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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린치행위' 연방 증오범죄화...50세 이상 4차 백신 접종 승인


조 바이든(앉은 이) 미국 대통령이 29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에밋 틸 반린치'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조 바이든(앉은 이) 미국 대통령이 29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에밋 틸 반린치'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린치(Lynch)’ 행위를 연방 증오 범죄로 규정한 ‘에밋 틸 반린치 법안(Emmett Till Antilynching Act)’에 서명했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4차 접종을 승인했습니다. 미국에서 리튬 생산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보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린치(Lynch) 행위를 연방 증오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에 서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백악관에서 ‘에밋 틸 반린치 법안(Emmett Till Antilynching Act)’에 서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한 뒤 "린치는 모두가 미국의 구성원이며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창조됐다는 것을 부인하는 완전한 테러”라고 강조하면서, 린치 행위를 연방 범죄로 다루는 것이 법으로 규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린치 행위라는 게, 사적으로 형벌을 가하는 걸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린치는 법에 근거하지 않고, 개인이나 단체가 임의로 가하는 처벌 행위를 말합니다. 적법한 재판 없이 범죄 용의자를 구타하거나 처형한 데서 유래한 말로, 과거에 주로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했던 행동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린치 행위가 아직도 벌어지고 있나 보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인종 혐오는 오래전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도 존재하는 문제”라며, “혐오는 단지 숨어있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린치 방지 법안에 대통령이 서명하기까지, 무척 오랜 세월이 걸렸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의회가 처음 린치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 마련에 나선 건 120여 년 전입니다. 지난 1900년, 당시 연방 하원 의원 가운데 유일한 흑인이었던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조지 헨리 화이트 의원에 의해 관련 법안이 처음 발의된 이후 의회에서 약 200개의 관련 법안이 마련됐지만, 계속 입법에 실패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달 28일, 하원에서 찬성 442대 반대 3, 초당적인 지지로 법안을 가결한 데 이어, 이달 7일 상원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드디어 대통령이 서명을 하기에 이른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법안의 이름에 사람 이름이 들어갔거든요? ‘에밋 틸’이라는 사람이 린치 행위와 어떤 관련이 있는 겁니까?

기자) 에밋 틸은 린치 행위에 대표적인 희생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955년 미 남부 미시시피주에서 당시 14살이었던 흑인 소년 틸 군이 백인 여성을 희롱했다는 이유로 이 여성의 남편과 이복동생 등 백인 남성 두 명에 의해 납치, 폭행당해 숨졌습니다. 틸 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참혹하게 살해당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관 뚜껑을 닫지 않은 채 장례를 치렀는데요. 게다가 사건의 용의자들이 체포됐지만,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이들에게 무죄 평결을 내리면서 흑인 민권 운동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진행자) 린치 행위로 피해를 본 흑인들이 얼마나 될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1877년~1950년, 미국에서 린치 행위로 숨진 사람이 4천400명이 넘고 대부분은 남부 지역에서 관련 사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 요직에 흑인들을 대거 기용하고, 첫 흑인 여성 대법관 지명자를 발표하는 등 인종 문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린치 방지법 제정이 너무 오래 지연됐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제는 이 린치 행위에 대한 법적 처벌이 가해지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에밋 틸 반린치 법’은, 린치를 단순한 폭행이 아닌 인종차별 또는 인종적인 편견에 근거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의 결과를 가져오는 혐오 범죄를 모의한 경우 린치 행위로 기소할 수 있고요.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30년 형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날 법안 서명식에 초대 손님들도 있었다고요?

진행자) 네.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이자 상원의원 시절 린치 방지법 입법을 주도했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의회 의원들, 법무부 고위 관리들이 현장에 함께 했고요. 19세기 흑인 여성 운동가이자 언론인으로, 린치 행위에 대해 보도했던 아이다 B. 웰스의 후손과 에밋 틸의 사촌인 휠러 파커 목사도 초대돼 역사적인 법안 서명식을 지켜봤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린치 행위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라고 밝혔는데요. “인종주의적 테러 행위는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용기를 내어 이런 행위를 한 사람들을 밝히고,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더나(왼쪽)와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주사제 (자료사진)
모더나(왼쪽)와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주사제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4차 접종을 승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29일, 50세 이상 성인에 대한 ‘화이자-바이오앤테크’와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4차 접종을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3차 접종을 한 지 최소한 4개월이 지난 50세 이상의 미국인들은 이제 4번째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2차 접종 후에 1차 부스터샷 즉 추가접종을 받으니까, 4차 접종이라고 하면 두 번째 부스터샷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건 당국은 또 면역체계가 손상된 12세 이상의 대해서도 화이자 백신 4차 접종을 승인했는데요. 성인은 화이자와 모더나 중에서 원하는 백신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백신 승인이 최종 승인을 받으려면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FDA의 승인에 이어 미 식품의약국(CDC)의 승인 과정도 있습니다. 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가 FDA의 승인 내용을 검토 후 권고안을 내놓고, CDC가 권고 내용을 수용하면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되는 건데요. 하지만, 이번엔 CDC가 별도의 검토 과정을 거치지 않고, FDA 승인 직후에 2차 부스터샷이 허용된다는 내용의 코로나 백신 접종 지침을 업데이트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4차 백신 접종 승인이 난 배경이 뭘까요?

