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북한군 포로 신원 보호해야…공개 땐 가족 생명도 위험”

2025년 1월 1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에 파병된 북한군 2명을 포로로 잡아 이송하는 모습이라며 영상을 공개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가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과 관련해 포로의 신원 보호를 강조했습니다. 이미 신원이 공개됐거나 포로가 공개에 동의했더라도 보호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신원 노출이 포로와 가족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과 관련해 포로의 신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ICRC는 1일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과 신원 공개에 따른 보호 문제’를 묻는 VOA의 질의에, “포로의 신원이 이미 언론 보도나 공개 계정 등을 통해 공개되었다고 해서, 결코 다른 이들이 포로의 신원을 보호해야 할 책임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포로를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포로 본인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잠재적으로 가족의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ICRC는 또 “공개에 대한 포로의 동의만으로 신원 노출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면서, “포로가 처한 특수한 상황에서는 자유롭고 충분한 정보에 입각한 동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전쟁포로는 제네바협약에 따라 자신에게 부여된 보호를 스스로 포기할 수 없다”면서, 언론 보도에서도 얼굴과 이름표를 가리거나 목소리를 변조하는 등 신원을 식별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ICRC는 무력충돌 피해자를 보호하는 중립적 인도주의 국제 기구로, 전쟁포로를 방문해 처우와 억류 환경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관계 당국에 비공개로 개선을 요구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편 ICRC는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 사실 공개를 놓고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갈등을 빚는 데 대해서는,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특정 사례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제3 제네바협약 제12조에 따라, 전쟁포로의 제3국 이송이 가능한지, 그리고 그러한 이송이 협약상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판단할 책임은 억류당국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송된 전쟁포로는 계속 국제인도법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강조하고, 이송이 이뤄지면 중앙심인국을 통해 통보받아야 하며, 자체 방식에 따라 포로들을 방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포로의 권리에는 고문과 비인도적 대우로부터의 보호뿐 아니라 가족과 연락하고 ICRC 대표자를 만날 권리도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포로 두 명은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북한군으로,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습니다.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지난달 30일 비공개된 전체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이 두 사람의 한국 입국 시점을 9월 중순으로 보고했다고 전했습니다.

국정원은 포로 당사자와 가족들의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이송 과정에서 보안을 유지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의 포로 이송 사실 공개에 대해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이송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우크라이나 측의 발표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이후 우크라이나에 공식 설명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