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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서 일본어 인기 줄어...관계 악화 반영"


지난해 7월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운데)와 일본의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양국 국장급 협의를 갖기 위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7월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운데)와 일본의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양국 국장급 협의를 갖기 위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에서 일본어의 인기가 사그러들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북한과 일본 관계가 경색되면서 일본어를 배워도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24일 평양발 보도에서 일본어가 북한에서 더 이상 인기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10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어는 북한의 특권층 학생들이 가장 배우고 싶은 외국어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교도통신'은 평양외국어대학에서 현재 40 명의 학생이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며,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00 명의 학생이 일본어를 전공했던 것에 비하면 그 수가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대학 일본어 학과장인 김선일 교수는 `교도통신'에 “현재 40 명인 일본어 전공자가 앞으로 몇 년 안에 4 명에서 5 명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학생 수가 줄자 평양외국어대학은 지난 2007년 일본어 학부를 해체하고 ‘민족어학부’로 통합했습니다. ‘민족어학부’는 아랍어 등 학생 수가 비교적 적은 언어를 가르치는 학부입니다.

학교 측과 학생들은 일본어 전공자가 줄어드는 주된 이유로 일본 정부의 북한에 대한 강경정책을 꼽았다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평양외대 졸업생은 대외기관과 `조선중앙통신' 등 언론매체, 해외를 대상으로 한 출판사 등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의 대북 제재의 영향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 취업 기회가 줄면서 전공자도 줄어든 것입니다.

일본어 학과장인 김선일 교수는 1990년대 초 일본의 자민당과 사회당 대표단이 방북해 조선노동당과 북-일 국교 정상화를 촉구하는 ‘3당 공동선언’을 체결한 뒤 일본어 학습의 인기가 크게 올라갔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일본과 교류가 늘어나고 일본어 관련 일자리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후 북-일 관계는 진전 없이 경색 국면만 지속됐고 일본어의 인기도 하락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졸업반인 일본어 전공 5학년생 10 명의 어학 수준이 매우 높아서 어려운 한자를 읽어내고 내용을 충분이 이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 여학생은 `교도통신'에, 어렸을 때부터 한자를 좋아해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북한에 대해 적대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학생은 동급생들 모두 자기와 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교도통신'에 따르면 평양외대의 정원은 2천 명이며, 23 개 언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중 영어 전공자는 가장 많은 1천 명, 중국어 400 명, 러시아어 200 명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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