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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명 피해' 우크라이나군 대반격 주춤...나토 "우크라이나 공식 가입 초청 불가"


19일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의무병들이 부상병을 치료하고 있다.
19일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의무병들이 부상병을 치료하고 있다.

러시아 점령지를 수복하기 위한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주춤하는 양상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공세에 대해 러시아군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수준으로 펼쳐지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따른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자에서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이 공격 탐색에서 차질에 직면하자, 전술을 재평가하기 위해 최근 며칠 동안 많은 곳에서 진공을 멈췄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의 초기 난관은 공세가 장기화, 극도의 소모전이 될 것이라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군이 향후 작전을 위한 전술을 재평가하려고 반격 공세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도 있다고 같은날(19일) 전황 보고에서 밝혔습니다.

ISW는 다만 "작전 중단은 주요 공격 수행의 일반적 양상이고, 이 중단이 우크라이나 반격 공세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아직 반격 공세 작전에 가용 전력의 다수를 투입하지 않았고 주요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 러시아군 남부 방어 효과적

매일 전황을 분석하고 있는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개시 이후 러시아가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양쪽 모두 많은 인명 피해를 봤다고 전날(18일) 평가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바흐무트 등지에서 공세를 펴고 "약간 진격"했지만, 러시아군도 남부에서 "상대적으로 효과적인 방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쉽지 않은 전황을 인정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영상 연설을 통해 "어떤 지역에서는 우리 군이 전진하고 있고, 또다른 지역에서는 현 위치를 방어하거나 점령자들(러시아)의 격렬한 공격에 저항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20일 "현재 진행 중인 작전은 몇가지 목표가 있는데 군은 이런 과업들을 수행 중이고, 최대 공격은 아직 하지 않았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적은 쉽사리 자신들의 위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엄혹한 전투를 대비해야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공군력 지원 없어

우크라이나군이 맞고 있는 이런 상황은 현대전 공세 때 필수적인 우세한 공군력 지원이 없는데다, 러시아의 지뢰 등으로 방어선을 뚫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크라이나는 F-16 전투기 지원이 시급하다고 서방 국가들에 요청해왔으나, 아직 본격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밖에 병력과 장비를 비롯한 자원도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전적인 공세 작전 수행과 관련해 공격하는 쪽이 병력과 무기에서 3 대 1의 우위가 필요하다는 교리가 있습니다. 불가피할 경우에도 최소 2 대 1 우위는 확보해야 공세가 성공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를 상대로 그만큼의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금까지 작전의 결과로 서방이 지원한 무기의 10%를 상실한 것으로 동유럽 매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군이 피로도나 사기면에서 우위를 갖고 있지만, 물리적 방어선, 공군력, 전자전 장비 등에서 러시아가 지닌 강점 탓에 상쇄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지뢰는 특히 러시아에 효율적"이라는 서방 군 관리들의 말을 전했습니다.

따라서 향후 전황을 가를 최대 요인은 소모전을 버틸 자원입니다.

우크라이나에는 서방의 지원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회의에서 "독일뿐만 아니라 나토 전역의 많은 국가에서 우리 무기와 탄약 재고가 바닥났고 재충전돼야만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왼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9일 베를린에서 회담 직후 공동회견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왼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9일 베를린에서 회담 직후 공동회견하고 있다.

■ 나토 "우크라이나 공식 초청 불가"

한편,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다음달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와 이 회의 준비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식 초청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이날(19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어떻게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깝게 두려는 것인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관해 숄츠 총리는 지난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정상회의 당시를 언급했습니다.

"당시 나토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가입신청을 근본적으로 환영했지만, 가입은 유예했다, 이런 결정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공식 절차를 건너뛰고 가입시키자고 제안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2024 대선 첫 유세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나토 가입 장벽을 완화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는 (다른 회원국들과) 동일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나는 그 기준을 더 쉽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군사적 협력 능력을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의 시스템이 안전한지, 부패하지는 않았는지 등 나토의 다른 회원국들과 동일한 기준을 충족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그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자동이 아니다(It’s not automatic)"라고 말했습니다.

■ 헌장 5조 '집단 방위 원칙'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불안을 느낀 중립국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가입 절차를 밟았고, 올해 4월 핀란드는 31번째 회원국으로 합류했습니다.

스웨덴은 반대 의견을 가진 기존 회원국 튀르키예 등과 협상 중입니다.

우크라이나도 지난해 가을, 러시아가 4대 점령지를 병합 처리하자 나토 가입 신청을 선언했습니다.

나토 헌장 5조는 회원국 중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는 집단 방위 원칙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다음달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일정이 제시되고 안전 보장을 약속받기를 희망해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당장 나토 가입이 어렵더라도, 전쟁이 끝난 뒤 자국이 나토에 합류할 것이라는 회원국 차원의 '정치적 결정'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존 회원국 전체 동의로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는 나토로선 집단 방위 원칙 때문에 한창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군사동맹인 나토가 군사적 마찰 위험이 거의 없는 국가만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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