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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등 멕시코 방문 앞 '캐러밴' 미 국경행...미 대규모 총격 650건 '역대 2위'


멕시코 타파출라를 출발한 중남미 이민자 행렬 캐러밴이 지난 24일 미 남부 국경으로 향하고 있다.
멕시코 타파출라를 출발한 중남미 이민자 행렬 캐러밴이 지난 24일 미 남부 국경으로 향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남부 국경을 통한 이주자 유입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등이 멕시코를 방문하는 가운데 수천 명의 이민자 행렬이 미 남부 국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총기폭력 아카이브(GVA)는 올해 적어도 650건의 ‘대규모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202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이어서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SPR) 300만 배럴 구매 계약을 매듭지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닿은 미국 남부 국경으로 중남미 이주자들이 또 몰려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고위 관리들이 미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주자 유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7일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인데요. 하루 전인 26일 수천 명의 이주자 행렬, 캐러밴이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를 가로질러 북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에서 어떤 회담이 열리게 되는 겁니까?

기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리즈 셔우드랜들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 등이 멕시코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만나 국경 안보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게 됩니다. 앞서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미국 관리들이 서반구에서 발생하는 전례 없는 불규칙한 이주에 관해 논의하고, 멕시코와 미국이 국경 안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회담을 하루 앞두고 수천 명의 이주자들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26일 멕시코 남부 도시 비야 코말티틀란 인근 고속도로에서는 이주민과 망명 신청자들이 어린 자녀들을 동반한 채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일부는 ‘빈곤 탈출’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엘살바도르 출신의 한 이주자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 더 나은 무언가를 찾고 있다”며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무작정 미국 국경으로 향한다고 해서 미국 입국이 허용되는 것도 아닌데 중남미 이주자들이 왜 난민 행렬에 오르는 걸까요?

기자) 유엔(UN)에 따르면 중남미 이주민들과 망명 신청자들은 폭력과 빈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적 영향 등을 피하기 위해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갑니다. 북미 남단에서 북단으로 가려면 ‘다리엔 갭’이라는 위험한 협곡을 거쳐야 하는데요. 이곳을 거쳐 미국까지 가려는 중남미인들이 몰려들면서 인접 콜롬비아 국경 마을은 이주자들로 넘치고 있습니다. 올해 이 ‘다리엔 갭’을 넘은 사람의 숫자는 50만 명으로, 작년의 2배에 달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이주자들을 캐러밴이라고 부르는 거죠?

기자) 네, 원래 캐러밴은 사막에서 무리를 지어 이동하던 상인들, 또는 순례자들의 무리를 가리키는 말인데요. 수백 명에서 수천 명씩 무리 지어 미국으로 향하는 중남미 이주자 행렬을 캐러밴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캐러밴의 미국행은 지난 2018년에 절정을 이뤘다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단속을 강화하면서 주춤했는데요. 최근 들어 다시 많은 사람이 캐러밴에 합류하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주자들을 차단하기 위해 강화된 새 망명 규정을 도입했습니다. 불법 입국하다 적발돼 추방된 사람은 5년 동안 합법적인 입국을 금지하고요. 적발될 경우 형사 처벌도 가능합니다. 또 망명 신청은 미국에 도착하기 전,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미리 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정부의 이런 조처가 효과를 보고 있을까요?

기자) 최근 수치를 보면 불법 입국자 수가 더욱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세관국경보호국(CBP)이 발표한 11월 불법 이주 관련 통계를 보면, 지난달 남부 국경에서 적발된 불법 이주자 수는 약 24만 2천 명에 달합니다. 특히 지난주 닷새 동안은 하루 평균 약 1만 명의 불법 이주자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이든 대통령이 멕시코에 고위 당국자들을 파견하게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국경에서 법 집행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는데요. 일주일 만에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멕시코 대통령이 직접 만나 대책 마련에 나서게 된 겁니다.

진행자) 미 남부 국경 상황은 내년 미국 대선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인데요. 이주자 문제는 현재 의회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국경 보호 문제와 연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안보 지원 예산안이 남부 국경 상황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겁니까?

기자) 백악관은 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금 500억 달러와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금 140억 달러가 포함된 약 1천 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보다는 이스라엘 지원과 남부 국경 정책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이로 인해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개방적인 이민정책 시행 이후 불법 이주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지적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강경한 이민정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총기 난사가 발생한 미국 메인주 루이스턴에 희생자 추모 공간이 조성돼 있다. (자료사진)
지난 10월 총기 난사가 발생한 미국 메인주 루이스턴에 희생자 추모 공간이 조성돼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올 한 해 발생한 총격 사건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영리단체 총기폭력 아카이브(GVA)에 따르면, 27일 기준으로 올 한 해 650건의 ‘매스 슈팅(mass shooting)’, 즉 ‘대규모 총격’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단체는 총격범을 제외한 사상자가 4명 이상 나오는 경우를 대규모 총격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GVA에 따르면 올해 수치는 지난 202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2021년에는 대규모 총격이 몇 건이나 발생했었나요?

