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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반격' 부진 인정 "전쟁은 영화가 아니다"...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등 타격 경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두번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러시아군이 퇴각한 이지움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두번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러시아군이 퇴각한 이지움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점령지를 되찾기 위한 '대반격'이 기대보다 부진하다고 인정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공개된 BBC 인터뷰에서 "(전황 전환이) 생각보다 느리다"면서도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할리우드 영화처럼 여기고 당장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그렇게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 "지뢰 탓 진격 더뎌"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20만㎢에 걸쳐 지뢰를 깔아놓은 탓에 진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지금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목숨"이라면서, 전사자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시크 주 등 동남부 일대의 러시아 점령지를 수복하기 위해 최근 '대반격'을 개시했습니다.

작전 초기 자포리자주, 도네츠크주 등 2개 지역에서 8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발표했으나 최근 며칠간은 러시아군의 강렬한 저항에 부딪혀 진격이 주춤한 상황입니다.

■ '동결 분쟁' 동의 안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장기화하더라도 '동결 분쟁(Frozen Conflict)'을 받아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이날(21일) BBC 인터뷰에서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장에서의 승리가 필요하다"면서 "반격이 얼마나 진전되든 간에 우리는 동결 분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동결 분쟁)도 결국 전쟁이고 우크라이나에 가망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결 분쟁은 군사적 대치 상황 자체는 지속되지만 직접적 교전은 중단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와 인도·파키스탄·중국 접경지인 카슈미르 지역 등지가 대표적 동결 분쟁 지역으로 꼽힙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군수 재정·지원을 받아 이뤄진 대반격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러시아에 동남부 일부가 점령당한 채로 동결 분쟁이 될 수 있습니다.

■ "푸틴, 핵무기 사용 준비 안 돼"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북쪽에 위치한 벨라루스에 러시아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 위협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습니다.

"그(푸틴)는 핵무기 활용을 언급하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사용할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또 자기 목숨을 아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전술핵 이동 배치를 공식화하면서 핵 위협을 고조시킨 바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이 과장이 아닌 '진짜'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 "크림반도에 미사일 쏘면 수뇌부 타격"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핵심 지도부 타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20일 크름반도(크림반도) 목표물 공격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영국산 스톰 섀도 미사일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해당 미사일을 크름반도에 쏘면) 분쟁에 서방이 전적으로 관여하는 표시가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지휘통제부에 즉각적인 타격을 수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세르게이 쇼이구(가운데)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17일 옴스크 지역 탱크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세르게이 쇼이구(가운데)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17일 옴스크 지역 탱크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쇼이구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과 영국이 제공한 미사일로 크름반도를 공격하면 서방의 완전한 개입으로 간주하겠다는 의미로 러시아 관영매체들은 해설하고 있습니다.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 영토이지만,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불법 병합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쇼이구 장관이 언급한 '지휘통제부'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과 정보기관 본부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는 이전에도 유사한 위협을 한 적이 있지만, 이번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빼앗긴 영토 수복을 위한 '대반격'에 나선 시점에 나왔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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