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 따라잡기] 이스라엘 사법개혁 논란


이스라엘 텔아비브 도로를 메운 시민들이 국기를 들고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개혁'에 반대 시위하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도로를 메운 시민들이 국기를 들고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개혁'에 반대 시위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하는 이른바 ‘사법개혁’을 둘러싸고 이스라엘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석 달째 계속되는 대규모 시위에 네타냐후 총리는 법안 처리를 연기하겠다며 일단 한 걸음 물러난 모양새인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이스라엘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사법개혁 논란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법개혁의 주요 내용”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의 핵심은 이스라엘 사법부와 입법부의 권한 정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몇 가지 살펴보면, 우선 대법원이 내린 결정을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가 뒤집을 수 있다는 게 있습니다.

조건은 의회의 단순 과반, 즉 크네세트 전체 의석이 120석이니까 61표만 얻으면 대법원 결정을 번복하는 게 가능해지는 겁니다. 이는 곧 사법부의 권한 약화를 의미합니다.

또 현행 체제에서는 크네세트가 주도하는 입법의 적법성을 사법부가 심사해왔는데요. 하지만 개혁법안은 대법관의 80%, 즉 15명 가운데 12명의 찬성을 요구하며 대법원의 심사권한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법관 임명에 관한 것입니다. 법관을 임명하는 위원회에 크네세트 의원이 과반수를 차지하도록 비중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법관 임명에 의회가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또 한 가지는 사법부와 각료들에 관한 부분입니다. 현행 체제에서는 각 부처 장관이 의무적으로 검찰총장의 지침을 받는 법률고문의 조언을 따르게 되어 있는데요. 하지만 개혁법안은 이를 폐지하고 각 장관이 자신들의 뜻에 따라 각기 법률고문을 임명할 수 있게 했습니다.

“네타냐후 정부 측 주장”

이스라엘 정부는 현재 사법부의 권한이 너무 비대해져 있고 법관 선출 방식에 있어 국민 대표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현 네타냐후 정부는 유권자들의 뜻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좌파 성향 지식인들이 이스라엘 사법부에 포진해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데요.

선출되지 않은 권력, 즉 사법부가 선출된 권력, 그러니까 입법부를 과도하게 간섭하고 판단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게 네타냐후 총리 측의 입장입니다.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지난 1월 4일 이스라엘 사법부를 대폭 손질한 이른바 ‘사법개혁안’을 전격 발표하면서, 이미 오래전에 해야 했을 개혁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개혁 조처들 가운데 총리 직무와 관련된 법안은 이미 통과됐습니다.

해당 법안은 대법원의 총리 탄핵 판결, 검찰총장의 총리 직무 부적합 결정 권한 등을 없앴고요. 또한 총리가 자진 사퇴를 원하는 게 아니라면, 각료 4분의 3이 동의해야 정직을 결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결정은 크네세트 의원 90명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법안 반대 측 주장”

법안 반대자들은 사법부에 대한 쿠데타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네타냐후 정부의 이른바 사법개혁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삼권 분립을 훼손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손상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반대의 이면에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깊은 불신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법안 반대자들은 사법개혁이라는 명목으로, 부패와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상업 중심지인 텔아비브, 하이파 등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 1월 정부가 사법개혁안을 발표한 때부터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초에는 텔아비브의 한 고급 미용실을 시위대가 포위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당시 이 미용실에는 네타냐후 총리의 부인 사라 여사가 머리 손질을 하러 와 있었는데요. 이런 사실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자 시위대가 미용실로 몰려가, 나라가 혼란스러운데 한가하게 머리를 하고 있다고 성토한 겁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현장에 기마경찰과 국경수비대를 투입해 사라 여사를 미용실에서 빠져나오게 했는데요. 하지만 이 사건은 시위대의 분노를 더 부채질했습니다.

현재 임무나 훈련을 거부하는 식으로 시위에 참여하는 예비군들도 늘고 있습니다. 예비군은 이스라엘 군대의 중추 집단으로,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정부가 사법개혁을 이대로 강행하면,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바로 다음 날 그를 해임해버렸습니다.

총파업에 나서는 주요 노조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와 여당 쪽에서도 사법개혁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츠하크 헤르초크 이스라엘 대통령은 국가 위기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면서 자칫 ‘내전’ 상황까지 흐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단 한 걸음 후퇴한 네타냐후 총리”

그동안 결코 타협은 없다며 강경 자세를 보여왔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월 27일 사법개혁 입법 절차를 잠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큰 충돌과 분열을 막기 위해 타협과 협상을 통해 “내전을 피하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대화를 통해 여름 회기 중에 “폭넓은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크네세트의 여름 회기는 4월 30일부터 7월 30일까지입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가 나오자 국방장관 해임 후 더 격화했던 반정부 시위는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또한 총파업을 예고했던 주요 노조들도 일정을 잠정 연기한 상태인데요. 하지만 법안을 아예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대자들의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립정부 안에서도 이들과 협상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극우 보수 정당은 사법개혁을 포기하면 연정 탈퇴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네타냐후 총리가 과연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마잉주 전 타이완 총통
마잉주 전 타이완 총통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마잉주 전 타이완 총통입니다.

마잉주 전 타이완 총통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장제스 국민당 정부가 1949년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해 타이완섬으로 쫓겨간 이래, 타이완의 현직은 물론 전직 최고 지도자도 중국을 방문하는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마잉주 전 총통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타이완 총통 직을 두 번 역임했습니다.

마잉주 전 총통의 방문은 특히 차이잉원 현 타이완 총통이 중미 2개 수교국을 방문하면서 오고 가는 길 미국을 경유하는 것과 맞물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마잉주 전 총통은 1950년생, 올해로 72살입니다.

마 전 총통은 당시는 영국의 조차지였던 홍콩에서 태어났습니다.

중국 후난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그의 부모는 1949년 국공내전에서 공산당이 승리하자 본토 중국을 떠나 홍콩을 거쳐 1951년 타이완에 정착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그가 태어난 겁니다.

마잉주 전 총통은 국립타이완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고요.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하버드법학전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타이완으로 돌아간 그는 유창한 영어 덕에 한 때는 장징궈 당시 총통의 통역관 임무를 맡은 적도 있습니다.

마 전 총통은 1984년부터 1988년까지 국민당 부서기를 지냈고요. 1993년부터 1996년까지는 법무부장(장관)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치러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는 훗날 타이완의 총통이 되는 천수이볜 민진당 후보를 누르고 시장이 되고요. 2002년 재선에도 성공하는데요. 하지만 이 기간 공금을 착복했다는 혐의로 경력에 흠집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는 2008년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진당의 셰창팅 후보를 누르고 압승을 거두는데요. 당시 그가 내세운 경제 발전 공약이 크게 주효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그는 집권 기간 중국과 경제 협력을 도모하고, 양안 간에 이민 허용 등 여러 관계 개선책을 내놨습니다.

마잉주 전 총통이 중국 친화적 정책을 추진하는 데는 그의 뿌리가 본토 중국이라는 배경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마 전 총통은 중국과 최악의 관계에 놓여 있는 현 집권 세력 민진당과 차이잉원 총통을 비난해왔는데요. 마 전 총통은 이번 방중을 통해 양안 간의 분위기를 개선하고 하루 속히 평화가 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이스라엘의 사법개혁 논란에 대해 알아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마잉주 전 타이완 총통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