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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대법원, 트럼프 ‘면책특권’ 신속 심사 거부…성탄절 연휴, 미국 곳곳 총격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상 면책특권 여부를 신속하게 심사해 달라는 특검의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한편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대선 관련 소식 정리해봅니다. 미국의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국 곳곳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여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어서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주자가 최근 닷새 동안 약 5만 명으로 집계되는 등 최근 불법 월경이 다시 늘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연방대법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행위에 대해 면책특권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해 달라는 특검의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대법원은 짤막한 논평을 내며 별다른 설명을 덧붙이지는 않았는데요.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재판은 통상적인 절차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특검이 왜 대법원에 신속 심사 요청을 한 건지, 그 과정을 먼저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네, 지금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지난해 민주당 의원 10여 명과 의회 경찰 2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들은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건 과정에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보았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소했습니다. 원고는 소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이 “거짓되고 도발적인 주장을 했으며, 피고가 집회에서 폭력을 요구한 데 대한 직접적인 반응으로 폭력적인 무리가 미 의사당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은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당시 연설이 폭력을 촉발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고요. 또 그 시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중으로, 통치 행위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면책특권의 보호를 받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주장을 법원은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기자) 앞서 이달 1일 워싱턴D.C. 연방지법의 타냐 처트칸 판사는 “전직 대통령들은 연방 형사책임에 특별한 조건을 달지 않는다”며 “피고인은 재임 중 행한 범죄 행위에 대해 연방 수사와 기소, 유죄판결,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러니까 본안 재판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판결에 대해 항고하면서 면책특권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법정 절차를 모두 보류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요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재판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 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뒤집기 의혹 등에 관해 조사 중인 잭 스미스 특검이 재판이 지연되는 걸 막기 위해 대법원이 직접 개입해줄 것을 요청한 겁니다. 스미스 특검은 “신속하게 재판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시 범죄 혐의에 관한 면책특권 적용 여부를 신속히 가려달라고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결국 대법원이 이를 거부한 겁니다.

진행자) 대법원의 결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승리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데요. 만약 재판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경선 과정을 치르면서 재판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만약 대통령의 면책특권이 적용된다는 판단이 법원에서 나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전복 의혹에 대한 재판은 대부분 기각될 수 있는데요.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면책특권을 내세워 최대한 재판을 지연시키려고 하는 겁니다.

진행자) 대법원의 결정으로 다시 재판이 시작되겠군요?

기자) 네, 워싱턴D.C. 항소법원은 내년 1월 9일 구두변론을 시작할 예정이고요. 정식 재판은 3월 4일 시작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항소할 경우 사건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 바로 움직임을 보였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23일 워싱턴D.C. 항소법원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면책특권이 있어 기소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사건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발생한 일들은 대통령의 공식 업무에 해당한다고 거듭 주장했는데요, 변호인단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우리의 삼권 분리 시스템에서 사법부는 대통령의 공식 행위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불법적이고 위헌이며, 따라서 기각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렇게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요. 역시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힌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지요?

기자) 네, 바로 낮은 지지율입니다. `NBC’ 방송이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로 나타났습니다. 재임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고요. 같은 기간 역대 다른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최저 수준입니다. 재선에 실패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9년 12월 지지율은 44%였고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임기 말이었던 2011년 12월에 46%의 지지율을 보인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렇게 떨어진 원인은 어떻게 분석됐나요?

기자) `NBC’ 방송은 무당층은 물론 젊은층과 중남미계, 흑인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는 점이 확인된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계층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세력인데요.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겼던 2020년 대선 때 보다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입니다. `NBC’ 방송은 높은 물가와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건강에 대한 우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젊은층이 돌아서게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떻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월 지지율 49%에서 9월 46%, 11월 44%로 하락하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46%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대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최근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학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무당파 유권자의 절반, 그리고 공화당원의 1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시도한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답했는데요. 그러니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재판 과정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격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 있다.
지난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격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12월 25일은 기독교의 축일이자 미국의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성탄절 즉 크리스마스인데요. 이날을 앞두고 총격 사건이 또 발생했군요?

기자) 네,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받으며 성탄의 기쁨을 나누는 와중에 일부 지역에서는 총성이 오갔습니다. 우선,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콜로라도주에서 총격이 발생했는데요.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대형 쇼핑센터인 ‘시타델 몰’에서 두 무리의 사람들이 싸움 끝에 총을 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소셜미디어 X에 남성 1명이 숨지고 최소한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여러 명을 체포해 조사 중입니다.

진행자) 총격 사건이 발생한 곳이 콜로라도뿐만이 아니지요?

기자) 네, 23일에는 플로리다주에서 총격 사건이 있었습니다. 올랜도에서 북서쪽으로 약 127km 떨어진 오칼라의 한 쇼핑센터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남성 1명이 사망하고 여성 1명이 다리에 총상을 입었습니다. 마이크 발켄 오칼라 경찰서장은 23일 밤 기자회견에서 총격범이 “사망자를 표적으로 삼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도주했는데요. 경찰은 쇼핑몰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용의자의 모습을 공개하고 현상수배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또 어떤 지역에서 총격이 있었습니까?