기자) 2021년에는 689건이었습니다. GVA가 지난 2014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고요. 2022년에는 646건을 기록했습니다. 올해가 이제 나흘 정도 남은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수치가 역대 최고 수준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작은데요. GVA는 당초 2023년 한 해 총 700건의 대규모 총격 사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진행자) 대규모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대규모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706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대규모 총격을 포함해 총기로 인한 사망자 수를 모두 합하면 4만 2천 370여 명에 달합니다. 또 총기로 인한 사망자 중 2만 3천 800여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총기로 인한 사망자를 연령별로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11세 이하 어린이 사망자 수가 290명이 넘고, 12세에서 17세 이하 미성년 사망자 수는 1천 360명을 넘어섰습니다. 사망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총에 맞은 0세에서 17세 사이 미성년자 수는 6천 명이 넘습니다. GVA의 자료를 보면 총격으로 숨지거나 다치는 10대 청소년 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진행자) 지역에 따른 차이도 있었나요?

기자) 네,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조지아 주였습니다. 반면 몬태나, 로드아일랜드, 사우스다코타, 버몬트, 웨스트버지니아, 와이오밍 등 6개 주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대규모 총격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올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총격 사건은 뭘까요?

기자) 지난 10월 메인주 루이스턴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입니다. 당시 총격은 두 장소에서 발생했지만, GVA는 한 범인이 저지른 두 사건을 단일 사건으로 취급했는데요. 이 사건으로 18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당했습니다. 또 앞서 1월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파크에서는 음력설 행사장에서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적어도 11명이 숨졌고요. 5월에는 남부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8명이 숨졌는데요. 사망자 가운데 한인 가족이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총기 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이렇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공격용 소총 금지 등 더 강력한 총기 규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총기 폭력은 “공중보건에 대한 위기”라고 지적하고 지난 4월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행정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의회가 작년 6월 총기 규제법인 ‘더 안전한 지역사회법’을 초당적으로 처리하긴 했지만, 효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처에 나선 겁니다. 총기 규제 옹호론자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총기 폭력을 막기 위해 총기를 더 강력하게 규제할 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반면, 총기 옹호자들은 총기 소유를 헌법이 보장한 권리로 보고 규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미 텍사스에 위치한 전략비축유(SPR)를 저장해논 탱크의 파이프라인 (자료사진)
미 텍사스에 위치한 전략비축유(SPR)를 저장해논 탱크의 파이프라인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SPR) 300만 배럴 구매 계약을 마무리했다고요?

기자) 네. 미 연방 에너지부가 26일 전략비축분을 위해 미국산 원유 300만 배럴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원유 300만 배럴은 내년 3월 1월부터 31일까지 한 달에 걸쳐 텍사스주 빅스프링에 있는 원유 창고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먼저 전략비축유라는 것이 무엇인지 용어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전략비축유는 석유시장 수급 차질이라는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비축해 놓는 원유를 말합니다. 1973년 석유 파동 후,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설립되면서 그 회원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건데요. 현재 미국 전략비축유의 승인된 저장 용량은 7억1천400만 배럴이라고 에너지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 11월에도 정부가 120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구매했었는데요. 당국이 단기간 전략비축유를 사들인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에너지부는 미국의 “중요한 에너지 안보 자산을 보호하고 또 보충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은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고, 대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1억8천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판매한 바 있는데요. 그러니까 최근 미 정부의 잇따른 전략비축유 구매는 지난해 있었던 기록적인 판매분을 보충하기 위한 겁니다. 에너지부는 올해 단계적으로 전략비축유 1천383만 달러를 매입해 왔습니다.

진행자) 상당한 양의 원유를 사들이는 만큼 얼마에 사들이느냐도 매우 중요할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에너지부는 평균 배럴당 77.31달러에 원유를 매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약 95달러에 전략비축유를 판매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가격인데요. 따라서, 미국 납세자들을 위한 좋은 거래인 셈이라고 에너지부는 설명했습니다. 에너지부는 또, 이번 조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전쟁’으로 야기된 중대한 국제 원유 공급 차질을 해결하고, 미국 내 시장 공급을 원활히 해 궁극적으로는 가격을 낮춰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득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때도 원유 가격을 낮추는 도움이 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재무부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작년 국제 파트너 국가와 함께 단행한 전략비축유 방출로,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센트까지 내려갔습니다.

진행자) 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1 8천만 배럴의 기록적인 전략비축유가 방출됐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전략비축유가 대량으로 판매됐던 적이 흔치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국내 수급의 일시적 불균형 완화, 휘발유 가격 안정, 재정 적자 축소, 시험 판매 등을 위해 단독 방출한 적은 여러 차례 있는데요. 비상상황 대응 전략으로 전략비축유를 판매한 것은 지난해 포함, 총 4번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어떤 경우였는지 과거 사례를 들여다볼까요?

기자) 먼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계기로 걸프전이 벌어지자, 미국 정부는 1991년,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함께 총 1천73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했습니다. 또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국내 원유 생산의 약 25%를 담당하는 걸프만을 강타한 적이 있는데요. 모든 걸프만 원유 생산 시설이 문을 닫는 상황이 벌어지자, 미 정부는 3천만 배럴의 비축유를 풀어 원유 공급을 해결했습니다. 또 지난 2011년 6월 산유국인 리비아가 내전에 휘말리면서 원유 생산이 10분의 1로 급감하자, 미국과 IEA는 총 6천만 배럴의 원유를 세계 원유시장에 방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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