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 따라잡기] 미국 부채 한도 위기 


미국 워싱턴 D.C. 시내 의사당 건물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 D.C. 시내 의사당 건물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의 국가 부채 한도를 늘리는 문제로 미국 정치권이 연일 시끄럽습니다. 부채 한도를 높이지 않으면 다음 달 1일로 ‘채무불이행(default)’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미국의 부채 한도 위기 사태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부채 한도란”

‘부채’는 쉽게 말해 ‘빚’이죠. ‘부채 한도’하면 말 그대로 빚을 질 수 있는 한계, 즉 상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채 한도를 초과한다는 것은 채무 상환 능력, 즉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자꾸 줄어든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나라 살림을 하는 정부가 빚을 너무 많이 지면 안 되니까 의회가 그 한도를 정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렇게 법으로 국가의 부채 한도를 정해 놓는 나라는 미국과 덴마크 단 두 나라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정부는 의회가 국가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꺼리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관련 법을 채택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1차 세계대전 후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1939년 처음 이 부채 한도 제도를 도입했는데요. 당시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는 약 450억 달러였습니다.

현재 의회가 책정해 놓은 미국의 부채 한도는 31조 4천억 달러입니다.

덴마크의 경우 1990년대 처음 부채 한도를 도입했는데요. 하지만 덴마크는 처음부터 워낙 높게 상한선을 책정해 놨기 때문에 그동안 정부와 의회가 힘겨루기할 일은 없었습니다.

“재무부의 디폴트 경고”

지난 1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의회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다음 달 1일로 미국 연방 정부가 ‘채무불이행(default)’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부자 나라로 꼽히는 미국이 채무불이행, 쉽게 말해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는 것, 얼핏 이해하기 어려우실 텐데요.

미국 정부는 세금과 관세 등을 통해 수입을 만들지만, 궁극적으로 세수보다는 지출 규모가 훨씬 큰 나라입니다.

2001년 이후 한 회계연도도 재정 흑자를 낸 적이 없습니다.

공무원들에게 월급도 주고 사회보장제도와 건강 보험 같은 복지와 군대 등을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부족하니까 미국 정부는 국채 등을 발행하는 식으로 이를 충당해 왔습니다.

국채란 쉽게 말해 사람들이 돈을 빌리면서 차용증을 써주는 것처럼, 정부가 돈을 빌리고 그 증거로 써주는 차용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엄청난 양의 국채를 발행해 나라 곳간을 메울 수 있는 건 탄탄한 국가 신용과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것이 큰 몫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발행한 국채를 갚아야 할 만기일이 왔는데 이를 갚지 못하거나 이자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이는 곧 채무불이행, 즉 국가 부도 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매년 4천억 달러에서 3조 달러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해 왔고요. 이는 결국 국가의 총부채로 귀속돼 왔습니다.

미국의 부채 한도는 이미 지난 1월로 한도에 도달했습니다.

이에 미국 정부는 그동안 ‘특별 조치’를 통해 아주 급하지 않은 지출은 멈추고 한도 내에서 채무를 이행하며 위기를 넘겨왔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입니다.

“이전 정부의 사례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1960년 이후 지금까지 78차례 국가의 부채 한도를 영구적, 또는 한시적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단순히 계산하면 매년 한 차례는 정부의 부채 한도를 올려준 셈입니다.

공화당 대통령 아래서 49차례, 민주당 대통령 아래서 29차례였다고 합니다.

미국 의회는 바이든 정부 취임 첫해에도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2021년 12월, 부채 한도를 기존의 한도보다 2조5천억 달러 늘려 지금의 31조4천억 달러로 책정한 건데요. 하지만 1년여 만에 다시 부채 한도에 이르면서 디폴트 비상이 걸린 겁니다.

정부와 의회 간 협상이 순탄치 않으면서 디폴트 위기를 맞은 경우는 전에도 몇 차례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2011년 바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 시절에도 국가 부채 한도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충돌해 디폴트 선언 직전까지 갔는데요.

당시 양당은 마지막 순간 극적인 타협을 도출했지만, 세계 경제 1위 미국의 국가 부도 위기는 전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에 큰 혼란과 심각한 불안을 야기했었습니다.

“바이든 정부와 공화당 주도 하원의 갈등”

바이든 정부는 채무불이행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한 마디로 빚을 더 낼 수 있도록 의회가 부채 한도를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중간 선거 이후 미국 연방 의회는 상원은 민주당이 여전히 다수당이지만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 됐습니다.

이는 바이든 정부가 부채 한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야당인 공화당을 설득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공화당은 부채 한도를 올려주는 대신 정부 예산 삭감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하원은 지난달 국가 부채 한도를 1년간 1조5천억 달러를 올려주는 대신 대규모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는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정부에 낭비성 지출이 많다면서, 그 부분에서 정부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정부 예산을 줄이려면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복지 정책부터 대학생 학자금 대출 탕감 같은 공약도 물거품이 되거나 다시 손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일 매카시 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부와 회동이 잡혀 있는데요. 하지만 국가 부채 상향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현재 행정부 안에서는 수정헌법 14조를 들어 대통령 권한으로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수정헌법 14조는 “연방 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즉 연방 정부의 채무불이행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게 일부 법률학자들의 판단인데요. 채무불이행 위기가 한 달도 채 남겨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백악관과 공화당이 극적인 타협을 끌어낼지 이목을 끕니다.

찰스 3세(왼쪽) 영국 국왕과 카밀라 왕비
찰스 3세(왼쪽) 영국 국왕과 카밀라 왕비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찰스 3세 영국 국왕입니다.

5월 6일 토요일,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이 성대하게 거행됩니다.

이로써 지난해 9월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남 찰스 3세 국왕은 영국과 영연방의 군주가 됐음을 대내외에 다시 한번 공식 선포합니다.

올해 74살인 찰스 3세는 영국 왕실 역사상 최고령으로 대관식을 치르는 왕입니다. 1958년 10살 나이에 왕세자로 책봉된 지 64년 만의 일입니다.

찰스 3세는 1948년 런던 버킹엄궁에서 필립공과 엘리자베스 2세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찰스 3세는 영국의 명문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했고, 1971년부터 1976년까지 공군과 해군에서 복무했습니다.

1981년에는 영국의 귀족 가문인 스펜서 백작의 딸 다이애나 스펜서와 결혼했는데요. 이 두 사람의 결혼식은 ‘세기의 결혼식’으로 불리며 전 세계 50여 개국에 생중계됐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다이애나비는 1995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찰스 왕세자가 당시 유부녀였던 카밀라 파커 볼스와 불륜 관계라고 폭로해 영국 왕실과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결국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는 결혼생활 15년 만인 1996년 전격적으로 이혼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윌리엄과 헨리 두 아들이 있습니다.

1997년, 다이애나비는 36살의 젊은 나이에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찰스 왕세자는 2005년 카밀라와 재혼했는데요. 카밀라는 결혼 후에도 불륜녀라는 불명예스러운 오명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다이애나비를 기억하는 영국민은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여론 조사에서 찰스 왕세자는 번번이 아들 윌리엄보다 더 인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대관식과 함께 영국은 명실상부 찰스 3세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그와 함께 카밀라도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지 18년 만에 이번 대관식에서 드디어 ‘퀸 카밀라(Queen Camilla)’라는 정식 왕비 칭호를 받게 됐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미국의 국가 부채 한도 위기에 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6일 대관식을 치르는찰스 3세 영국 국왕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