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인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미국, 미국 속으로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진행자) 네.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서비스를 제공받고 계산을 마친 뒤에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팁(tip)입니다. 팁은 식당, 택시, 미용실, 호텔 등에서 서비스를 받은 사람이 정해진 요금 외에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종업원에게 추가로 주는 돈을 말하는데요. 오늘은 미국인들의 팁 문화에 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사람들에게는 서비스를 받고 팁을 주는 것이 일상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팁을 주는 대표적인 곳으로 종업원이 직접 주문을 받고 음식을 가져다주는 식당을 들 수 있습니다. 있습니다. 미국의 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023년 미국 성인을 조사한 결과, 이런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 가운데 92%가 항상 또는 자주 팁을 준다고 답했는데요. 이 가운데 81%는 '항상' 팁을 준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에서 식당 팁은 단순히 일부 사람들의 행동이라기보다는 상당히 강한 생활 관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처음 온 사람들은 식사비를 치를 때 마지막에 팁까지 더해야 한다는 사실에 당황하기도 하죠. 그런데 미국이 처음부터 팁을 주는 나라였습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팁 문화는 유럽의 영향을 받아 확산했습니다. 퓨리서치센터가 정리한 팁의 역사를 보면, 미국의 상업 시설에서 팁을 주는 관행은 남북전쟁 이전에는, 특히 대도시 밖에서는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남북전쟁 이후 유럽에서 온 방문객이나 유럽 여행을 다녀온 부유한 미국인들을 통해 팁 관행이 퍼졌고, 19세기 후반부터 자리 잡기 시작해 1920년대에는 널리 정착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은 팁이 미국을 상징하는 문화처럼 보이지만 출발은 유럽의 영향을 받은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늘날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는 팁이 일반적이지 않은 반면, 미국에서는 팁이 서비스업의 중요한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팁을 이해하려면 단순히 '서비스가 좋으면 돈을 조금 더 준다'는 개념으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팁이 일부 서비스 노동자의 임금과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팁이 종업원들의 임금과 관계가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네. 연방 공정근로기준법(FLSA) 아래에서 팁을 받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이른바 '팁 크레딧' 제도가 허용됩니다. 연방 기준으로 사용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팁을 받는 근로자에게 시간당 최저 2달러 13센트의 직접 임금을 지급하고, 고객에게 받은 팁을 합쳐 연방 최저임금인 시간당 7달러 25센트를 충족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팁과 직접 임금을 합쳐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면 사용자가 그 차액을 보충해야 합니다.
진행자) 팁 크레딧이 있어도 임금과 관련해 주별로 법이 다르죠?
기자)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주는 팁을 받는 직원에게도 팁과 별도로 주 최저임금을 전액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다른 주는 연방 기준보다 높은 직접 임금을 정해 놓고 있습니다. 또 연방법과 주법이 함께 적용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는 팁을 어느 정도를 주는 게 일반적입니까?
기자) 네. 사회적 예절(에티켓)을 연구, 교육, 보급하는 미국의 민간 기관인 ‘에밀리 포스트(Emily Post)’의 가이드에서는 종업원이 테이블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의 경우 세전 금액을 기준으로 15%에서 20%를 제시합니다. 그런가 하면 바에서는 술 한 잔에 1~2달러 또는 전체 계산액의 15~20%로 안내합니다. 다만 이것은 법으로 정해진 비율이 아니라 일반적인 에티켓 가이드입니다. 실제로 얼마를 주는지는 서비스 수준이나 상황, 개인의 판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인들이 식당에서 팁을 대체로 20% 정도를 준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평균적인 서비스를 받은 풀서비스 식당을 가정했을 때 미국 성인의 57%는 15% 이하의 팁을 주겠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20% 이상을 주겠다는 응답은 4명 가운데 1명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식당 말고도 팁을 주는 곳이 많은데요. 머리를 자르거나 음식을 배달시킬 때도 팁을 주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 사람의 78%가 항상 또는 자주 팁을 준다고 했고, 음식 배달을 이용하는 사람은 76%, 바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70%가 그렇게 답했습니다. 택시나 우버·리프트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항상 또는 자주 팁을 준다는 응답은 61%였습니다. 반면 커피숍에서는 25%, 종업원이 테이블 서비스를 하지 않는 패스트캐주얼 식당에서는 12%에 그쳤습니다. 장소에 따라 팁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팁을 안 주면 법을 어기는 건가요? 미국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도 궁금할 것 같습니다.
기자) 자발적 팁은 법으로 고객에게 강제되는 세금이나 의무 요금과는 다릅니다. 따라서 팁 문화가 일반적이라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고객이 반드시 특정 비율의 팁을 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풀서비스 식당처럼 팁이 강하게 기대되는 곳에서는 팁을 주지 않는 행동이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미국 팁 문화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왜 식당 종업원들에게 팁이 중요한지, 그리고 식당과 미용실, 택시, 호텔 등 일상생활에서 팁을 어떻게 주는지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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