기자)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도 크리스마스 주말 여러 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한 3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습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도 클럽 외부에서 말다툼 끝에 총격이 발생해 20대 남성이 사망했는데요. 이 남성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클럽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지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관련 시위도 많이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어땠나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규모 관련 시위가 열렸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고 휴전을 촉구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수백 명이 23일 베벌리힐스에서 거리 행진을 벌였는데요. 유명 쇼핑가에서 도로 점거에 나섰지만, 경찰의 해산 명령에 응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고요. 반대편에 친이스라엘 시위대도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벌였지만, 양측의 충돌은 없었습니다.

진행자) 이날 시위에서는 특별한 구호가 이었다고요?

기자) 네,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은 ‘평소와 같은 크리스마스는 없다(No Christmas as usual)’라는 구호 아래 LA를 비롯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들에서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23일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많은 쇼핑객이 몰리는 날인 것을 감안해 쇼핑가를 중심으로 시위를 조직한 건데요. 다른 도시들에서도 시위는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지난 20일, 미국 국경 마을 텍사스주 이글패스의 야외 처리센터에서 밤을 지새운 중남미 이주자들이 미 국경순찰대가 제공한 담요를 두르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자료 사진)
지난 20일, 미국 국경 마을 텍사스주 이글패스의 야외 처리센터에서 밤을 지새운 중남미 이주자들이 미 국경순찰대가 제공한 담요를 두르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월경 수가 최근 또 급증했다고요?

기자) 네. 연방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닷새 동안 국경순찰대가 약 5만 명의 불법 이주자를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 평균 1만 명의 불법 이주자가 적발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지난주 세관국경보호국(CBP)이 11월 불법 이주 관련 통계를 발표했죠?

기자) 네. CBP가 22일 발표한 월간 통계 자료에 따르면, 11월에 적발된 불법 이주자 수는 약 24만2천 명(24만2천41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거의 27만 명(26만9천735명)을 기록한 지난 9월과 25만 2천여 명을 기록한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 하면 텍사스주의 이글패스와 엘파소 등 지역이 대표적인데요. 특히 이글패스 쪽 지역에서 불법 이주자 수도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글패스가 포함된 델 리오(Del Rio) 지역의 국경 순찰대만 하더라도 하루 24시간 동안 많게는 4천 명의 불법 이주자를 적발했는데요. 이는 이 지역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수치라고 내부 자료는 명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텍사스주는 불법 이주자들의 월경을 막기 위해 국경 단속을 강화해 왔죠?

기자) 네. 텍사스주는 ‘론스타 작전’이란 이름으로 지난 몇 년간 상당한 주 예산을 투입해 국경 단속을 강화해 왔습니다. 지난여름부터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가르는 이글패스 지역 리오그란데 강에 약 1천ft, 즉 305m 길이의 부유식 수중장벽을 설치했는데요. 같은 시기 강변 저지대에 가시철조망을 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 18일에는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불법으로 텍사스 남부 국경을 넘으려고 의심되는 이주자를 경찰이 체포하도록 허용하는 포괄적인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 법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인데요. 이에 따라 법 시행 전 불법 이주자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텍사스주와 멕시코를 잇는 화물 열차 통행로가 개방됐군요? 바로 얼마 전 일시 폐쇄한다고 소식을 전했었는데요?

기자) 네. 18일부로 일시 폐쇄됐던 이글패스와 엘파소에 있는 화물철도가 22일 오후부터 다시 빗장을 열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멕시코 당국의 협력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며칠 동안 하루 24시간 화물철도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CBP는 화물 열차를 통해 이주민을 수송하는 밀입국 조직의 움직임을 포착했다며 화물철도를 일시 폐쇄했는데요. 화물 열차 운행이 중단됨에 따라 농업과 무역 등 경제적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는데요. 실제로 멕시코 외무부는 22일 미국과 멕시코 간의 "역동적인 무역 흐름을 보장하고 경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국경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는 멕시코 정부의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글패스 국제교량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닫혀있는 상태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CBP는 멕시코에서 텍사스주로 들어오는 이글패스 국제교량 1이 여전히 폐쇄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글패스 국제교량 1은 지난달 말 잠정 폐쇄됐습니다. 이 외에도 같은 시기 폐쇄된 애리조나주 룩크빌도 여전히 국경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사람들의 이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특히 애리조나주 룩크빌은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사막 지역으로, 최근 몇 달간 주요 불법 이주 경로가 되고 있는데요. 미국-멕시코 국경의 9개 구역 가운데 지난 10월 불법 이주자로 가장 붐볐던 곳이 바로 룩크빌이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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