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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국제형사재판소(ICC)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청사 전경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청사 전경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전격 발부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점령지 어린이들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은 건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ICC의 조처를 일축하고 오히려 ICC 검사와 판사들에 대한 형사 소송에 착수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ICC의 설립 목적”

국제 사회에서는 대량학살이나 전쟁 또는 내전 중 자행되는 집단 강간, 고문 등의 전쟁 범죄, 반인도주의적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해당 개인이 속해 있는 나라가 이들을 처벌할 의지나 힘, 용의가 없을 때, 국제 사회가 공인하는 법정에서 국제법에 따라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더불어 이를 위한 상설재판소의 필요성도 늘 제기됐는데요.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미국과 소련의 대결 구도가 펼쳐지던 냉전 시대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와 보스니아, 르완다 등지에서 인종학살 사건이 벌어지는데요. 이에 이들 문제를 다루기 위해 국제 형사 법정이 꾸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들 법정은 한시적인 재판소였고요. 그러면서 항구적이고 독립적인 국제재판소의 필요성이 또다시 제기됩니다.

결국1998년 7월 로마에서 열린 유엔전권외교사절 회의에서 ‘ICC에 관한 로마 규정’이라는 이름의 조약이 채택됐는데요. 120개국이 서명하고 60개국 이상 비준하면서 2002년 7월 1일 발효됐고요. 조약에 따라, 이듬해 3월 11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상주하는 국제형사재판소가 설치됐습니다.

“ICC 당사국”

현재 로마 조약에 서명한 당사국은 총 123개국입니다.

중국과 인도, 이라크,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등 약 40개국은 아예 조약 자체에 서명한 적이 없고요. 이스라엘, 시리아, 수단 등 30여 개국은 조약에는 서명했지만 해당 국가 의회가 지금까지도 이를 비준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미가입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조약에 서명했는데요. 하지만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를 철회했고요. 러시아도 2000년 조약에 서명했는데요. 러시아 역시 2016년 서명을 철회하고 ICC에서 탈퇴했습니다.

조약 당사국들을 지역별로 보면 아프리카 나라들이 33개국으로 가장 많은데요. 이는 상대적으로 인권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필요와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한데요. 반면 ICC의 많은 재판이 아프리카 지역에 편향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19개국, 동유럽 18개국, 중남미와 카리브해 국가 28개국, 서유럽과 그 밖의 다른 지역 25개국 등입니다.

“ICC의 구성”

ICC는 재판부, 소장단, 소추부, 사무국의 4개 축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먼저 재판부는 18인의 판사로 구성되는데요. 각국 최고 법원의 판사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형사재판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 국제법 관련 실무 경험자들만 후보 자격이 있고, 당사국 총회에서 비밀투표로 선출됩니다. ICC 판사의 임기는 9년으로 중임할 수 없습니다.

소장단을 구성하는 재판소장은 판사들의 투표로 선출되는데요. 3년 임기로 한 번 재선될 수 있습니다. 한국도 소장을 배출한 적이 있습니다. 송상현 전 ICC 소장은 2009년 2대 소장에 선출돼 2015년까지 역임했습니다.

현재 재판소장은 폴란드 출신의 피오트르 호프만스키 소장입니다.

소추부는 독립적인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소추부는 재판소에 회부되는 범죄에 관해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조사해 재판소에 기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 영국 출신의 카림 칸 검사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당사국 총회의 표결을 통해 선출되며 임기는 9년으로 중임할 수 없습니다.

사무국은 재판소의 행정과 운영 등 비사법적 측면에 대해 책임 집니다.

사무국장은 5년 임기로 한 번 재선될 수 있는데요. 현재 ICC 사무국장은 영국 출신의 피터 루이스 국장입니다.

“ICC의 역할과 성과”

ICC의 가장 큰 의미는 세계 최초, 또 세계에서 유일한 상설 국제형사법정이라는 점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가 만들어짐으로써 국제 사회가 전쟁 범죄나 반인도적 범죄, 대량 학살 등을 저지른 개인에 대해 죄를 물을 수 있는 사법 체계가 제도화된 것입니다.

종종 국제사법재판소(ICJ)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주로 국가들 간의 분쟁을 취급하기 위한 기구로 개인의 형사책임은 다루지 못하는 반면, ICC는 개인이나 국가의 형사 범죄행위에 대해 광범위하게 심판할 수 있습니다.

단, 로마 규정이 발효된 2002년 7월 1일 이후 범죄행위에 대해서만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ICC는 2012년 3월, 콩고민주공화국 무장단체 지도자 토마스 루방가에 대한 재판을 시작으로, 코트디부아르의 로랑 그바그보 전 대통령, 우간다 반군 지도자 조셉 코니,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전 대통령 등을 기소했고요. 가장 최근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해 국제 사회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ICC의 한계와 논란”

ICC는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포함해,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러시아로 이주시킨 책임을 물어, 푸틴 대통령과 대통령실 산하 아동인권위원회 위원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러시아가 현재 ICC 조약 당사국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ICC 관할권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을 체포, 구속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ICC 조약 당사국으로 여행을 갈 경우, 해당 국가는 조약에 따라 그를 체포해 재판소에 넘길 의무가 있습니다.

달리 말해 푸틴 대통령의 해외 이동이 제한되고,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칸 검사장은 123개국의 조약 당사국이 있다면서 전 세계 3분의 2에 달하는 지역에서 푸틴 대통령이 체포를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ICC 당사국이 아닌 경우, 재판권이 없기 때문에 ICC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여기에 ICC는 경찰권과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이스라엘 등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주요 국가들이 참여 또는 비준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도 한계성을 보태고 있습니다.

미국은 ICC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ICC가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발생한 미군의 전범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미국의 주권 침해를 이유로 ICC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기도 했는데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상대적으로 ICC에 우호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ICC 가입은 논외로 취급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면서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라고도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1953년 생, 올해 일흔 살입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명문 사학 아이비리그 대학의 하나인 프린스턴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조지타운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을 나왔습니다.

대부분 중앙은행 총재들이 대체로 경제학을 전공한 것과는 달리 파월 의장은 경제 학위가 아예 없다는 점에서 다소 특이한 배경의 소유자입니다.

파월 의장은 조지타운 로스쿨 졸업 후 뉴욕으로 이주해 제2연방항소법원 서기와 법무법인 변호사 등 법조인의 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뉴욕의 유명 투자은행에 들어가면서 금융계로 방향을 틀었고요. 이를 계기로 연방 재무부에 발을 디디게 됩니다.

그리고 1992년 조지 H. W. 부시 정부에서 39세의 젊은 나이에 재무부 차관으로 발탁됐는데요. 하지만 1년도 채 안돼 빌 클린턴 정부로 교체되면서 다시 뉴욕 금융계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2012년 바락 오마바 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연준에 입성합니다. 파월 의장은 공화당원이기 때문에 민주당 정부의 지명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당시 연준 이사 자리가 2개 나오자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각각 한 명씩 지명한 겁니다.

오바마 정부에 이어 들어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재닛 옐런 의장의 후임으로 파월을 지명했고요. 그는 이듬해 상원의 인준을 거쳐 연준 의장이 됐습니다.

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1월, 파월 의장의 연임을 결정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 따른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치솟은 고물가 현상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꾸준히 밀어 부치고 있는데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라 세계 경제도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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