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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초 흑인 여성 대법관 지명...마스크 지침 완화, 미국인 70% 해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백악관에서 커탄지 브라운 잭슨(가운데) 워싱턴 D.C. 항소법원 판사를 연방 대법관 후보로 공식 발표한 직후 브라운 판사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백악관에서 커탄지 브라운 잭슨(가운데) 워싱턴 D.C. 항소법원 판사를 연방 대법관 후보로 공식 발표한 직후 브라운 판사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커탄지 브라운 잭슨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미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하면서 미국의 첫 흑인 여성 대법관 탄생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 보건당국이 마스크 규제를 완화해 미국인들 가운데 70%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인한 알래스카 산란 연어의 수가 급격히 줄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 연방 대법관 지명자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5일, 커탄지 브라운 잭슨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미국의 116번째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잭슨 판사가 상원 인준을 받으면, 미 연방 대법원 233년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대법관이 탄생하게 됩니다.

진행자) 미국 대법관 중에 여성이나 유색 인종이 많지 않나 보군요?

기자) 네. 미국 역사에서 여성 대법관은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포함해 총 5명입니다. 따라서 잭슨 판사가 인준받으면, 여성으로서 여섯 번째 대법관이 되는 거고요. 흑인으로 세 번째,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가 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뭐라고 하면서 잭슨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5일) 대국민 연설에서 "너무 오랫동안 미국 정부와 사법부는 미국처럼 보이지 않았다" 며 "이제는 우리나라의 모든 역량과 위대함을 반영하는 법원을 가질 때가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실 첫 흑인 여성 대법관 지명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죠. 하지만,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만 잭슨 판사를 후보로 지명하진 않았을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이 지난달 은퇴를 발표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후임자 선정을 위해 ‘엄격한 과정’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특출난 경력과 흠잡을 데 없는 성정, 그리고 법치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가진 지명자를 물색해 왔다"라고 전했는데요. 대통령은 또 법 아래 모두가 평등하다는 신념과 "대법원의 결정이 미국인의 삶에 미칠 지대한 영향을 이해하는 지명자를 찾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백악관은 잭슨 판사가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법조인 가운데 한 명이라고 평가하며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잭슨 후보는 자신이 대법관 후보가 된 데 대해 뭐라고 소감을 밝혔습니까?

기자) 잭슨 지명자는 만약 차기 대법관으로 인준받는다면, "나의 인생과 경력, 국가와 대법원에 대한 나의 사랑 그리고 법치에 대한 나의 헌신은 미국의 다음 세대에 영감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세계가 어지러운 가운데 헌법을 위해 복무할 임무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예정대로 지명이 이뤄진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 지명자로 선택한 잭슨 판사,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51세인 잭슨 판사는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자랐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잭슨 판사의 부모는 미국 사회에 흑백분리주의가 있던 시절, 흑인 학교를 거쳐 흑인 교육에 사명을 둔 ‘역사적인 흑인 대학(HBCU: Historically Black Colleges and Universities)’을 졸업했습니다. ‘역사적인 흑인 대학’은 유서 깊은 흑인 대학을 말하는데요. 또 잭슨 판사가 유치원 시절에 아버지가 법률전문대학원, 로스쿨에 다녔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아버지도 법조인이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잭슨 판사는 지난 2017년 강연에서 자신의 법에 대한 사랑은 아버지 덕분에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잭슨 판사는 이후 하버드 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한 데 이어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고요. 이번에 은퇴하는 브라이어 대법관의 법률 서기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판사 자리에는 어떻게 오른 겁니까?

진행자) 지난 2012년, 당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잭슨 판사를 연방 법원 판사로 지명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4월에 바이든 대통령이 잭슨 판사를 워싱턴 D.C. 항소법원 판사로 공식 지명했는데요. 워싱턴 D.C. 항소법원은 미국에서 연방 대법원 다음으로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잭슨 판사가 연방 대법관 자리에 오르려면, 상원 인준 과정을 통과해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법관 인준은 단순 과반으로 통과가 가능한데요. 상원은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 50으로 양분화돼 있는 상황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화당이 단 한 명도 지지하지 않더라도 통과는 가능한 겁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런 상황은 피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흑인 여성을 대법관 후보로 지명하는 데 대한 비판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지명자 인선 작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인종이나 성별을 최우선 선발 기준으로 삼으면서 잠재적 인재를 지명자군에서 제외한다는 지적이 공화당 쪽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공화당의 지지를 기대할 수 없는 건가요?

