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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무장 반란' 용병들에 3개 선택지 제시...바이든 "러시아 체제 내 투쟁, 두고 보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밤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 영상 캡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밤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 영상 캡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모스크바에서 야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용병 업체 '바그너 그룹' 소속 병력에 3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바그너 용병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첫째 러시아 국방부 계약서에 서명해 실정법 테두리 안에 들어오거나, 둘째 집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셋째 벨라루스로 가는 것 뿐이라고 푸틴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24일 발생해 당일 마무리된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 후폭풍을 차단하고, 향후 정세와 러시아 사회에 미칠 영향을 수습하려는 의지로 읽힙니다.

■ "대다수는 애국자들" 달래기

푸틴 대통령은 이날(26일) 연설에서, 바그너 용병들 대다수는 러시아에 충성하는 애국자들이라며, 이용당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바그너 부대들의 절대적 다수 전투원과 지휘관들이 러시아의 애국자들임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들 역시 러시아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적으로 싸워왔다"고 푸틴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전투중에 자신도 모르게 상부에 의해서 반란에 이용당했을 뿐"이라고 재차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반란을 일으킨 주동자들은 조국의 배신자"라면서 "그들을 뒤따른 병사들이나 무장 반군들도 어떤 경우든 모두 진압을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반란은 애초에 실패할 운명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또 러시아 정규군 장병들과 사법기관 등이 상황을 정리하는데 헌신했다며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반란군(바그너 그룹)을 진압한 모든 러시아군인들과 사법 경찰들, 특수부대원들에게 특별히 감사하다"면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자신의 의무를 모두 충성스럽게 수행했다"고 치하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도 이번 반란 사태를 중재해 해결에 나서준 데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 "우크라이나·서방, 러시아 동족상잔 원해"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반란군이 별다른 저항 없이 모스크바 200km 앞까지 빠르게 진군할 수 있었던 데 관해, "사태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와 그들의 서방 후원자, 그리고 모든 국가 반역자 등 러시아의 적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동족상잔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서방 배후설'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서로를 죽이길 원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태 이후 사전 녹화된 방송 인터뷰나 화상 메시지를 낸 적이 있으나, 실시간 발언으로 반란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러시아 '국가 대테러 위원회'는 이날(26일) 모든 상황이 정상화됐기 때문에 모스크바와 수도권 일대, 보로네즈 지역에 발령한 대테러 작전 체제를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 정규군과 함께 참가했던 바그너 용병들은 24일 새벽, 반란을 일으켜 모스크바 인근 200km까지 진격했습니다.

하지만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로 이동을 멈추고, 그날 밤 철수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바그너 그룹 실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립자가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반란' 혐의 등에 책임을 묻지 않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바이든 '배후 조종설' 부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이 일으킨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에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관여한 바 없다고 이날(26일) 앞서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관련 연설에서 "우선 러시아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해 몇 마디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서 "미 국가안보팀에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매시간 나에게 보고하도록 했다"면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순전히 러시아 체제 내 투쟁의 일부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난하는 등 이번 사태를 서방 탓이라는 핑계를 주지 않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는 데 유럽 정상들과 동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서방국가들)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거듭 밝히고 "그것(반란 사태)은 러시아 체재 내에서의 그들 투쟁의 일부"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4일 러시아에서 반란 사태가 발생한 직후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통화한 바 있습니다.

■ 주요 동맹과 상황 논의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이번 사태의 영향을 주요 국가들과 논의 중이라고 이날(26일) 밝혔습니다.

"우리 모두가 의견이 같은지 확실히 하기 위해 주요 동맹국을 소집했다"면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을 조율하고, 대응을 맞춰가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에 대해 공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반란에 서방이 연루됐거나 배후 조종했다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당국의 이야기를 직접 반박한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관련 상황에 관해 동맹 정상들과 지속해서 접촉을 유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린 이번 사태의 여파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 사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히 결론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궁극적인 결과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난 우리의 동맹·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상황을 해석하고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 계속 확실히 할 것"이라며 "우리가 완전히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지원 원칙 강조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오랜 시간 통화를 했다고 이날(26일) 직접 소개했습니다.

특히 "난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방위와 주권, 영토 보전을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그(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린 그들과 계속해서 접촉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이날(26일) 오후 늦게(미국 동부 기준)나 27일 아침 젤렌스키 대통령과 다시 연락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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