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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기 만료 석방 문철명, 이민국 수용시설로 옮겨…추방 절차 주목


미국 버지니아주 볼링그린의 캐롤라인구치소(Caroline Detention Facility).
미국 버지니아주 볼링그린의 캐롤라인구치소(Caroline Detention Facility).

최근 형기 만료로 미국 법원으로부터 석방 판결을 받은 북한 국적자 문철명이 이민국 수용시설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본격적인 추방 절차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권조차 없는 문철명의 추방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철명의 신병이 확인된 곳은 미국 이민국 수감 시설입니다.

VOA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수감자 현황 정보를 확인한 결과 문철명은 현재 버지니아주 볼링그린 소재 캐롤라인 구치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철명의 정보를 보여주는 이민세관단속국 웹페이지에는 문철명의 영문 이름과 국적 등 기본 정보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웹페이지에서 문철명의 수감 정보가 확인된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웹페이지에서 문철명의 수감 정보가 확인된다.

캐롤라인 구치소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의 공식 수감 시설로 이민 관련 법규 위반자 혹은 추방 예정자가 머무는 곳입니다.

앞서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지난달 20일 문철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문철명이 말레이시아 구금 시설과 미국 구치소에 수감된 시점까지를 최종 징역 형량으로 선고하고, 그의 석방을 명령한 바 있습니다.

다만 해외에서 신병이 인도된 범죄인을 추방하도록 한 미국 법에 따라 문철명은 추가로 더 구금될 것으로 전해졌는데, 기존에 머물던 구치소에서 이민세관단속국이 관리하는 수감 시설로 이감된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무역 업무를 하며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북한 국적자 문철명은 지난 2019년 5월 미국 수사 당국의 요청을 받은 말레이시아 당국에 의해 체포돼 2021년 3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습니다. 이후 워싱턴 DC 시정부가 관리하는 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왔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문철명이 말레이시아의 열악한 구금 시설에서 생활한 점과 미국으로 신병이 옮겨진 뒤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쉽지 않은 수감 생활을 했다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었습니다.

문철명의 신병이 이민국으로 인도됐다는 건 추방 절차가 본격화됐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문철명은 재판부의 최종 선고에 앞서 미국에서 추방되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별도의 추방 재판 없이 본국으로 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문철명의 변호인은 미국 정부가 북한 국적자를 추방한 전례가 없는 만큼 관련 절차에 대한 논의가 좀 더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했습니다.

실제로 문철명은 북한으로 신병이 인도돼야 하지만 현재 미국과 북한은 외교관계가 맺어지지 않아 이행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철명의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문철명이 부인과 딸이 거주 중인 중국으로 추방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문철명이 단순히 중국행 항공편에 오르기 위해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특히 문철명은 최초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될 당시 여권조차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미국 정부로선 중국 정부와 이와 관련한 협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미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직항 노선이 매우 제한적으로 운영된다는 점도 문철명의 중국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워싱턴과 중국 본토를 연결하는 직항 노선은 없습니다. 따라서 문철명의 중국행이 최종 결정된다고 해도 미국 내 서부 도시 혹은 아시아권 국가를 경유해야 합니다.

한편 VOA는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에 미국에서 진행된 문철명 관련 사법 절차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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