기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지난해 잭슨 판사가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됐을 때, 린지 그레이엄, 수잔 콜린스,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 이렇게 3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 의원이 대법관 인준 때도 찬성을 할지 모르겠군요? 잭슨 판사 후보 지명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쪽에서는 커탄지 후보가 실력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미국 역사를 다시 쓸 수도 있다며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 쪽에서는 인준 과정에서 신중을 기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그레이엄 의원도 이번 지명에 대해선 “극진 좌파의 승리”라고 쓴소리를 냈는데요. 그레이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판사로, 잭슨 판사와 함께 대법관 후보 물망에 올랐던 미셸 차일즈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 법원 판사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다른 의원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연방 대법관은 미국 최고 법원에서 봉직하는 종신직인 만큼, 상원이 ‘철저하고 엄격한’ 인준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상원법사위원회 소속인 척 그래슬리 의원은 “검증은 공정하고 존중하되, 완전하고 포괄적일 것”이라며 며칠 안에 인준 과정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반 미국 국민들은 흑인 여성 대법관 지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AP 통신’과 ‘NORC 공공문제 연구센터’의 최근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인종이나 성별에 따라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흑인들의 경우 흑인 여성 대법관이 임명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이 63%에 달했는데요. 백인은 21%, 중남미계는 33%만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흑인 여성은 70%가 이번 지명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답하면서 흑인 남성 54%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실내 마스크 착용 안내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뉴욕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실내 마스크 착용 안내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보건당국이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방역 수칙을 완화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력이 완화되고 있는 지역을 위한 새로운 코로나 방역 수칙을 발표했습니다. 새 지침은 코로나 위험도를 ‘높음-중간-낮음’ 이렇게 세 단계로 구분했는데요. ‘낮음’과 ‘중간’ 단계 지역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할 필요가 없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CDC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어느 정도 늘어나는 겁니까?

기자) 새 지침대로라면, 미국인의 약 70%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원래 미국인의 약 99%가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 대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제한 조처가 크게 완화된 겁니다.

진행자) 여전히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하는 지역은 어딘가요?

기자) 코로나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미국 인구의 약 28%가 거주하고 있는 미국 전체 카운티의 37%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이번 CDC의 새로운 권고 사항은 공항과 기차역, 버스 정류장 등 실내 대중교통 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유지되는데요. CDC는 또 코로나 증상이 있거나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을 받은 사람은 계속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보건당국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이 뭘까요?

기자) 코로나 감염 확대와 백신 접종으로 면역력이 높아지면서 중증 위험도가 낮아졌다는 게 CDC의 설명입니다. 로셸 월런스키 CDC 국장은 개정된 접근법은 중증을 앓을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지역 병원에 코로나 환자가 몰리는 걸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는데요. 종전의 코로나 위험도는 신규 확진자 수만 고려했지만, 새 지침은 신규 확진자 수와 신규 입원환자 수 등을 고려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CDC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마스크 의무화 폐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는 2월 25일부터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도록 허용했고요.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의 실내 마스크 의무화는 3월부터 해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코로나 피해가 가장 컸던 뉴욕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폐지되고 있죠?

기자) 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3월 2일부터, 학교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욕은 이달 초 다른 실내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이미 폐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마스크 의무화가 폐지되는 곳, 또 어디가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의회에서도 이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쓸 필요가 없습니다. 연방 주치의실(OAP)는 27일, 지난 2년간 내려졌던 의회 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의사당 역시 CDC의 코로나 위험도 기준에서 ‘낮음’으로 분류된 데 따른 결정인데요. 특히 오는 3월 1일에 있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신년 국정 연설을 앞두고 지침에 변화가 생기면서, 신년 국정 연설에 참석하는 의원들은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 알래스카주 카트마이 국립공원에서 불곰이 연어를 사냥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알래스카주 카트마이 국립공원에서 불곰이 연어를 사냥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바닷물 온도 상승이 최근 산란 연어 포획량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 연어 포획 장소인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지난해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유콘강으로 돌아온 산란기 연어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알래스카 유콘강에서의 산란기 연어 포획은 어느 정도의 규모였죠?

기자) 앞서 이 지역에서 지난 2019년 산란기 연어의 상업 포획은 250만 달러 수준이었고요. 그 전인 2018년에는 470만 달러에 달했는데요. 2020년에는 5만2천 달러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2021년에는 아예 생계형 연어 포획이 일부 금지됐다고 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알래스카 유콘강에서 잡히는 연어는 크게 왕연어와 백연어, 은연어, 홍연어 등인데요. 최근 이 지역에서 왕연어와 백연어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자, 주 당국이 개체 보호를 위해서 아예 2021년 여름 생계형 연어 포획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산란을 위해서 돌아오는 연어의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은 수온 상승 때문이라는 지적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왕연어의 경우 수온이 18도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크게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에 따라서 산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2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아예 죽게 되는데요. 과거 유콘강의 수온은 12도에서 16도 사이였고, 상류로 올라갈수록 수온은 더 낮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9년엔 온도가 18도 이상으로 올라간 날이 연속해서 44일 동안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더해서 연어가 산란을 위해 강으로 돌아오기 전, 이미 바다에서의 환경 변화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바다에서의 수온 변화가 어린 연어의 영양 섭취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입니다. 연어가 주로 섭취하는 것은 영양분이 풍부한 동물성 플랑크톤인데요. 연어가 서식하는 베링해의 수온 상승이 이 플랑크톤을 밀어내면서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게 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연어가 이보다 영양분이 덜한 해파리를 먹게 되면서 더 약해졌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지원책은 어떤 것들이 있죠?

기자) 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유콘강 어업과 관련해 재난 사태를 선포했는데요. 이를 통해 연방 지원자금 사용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더해, 연방 정부는 지난해 브리스틀만 등 이 지역보다 연어가 더 많이 잡히는 지역에서 연어를 긴급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유콘강에서의 산란기 연어 포획의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과학자들은 장기적으로는 연어의 서식지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어들이 결국 서식에 더 적합한 다른 지역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연어 포획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던 지역 주민과 공동체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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