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불법 선박 간 환적 의심 사례 4건 추가…올해 36건으로 늘어


지난 10월 24일 북한 초도 인근 해상에서 포착된 선박 간 환적 추정 모습. 100m 선박 2척이 작은 선박을 가운데에 두고 접선 중이다. 자료=Planet Labs
지난 10월 24일 북한 초도 인근 해상에서 포착된 선박 간 환적 추정 모습. 100m 선박 2척이 작은 선박을 가운데에 두고 접선 중이다. 자료=Planet Labs

북한 서해상에서 또다시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포착됐습니다. 9척의 선박이 2~3척씩 접선한 장면이 확인됐는데, 이로써 올해 VOA가 파악한 환적 의심 사례는 36건으로 늘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서해 초도 해상을 촬영한 27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양 옆을 맞댄 선박 여러 척이 보입니다.

북한 초도에서 남쪽으로 약 1km 떨어진 지점에서 길이가 50m인 선박 3척을 비롯해 길이가 각각 85m와 80m 선박 2척 등 모두 9척의 선박이 밀착한 상태로 4개의 무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미국 정부 등이 지적한 전형적인 선박 간 불법 환적 모습입니다.

VOA는 그동안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4월 이후 32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정황을 발견했습니다.

이번 4건을 더할 경우 북한 서해에서 확인된 환적 의심 사례는 올해에만 36건으로 늘어납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가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의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를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했습니다.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해외에서 출항한 선박들은 이 지점에서 북한 선박과 만나 환적한 뒤 종류를 알 수 없는 화물을 북한 남포로 옮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해 왔습니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이 공해상에서 제재 품목을 거래한다는 각국의 지적이 잇따르자 같은 해 9월 채택한 결의 2375호에서 이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하고,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물품을 건네거나 넘겨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금지 품목을 따로 규정하지 않은 만큼 어떤 물품이라도 선박에서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실었다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의미입니다.

선박 업계 관계자는 앞서 VOA에 “일반적으로 배의 소유주(선주)들은 상호 접촉에 따르는 배의 손상 때문에 선박 간 환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 해역에서 포착된 사례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에릭 펜튼 보크 조정관은 최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서해상 환적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어떤 유형의 물품이 환적되는지, 선박이 어디에서 출항했는지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환적된 물품이 제재 대상이 아닐 가능성도 물론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 선박과 어떤 물품을 환적하더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 11조에 따라 제재 위반”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또한 “해당 선박을 식별할 수 있다면 선박이 출항한 나라는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