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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젤렌스키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 논의 "아직 안 끝났다"...푸틴 정권 붕괴 신호탄?


조 바이든(사진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 바이든(사진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이 일으킨 무장 반란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고 25일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를 상대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통화에서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안보, 경제, 인도적 지원을 모두 포함해 미국은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보낼 것을 재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전장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러시아 사태에 대한 서로의 평가를 교환했다"고 설명하면서 "(무장 반란 사태로) 푸틴 정권의 약점을 내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영토 회복을 위해 더욱 강력히 러시아를 제재해줄 것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25일) 또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비롯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주요 서방 국가 지도자들과도 연쇄 통화하고 상황에 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앞서 24일 새벽, 바그너 용병들이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무장 반란을 일으켜 모스크바 인근 200km까지 진격했으나, 바그너 실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립자가 당일 병력 철수를 지시하며 상황이 마무리됐습니다.

■ 젤렌스키 전쟁 수행 자신감 상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사태 이후 상황 변화로 전쟁 수행이 유리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군을 누가 지휘하는지는 중요치 않으며 우리(우크라이나)는 어떤 러시아군으로부터도 유럽을 완전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 정규군이든 용병 집단이든 우크라이나가 우위에 있다고 강조하며, 이번 반란에서 드러난 러시아 전력의 취약성을 지적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보스(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가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오늘 전 세계가 봤다"면서 "완전한 혼돈이었고 예측 가능성의 완전한 부재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하루 만에 백만 단위의 도시 몇 개를 잃었고 러시아 도시를 장악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보여줬다"면서, 더이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혼란이 두려워 침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계의 누군가가 이 상황을 무시하려 하거나, 크렘린궁이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다면 이것은 훨씬 더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동부의 안전이 우크라이나의 방어에 달려 있기 때문에 우리의 방어에 대한 모든 지원은 당신에 대한 지원"이라고 강조하며 무기 지원 확대를 호소했습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이 모든 무기를 지원해야 할 때"라며 "우리가 F-16 전투기나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를 요청하는 것은 공동 방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이태킴스는 미국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한 육군 전술용 지대지 미사일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의 제공 요청을 거부해왔습니다.

"아직 끝난 것 아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아직 마지막 장을 보지 못했다"며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고 25일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CBS 뉴스 인터뷰에서 "진행 중인 이야기이고, 우리는 지금 영화의 중간에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이번 무장 반란 사태는) 푸틴 정권을 향한 도전이며 (푸틴 정권의) 균열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몇 주, 몇 달간 아주 많은 것들에 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반란과 관련해 "푸틴이 책임져야 할 일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바그너 그룹의 프리고진 창립자를 "떠오르는 폭풍"으로 지칭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 흐름에 영향

블링컨 장관은 "16개월 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크이우(키예프)의 문턱에서 며칠 내 도시를 점령하고 독립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지도 상에서 지울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이날(25일)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푸틴이 직접 만든 용병들로부터 수도 모스크바를 지켜야 했다"면서, 프리고진 바그너 창립자가 일으킨 짧은 반란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내부의 "진정한 균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안보 상황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양측이 긴밀한 연락을 유지할 것을 다짐했다고 미 국방부가 25일 밝혔습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이날 오스틴 장관과 우크라이나의 대반격과 우크라이나군 강화를 위한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히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린 트레이시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무장 반란 사태 이후 보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 외무부와 접촉했다고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26일 보도했습니다.

린 트레이시(오른쪽)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린 트레이시(오른쪽)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 프리고진에 일부 러시아 시민 '영웅 대접'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던 바그너 용병 수장, 프리고진 창립자는 병력 철수를 발표한 후 24일 밤 처음으로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시민들은 떠나는 프리고진 창립자에게 환호했습니다.

이날 밤 프리고진 창립자는 자신이 접수했던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사령부에서 차량 편으로 떠났습니다.

텔레그램에는 철수하는 프리고진 창립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프리고진 창립자는 차량 뒷좌석에 앉아 있었고, 이때 시민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다가와 손을 건네자 차량이 멈췄습니다.

프리고진 창립자는 환하게 웃으며 악수했습니다. 이어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함께 찍었습니다.

차량이 다시 출발하기 전 주변에 모인 사람들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했습니다.

프리고진 창립자는 벨라루스로 갈 것으로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바그너 그룹의 철수 협상이 타결되었다는 발표 이후 병사들과 시민들이 거리에서 환호하고, 포옹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 어떤 처우 받을지 주목

프리고진 창립자가 어떤 처우를 받게 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립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프리고진 창립자가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반란' 혐의 등에 관한 형사책임을 면제한다고 밝혔으나, 이런 약속이 그대로 지켜질지는 아직 모른다는 게 국제사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텔레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 자주 활동했던 프리고진이 이상하게도 조용하다"면서 "프리고진의 앞날이 어떨지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서 "프리고진은 거친 야망가라는 평을 받는 인물인 만큼 그의 이른 '은퇴'를 미심쩍어하는 이가 많다"고 해설했습니다.

"프리고진의 안전은 그가 벨라루스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바그너 그룹은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망했습니다.

계속 복무를 원하는 바그너 용병은 계약을 맺고 러시아 국방부 통제를 받으라고 푸틴 대통령이 밝혔기 때문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기여를 감안해 이번 무장봉기에 참여한 용병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면제한다고도 했습니다.

■ 푸틴 리더십 타격 불가피

바그너 용병들의 무장 반란이 모스크바 진격을 멈추고 철수하면서 하루 만에 일단락 됐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선 정치적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미국과 서방 주요 매체들은 푸틴 대통령이 23년간 러시아를 통치한 이래 가장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고 25일 평가했습니다.

CNN은 특히 이번 일로 러시아 엘리트층 내에서 푸틴의 권력 장악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푸틴이 그동안 유지해 온 독재 체제의 궁극적 장점인 완전한 통제력이 하룻밤 사이에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엘리트들은 대통령의 흔들리는 정권과 그 정권이 더러운 일을 하기 위해 만든 용병 '프랑켄슈타인' 사이에서 실존적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무너져가는 전선을 지키기 위해 수십만 명의 병력을 동원해야 했고, 이로 인해 대규모 이주민이 발생했다"면서 "러시아 내륙 깊숙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일상화하면서 푸틴이 공들여 쌓아온 강인한 이미지에 구멍이 뚫렸다"고 해설했습니다.

뉴욕타임스도 지난 1999년 12월 31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임명된 이후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극적인 도전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가디언은 1991년 여름 국가보안위원회(KGB) 강경파의 쿠데타 시도가 몇 달 뒤 소련의 붕괴를 앞당겼다는 점을 거론했습니다.

이어서 "역사가 반복된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로 한 푸틴의 결정은 가장 큰 전략적 실수이자 조만간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릴 수 있는 중대한 실수임이 입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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