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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대사 “김영옥 대령, 소수 인종 최초 미 육군 대대장”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전쟁에서 활약했던 고 김영옥 미 육군 대령.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전쟁에서 활약했던 고 김영옥 미 육군 대령.

미국에서 5월은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입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5월을 맞아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전쟁에서 활약했던 김영옥 대령을 소개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30일,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AAPI, Asian American and Pacific Islander) 문화유산의 달’인 5월을 맞아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고 김영옥 미 육군 대령을 소개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김영옥 대령의 중령 시절 흑백 사진을 싣고, “김영옥 대령은 소수 인종 최초로 미 육군 대대장에 임명된 인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수천 명의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며, 자신도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이라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해리스 대사는 일본인 어머니와 주일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입니다.

김영옥 대령은 1919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태생으로, 1910년 미국으로 망명한 한국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미군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1941년에 병사로 징집된 뒤 이듬해 장교후보생에 선발됐습니다.

미국 보훈부 웹사이트에는 당시 소위였던 김영옥 대령이 일본계 미국인들로 구성된 미시시피주 캠프 셸비에 배치되면서 있었던 일화가 소개돼 있습니다.

당시 부대장이 “한국인과 일본인은 어울리기 힘들다”며 다른 부대로의 전출을 권했지만, 김영옥 당시 소위는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고 같은 목적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잔류를 자청했다는 내용입니다.

김영옥 대령은 이후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서유럽 전선에서 세운 전공으로 이탈리아 최고무공훈장과 프랑스 십자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6년에 제대한 김영옥 대령은 자영업에 종사하던 중 1950년 한국에서 전쟁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해서 다시 입대했습니다.

대대장 직책을 맡고 전선에 투입된 김영옥 대령은 1952년 당시 교착에 빠지던 한반도 중부 전선을 60km 이상 북으로 밀어낸 공로로 미국 정부로부터 은성 및 동성 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에도 김영옥 대령과 한국의 인연은 이어졌습니다.

1963년부터 2년 동안 한국군 군사 고문을 맡아 한국군의 전시 동원 계획 정비와 한국군 최초 미사일 부대 창설 등에 이바지한 겁니다.

1972년 군 생황을 마친 김영옥 대령은 미국 내 정·재계로부터의 영입 제안을 거절하고, 미국 내 한국 청소년과 소수 인종들을 위한 사회 봉사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2005년에는 한국과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무공훈장에 해당하는 태극무공훈장과 레지옹 도뇌르 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같은해 12월 29일 김영옥 대령은 고향 로스앤젤레스에서 세상을 떠났고, 이후 하와이 호놀룰루의 ‘펀치볼 국립묘지’에 안장됐습니다.

김영옥 대령의 조카인 다이앤 맥매스 여사는 지난해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전쟁 69주년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한국 KTV 국민방송 ‘한국전쟁 69주년 행사’ 공식 영상입니다.

[녹취:약칭] “He was just a very humble and dedicated person, and be the proud Korean American. Just that my uncle was very proud to serve beside everybody and everything he contributed. And it was very important to my family.”

삼촌인 김영옥 대령이 매우 겸손하고 헌신적인 사람이었으며, 한국계 미국인의 자랑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삼촌은 그가 헌신했던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 옆에서 복무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며, 가족들에게 매우 소중한 것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영옥 대령은 2011년 미국 포털 사이트 MSN닷컴에서 유색인종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역사상 최고의 전쟁 영웅 16명’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2018년 한국 서울에서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사령부를 이전한 주한미군은 그를 기리기 위해 본청 작전회의실을 ‘김영옥 회의실’로 명명했습니다.

김영옥 대령의 고향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남북으로 잇는 5번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김영옥 기념 고속도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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