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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러시아 핵 군축 참여 중단 "큰 잘못" 거듭 경고...푸틴 "3대 핵전력 증강 주력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진행된 '부쿠레슈티 나인(9)'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진행된 '부쿠레슈티 나인(9)'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 러시아의 조치에 대해 "큰 잘못(big mistake)"이라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방송된 ABC 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미국과의 핵협정 참여와 협력을 중단한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겠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뉴스타트는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해 이듬해 발효된 협정으로, 양국이 배치할 수 있는 장거리 핵탄두를 1천550개 이하로 제한하고, 두 나라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지난 2019년 양국 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공식 파기되면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남아 있는 유일한 핵 통제 조약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앞서 '부쿠레슈티 나인(9)'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 대통령궁에 도착한 직후에도 수행기자단에게 "(러시아의 러시아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은) 큰 잘못"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 "매우 책임감있지도 않아"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ABC 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움직임이 "큰 잘못"이고, "매우 책임감있지도 않다"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제로 "핵무기나 그 비슷한 것을 사용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연례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다음날(22일) 러시아 상·하원은 이같은 결정을 이행하는 법안을 잇따라 가결했고, 푸틴 대통령은 즉시 서명해 발효시켰습니다.

같은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이런 조치가 "오래 전에 나왔어야 했다"면서, "우리는 핵을 포함한 어떤 무기로도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푸틴, 이번엔 "3대 핵전력 증강"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 "러시아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3대 핵전력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라며 또다시 핵을 거론했습니다.

'3대 핵전력(Nuclear Triad)'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전략 폭격기를 가리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TV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러시아군을 최첨단장비로 무장시키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다탄두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ICBM '사르맛'을 올해 배치하는 등 첨단 무기를 지속해서 갖춰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공중 기반 극초음속 '킨잘' 미사일 체계의 대량 생산을 계속하고, 해상 기반 '치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대량 공급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의 역사적 영토, 우리의 인민을 위한 전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우리 군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이 '조국 수호자'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콘서트 무대에 오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콘서트 무대에 오르고 있다.

■ 모스크바 콘서트 수만 명 운집

전날(2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조국 수호자의 날을 하루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관람객 수만 명이 모인 것으로 현지 매체들이 보도한 가운데, 러시아 인기가수 그리고리 렙스가 러시아를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군중의 환호 속에서 무대에 올라, 우크라이나에 파견된 러시아 장병들을 '애국자'로 칭송하는 짤막한 연설을 했습니다.

한편, 이날(22일)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탑재한 러시아 해군 호위함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오는 26일까지 진행되는 러시아와 중국, 남아공의 3국 연합 해상훈련에 참여하기 위한 움직임입니다.

■ 유엔 총장 "핵무기 사용 암묵적 위협"

이런 가운데, 22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의 핵 위협을 강력 비판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긴급 특별 유엔 총회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암묵적인 위협이 있었다"고 최근 러시아의 행보를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전술 핵무기 사용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지금이 벼랑 끝에서 한 발 물러설 적기"라고 말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긴급 특별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긴급 특별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 위반이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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