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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 핵·미사일 억제 한계…사드 설득력 높아져"


지난 7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광명성 4호 발사 장면.

지난 7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광명성 4호 발사 장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를 장거리미사일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보면서도 뚜렷한 대북 압박 수단이 없다는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결국 강한 제재와 더불어 한시적 협상으로라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시험을 유예시켜야 한다는 오랜 전략이 또다시 차선책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된 만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과 제안을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그리고 더딘 유엔 안보리의 대응은 미국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던 전직 고위 관리들에게 익숙한 광경입니다.

북한의 핵 위력과 운반 수단의 개선을 지켜보며 평화적 목적의 위성 개발이라는 북한의 거듭된 주장을 일축하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를 장거리미사일의 핵 타격 능력을 개발하려는 지속적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규정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장거리미사일과 위성 기술에 겹치는 부분이 매우 많은 걸 고려할 때 북한은 위성을 궤도에 올려 군사 정보 등을 얻기 위한 의도와 미국에 핵 타격을 가하려는 장기적 목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역시 북한의 로켓 프로그램이 언젠가는 핵탄두를 탑재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될 것이라는 오랜 관측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선 특히 북한이 사거리 능력 외에 장거리미사일에 응용될 중요한 기술 수준을 갖춰가는 것 역시 우려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브루스 벡톨 미국 안젤로 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사거리와 대기권재진입 역량 뿐아니라 유도제어 기술에서도 진전을 이뤘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북한이 지난해 중국과 협력해 위성항법장치 개발을 진행한 정황이 있고, 따라서 지난 1년간 관련 기술 습득에 성과를 거뒀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질주를 막기 힘든 현실적 제약을 이번에도 절감합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중국의 반대로 유엔 안보리가 앞으로도 북한의 핵과 로켓 개발을 막을 수 있을 만큼 강한 대북 결의안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랠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태평양포럼 소장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조차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뒤 또 한차례의 핵실험을 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랠프 코사 소장]

중국 출신인 윤 선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끄는 것을 원하고 있다며 이 같은 도발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북한 핵실험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도 미온적인 중국이 미사일 발사에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오히려 북한이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 당일 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한 것을 중국의 대북영향력이 부족한 증거이자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근거로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윤 선 연구원]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 변수라는 주요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대북 제재 수단에 무게를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는 북한의 발사에 군사 공격으로 맞대응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재와 협상이라는 오랜 수단을 고려할 수 밖에 없지만, 당장 협상 카드를 제시하는 것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양보로 비쳐질 수 있는 만큼 현명한 대안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갈루치 전 특사]

현재로선 북한이 고통을 느낄만한 제재에 무게를 실은 뒤 비핵화 등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봐가며 서서히 관여와 대화 기회를 모색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중국이 대북 제재에 머뭇거리며 강도를 조절하는 한 양자, 다자 등 어떤 형태의 제재도 북한을 무릎 꿇게 만들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과거보다 북한을 더 아프게 만드는 제재를 가하는데 협조함으로써 북한이 진정성 있는 협상에 나서도록 만들 여지는 남아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역시 우선은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에 집중해야 하지만 미국이 어느 시점에 북한과의 외교를 재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북한과의 외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깨지는 비영구적 성격을 갖지만, 다른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핵과 미사일) 시험 유예에 대한 또 한번의 합의가 이해 못할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조정관]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제재나 외교와 별도로 역내 방어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미-한-일 세 나라의 미사일방어 공조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도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특히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진전되면 미국의 동아시아 방어 역량 역시 강화돼야 하는 만큼 중국 역시 (사드 배치 등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전문가들도 대북 제재의 불완전한 효과를 고려할 때 역내 방어 차원에서 보다 구체적 조치인 사드 배치를 추진할 때가 됐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의 한반도 보호 의무를 강조하면서, 방어 역량 강화는 물론 그런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랠프 코사 소장은 자신이 한국의 대통령이라면 북한이 발사를 강행할 경우 미국에 사드 도입을 요청할 것이라는 점을 공표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에게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동맹국에 대한 위협이므로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개입해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랠프 코사 소장]

또 한국이 스스로의 방어를 위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사드 배치를 통해) 그런 인상을 제거해야 할 필요성 역시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벡톨 교수 역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2~3년을 끌어온 사드 배치 논의를 완결 지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벡톨 교수는 방어 체계인 사드 배치 문제에 중국이 개입할 권리가 없다며, 철저히 한국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선 연구원은 특히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한 유인책으로 사드 배치를 거론했습니다. 사드가 중국의 계산을 바꾸기에 충분치는 않지만 적어도 손익분석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녹취: 윤 선 연구원]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결의를 번번히 가로막고 북한을 벌주기 위한 노력에 계속 반대한다면, 한국의 방어력 제고를 위한 사드 배치가 설득력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학 전략안보연구소 부소장은 한국을 포함한 역내 방어를 위해 사드 뿐아니라 효과적인 통합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북한의 이번 발사를 통해 다시 한번 분명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부소장]

이어 중국이 한반도를 공격하지 않는 한 사드는 중국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며, 중국이 그래도 배치를 원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는데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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