ‘방어적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So, the statement itself was not very refined, but it was also not an offensive threat…”

성명 자체는 정제되지 않았지만 공격적인 위협을 담고 있지 않고, 북한 위협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보복성 위협만 언급됐을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또 언론들은 ‘북한의 완전 파괴’에만 초점을 맞춰서 보도하고 있지만, 이는 (북한의) 위협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며, 연설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북한에 대한 정책보다는 (미국의) ‘자세(posture)’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자누지 대표] “We should be presenting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 comprehensive plan of how we intend to pursue peace and security and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근육을 과시하는 것 외에 할 일이 더 많으며, 미국이 어떻게 평화와 안보를 추구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지에 대한 포괄적인 계획을 국제사회에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러한 계획을 내놓기 전까지는 대통령의 말이 어떤 것도 바꿔놓지 못할 것이고, 중국이나 러시아, 혹은 한국이나 일본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연설에 새로운 계획이나 대화 재개 등이 담겨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 역시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자누지 대표] “I think North Korea will largely ignore President Trump’s words because they don’t represent any new initiative or opening for dialog…”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매우 강력한 수사였다면서, 발언 뒤에 어떤 전략이 있는지가 남은 질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 어느 시점에 가해질 수 있다는 일종의 ‘미치광이 전략’으로 북한을 설득하려는 것인지, 북한 도발에 대한 커져가는 실망감의 표출인지, 혹은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뜻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미국이 어떤 전략을 가졌다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매우 다른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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