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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화성-14’ 대기권 재진입 확인 기술 없어”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에 성공했다며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미사일이 발사 직후 화염을 내뿝으며 솟아오르고 있다.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에 성공했다며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미사일이 발사 직후 화염을 내뿝으며 솟아오르고 있다.

한국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화성-14형’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급이긴 하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탄두 내 핵 기폭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를 확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사거리를 가졌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잠정결론 나면서 북한의 ICBM 전력화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11일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 ICBM급 탄도미사일이 지난 5월 14일 발사에 성공한 ‘KN-17’의 개량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ICBM의 핵심인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정원의 지난 11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 내용에 대한 이완영 의원의 설명입니다.

[녹취: 이완영 의원 / 국회 정보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 “재진입 성공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시험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점에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의 신뢰성과 안정성, 재진입 기술 능력과 정확도를 확보해 미국 본토를 타격하는 등 전략화를 위해서는 아직도 2~3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 항공대학교 장영근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화성-14형’ 발사 당시 기술적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핵탄두 질량을 900kg으로 맞춰 고각발사했으며 이 때의 사거리를 가상 실험한 결과 6천200km로 나타났습니다.

장 교수는 ‘화성-14형’에 표준핵탄두 600kg을 탑재할 경우 미국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공격할 수는 있지만 본토를 타격할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평양에서 알래스카까지는 6천km, 하와이까지는 7천600km, 미국 본토인 서부 샌프란시스코까지는 9천km 가량입니다.

장 교수는 또 북한이 표준핵탄두의 질량을 450kg으로 경량화시키면 사거리는 9천km까지 늘어나 미국 서해안까지 타격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장 교수는 핵탄두가 가벼울수록 사거리는 늘어나는 만큼 북한이 핵탄두 경량화를 위해 핵실험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장영근 교수 / 한국 항공대학교] “그래서 이제 북한이 지금 소형 경량화를 한다는 거예요, 핵탄두를. 소형 경량화를 못하면 똑같은 엔진을 쓰더라도 사거리가 별로 안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만일 핵폭탄을 200kg 정도로 줄인다 그러면 (사거리) 만 천km도 나간다는 이야기에요. 그래서 북한이 자꾸 핵실험 하는 것은 탄두를 소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계속 줄이는 거거든요.”

장 교수는 아울러 현재 2단 추진체로 구성된 ‘화성-14형’에 3단 추진체를 추가한다면 추진력이 늘어나는 만큼 표준핵탄두 질량 600kg에서도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며 북한은 앞으로 ‘화성-14형’의 성능을 증진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연구위원은 ‘화성-14형’의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에 대해 북한 당국은 알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선임연구위원 /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북한이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없는데. (대기권) 재진입 할 때는 플라즈마가 발생하기 때문에 텔레메트리(전송)가 잘 안돼요. 무선신호를 발사해서 수신을 해서 그 안에 있는 온도를 파악해야 하는데 그거 하기가 어렵다고요. 그 다음에 레이더가 있어서 그 근처에 배가 가든지 해서 측정을 해줘야 하는데 (북한에는) 그런 설비가 없다고요. 미국은 가지고 있어요. 북한은 자세히 못 본단 말이에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도 완성된 ICBM이라면 탄두 안에 핵 기폭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폭발을 일으켜야 하는데 북한은 아직까지 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충분히 거리상으로는 분명 ICBM, 미국 본토에 다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정말 무기를 싣고 핵탄두를 터뜨릴 수 있느냐를 보면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 않겠느냐, 아직도 상당 부분 기술적으로 미비한 점이 있고 그 중에 가장 큰 부족한 부분이 대기권 재진입 통해 실제 일정 고도에서 탄두가 터지게 하는 이 부분이 아직 완성하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김 교수는 북한이 ‘화성-14형’의 핵 기폭장치가 정상 작동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기 전까지는 ICBM의 미완성 단계에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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