기자)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4차 접종이 고령층의 사망과 입원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FDA 의 백신 담당자인 피터 막스 박사는 “코비드19는 65세 이상 노인과 두 가지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사람들에게 불균형적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 추이는 어떤가요?

기자)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지난 겨울 확진자가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CDC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다시 확진자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데요. 막스 박사는 올여름 이후 추가 부스터샷, 즉 4차 백신 접종 연령을 더 확대해야 할지에 대해 FDA 가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캘리파트리아에 있는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에너지 소스 미네랄스(EnergySource Minerals)' 시설. (자료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캘리파트리아에 있는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에너지 소스 미네랄스(EnergySource Minerals)' 시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이 국내에서 ‘리튬’ 생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서인데요. 미국 일부 지역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리튬’이라는 게 어떤 광물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리튬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금속 가운데 가장 가벼운 금속입니다. 1817년 스웨덴의 화학자 요한 아르프베드손(Johan August Arfwedson)이 처음 발견했습니다. 이후 리튬과 그 화합물은 정신의학 약품에서 윤활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리튬에 대한 수요가 최근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리튬이 재충전 배터리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인데요. 리튬은 전기자동차 제조에서 핵심 부품인 ‘재충전 배터리’에 사용되는 중요 요소로, 이 때문에 리튬을 ‘하얀 석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노트북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배터리를 충전해서 사용하는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에 리튬이 사용됩니다.

진행자) 리튬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되나요?

기자) 지난 2020년 리튬에 대한 전 세계 수요는 35만t이었는데요. 업계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수요가 최대 여섯 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 50만 개를 구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고, 또 오는 2030년까지 신차의 절반은 전기차가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리튬에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의 리튬 생산은 어느 수준이죠?

기자) 미국 ‘지질조사국(USGS)’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리튬은 10만t으로 이 가운데 호주가 5만5천t을 생산해 1위를 차지했고요. 이어 칠레 2만6천t, 중국 1만4천t, 그리고 아르헨티나 6천200t 순이었습니다. 미국이 생산하는 양은 전체 생산량의 2%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21년 미국 국내 수요량의 약 10%를 생산하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앞으로 리튬을 적극적으로 생산하겠다는 움직임이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네바다주가 리튬 생산에 가장 대표적인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리튬 채굴업체 ‘리튬 아메리카스’는 네바다주 북쪽 광산에서 리튬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조나단 에반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연말부터 채굴 공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를 통해 수백만 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호주 기업 ‘아이오니어(Ioneer)’ 역시 네바다주에 리튬 광산을 개발하길 원하는데요. 이 업체는 이를 통해 매년 수십만 대의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2만2천t의 리튬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은 또 어떤 지역이 있죠?

기자) 호주 광산업체 ‘피드몬트리튬(Piedmont Lithium)’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킹스마운트에서 리튬 광산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리튬은 광산에서만 추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소금물에서도 추출할 수 있는데요. 캘리포니아주의 최대 호수인 염호 ‘솔턴호’가 차기 주요 리튬 생산 지역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에너지 소스 미네랄스(EnergySource Minerals)’는 내년부터 이곳에서 생산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요. 미국의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인 ‘제너럴모터스’ 역시 이 지역에서의 리튬 생산에 투자해 오는 2024년부터 리튬을 생산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리튬 생산에 있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있다고요?

기자) 네, 바로 생태계 파괴 우려인데요, 환경 단체 ‘시에라 클럽(Sierra Club)’은 리튬 광산 등의 개발로 인해 수질 악화, 그리고 목장 운영에 어려움을 야기하는 등 생태계와 야생동물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영리 단체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 리사 벨렌키 선임 변호사는 AP 통신에 지역에서 자생하는 생물 종, 그리고 수질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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