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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5년만의 대북 독자 제재...핵 미사일 개발 등 관여 15명·16개 기관


지난달 29일 한국 서울역 내 TV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달 29일 한국 서울역 내 TV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정부가 북한의 노골화되는 전술핵 위협에 대응해 5년만에 대북 독자 제재에 나섰습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 등에 관여한 인물과 기관들이 포함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14일 “최근 북한이 한국을 대상으로 전술핵 사용을 상정하며 전례 없는 빈도로 일련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핵과 미사일 개발 그리고 제재 회피에 기여한 북한 인사 15명과 기관 16곳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대북 독자 제재 조치에 나선 것은 약 5년 만입니다.

문재인 전임 정부 시절인 2017년 12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등에 대응해 북한 금융기관과 선박회사 등 20개 단체와 북한 인사 12명을 제재한 이후 처음입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24차례 쐈고,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한 게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론 미사일 발사만 13차례였습니다.

이번에 제재 대상에 오른 15명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받는 제2자연과학원과 연봉무역총회사 소속으로,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개발을 위해 주로 해외에서 자금과 물자 조달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제2자연과학원 선양 대표 강철학과 부대표 김성훈, 제2자연과학원 다롄 부대표 변광철, 제2자연과학원 산하기관 구성원 정영남, 연봉무역총회사 단둥대표부의 정만복과 연봉무역총회사 소속 리덕진, 김만춘, 김성, 양대철, 김병찬, 김경학, 한권우, 김호규, 박동석, 박광훈 등입니다.

기관 가운데선 대량살상무기 연구개발과 물자 조달에 관여한 로케트공업부와 합장강무역회사, 조선승리산무역회사, 운천무역회사, 로은산무역회사, 고려항공무역회사와 대외건설지도국 산하 건설회사로 북한 노동자를 송출한 젠코(GENCO) 등이 지정됐습니다.

또 선박과 광물, 원유 등 밀수에 관여한 국가해사감독국, 육해운성, 원유공업국과 제재 선박을 운영한 화성선박회사, 구룡선박회사, 금은산선박회사, 해양산업무역 등이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기여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조치를 회피하는 데 관여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국가해사감독국, 육해운성 등에 대한 제재는 선박 간 해상 환적을 활용한 북한의 밀수 행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면 정부의 사전허가 없이는 한국 측과 외환거래 또는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집니다.

허가를 받지 않고 거래하면 관련법에 따라 징역과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제재 대상이 한국 측과의 금융거래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성격이 크다는 평가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미국과 국제사회와 같이 제재에 대해서 공조를 맞춘다는 것이고 그리고 한국이 이전보다는 북한에 좀 더 적극적인 제재 정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건데요.”

한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북한 해당 기관과 개인과의 불법자금 거래를 차단하고 이들 대상과의 거래 위험성을 국내와 국제사회에 환기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지정한 독자 제재 대상은 모두 미국이 2016년 12월부터 올해 5월에 걸쳐 독자 제재 대상에 올린 인물과 기관에 이미 포함돼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 일본, 호주 등 우방국과 제재 대상 지정을 중첩적으로 해 나가 효과를 배가하고 대북 제재에서 정책 공조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북한의 추가 중대 도발시 사이버, 수출통제, 해운 등 분야별로 취할 추가 제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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