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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서해서 ‘불법 환적’ 정황 추가 포착…적재함 열고 접선


11일 북한 초도 남쪽 약 1.5km 해상에 길이가 각각 50m와 90m로 추정되는 선박 2척(원 안)이 접선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11일 북한 초도 남쪽 약 1.5km 해상에 길이가 각각 50m와 90m로 추정되는 선박 2척(원 안)이 접선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북한 서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바짝 붙은 선박이 적재함을 열고 무언가를 주고받는 듯한 장면이 찍혔는데, 유엔 안보리가 주목하는 이 해역에서 불법 환적이 끊이질 않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11일 북한 서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에 선박 2척이 나란히 붙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북한 초도에서 남쪽으로 불과 1.5km 떨어진 지점에 길이가 각각 90m와 50m인 선박이 접선 중인데, 작은 선박의 적재함이 열려 있습니다.

바다 한 가운데에서 적재함 덮개를 열고 선체를 밀착시킨 행동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등에서 지적한 전형적인 불법 환적 모습입니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이 공해상에서 제재 품목을 거래한다는 각국의 지적이 잇따르자 같은 해 9월 채택한 결의 2375호에서 이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하고,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물품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두 선박이 물품을 주고받았다면 이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물론 바다 한 가운데에서 이뤄진 선박 간 접선을 즉각 불법 환적으로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가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의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를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했습니다.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북한은 해외에서 출항한 선박과 이 지점에서 만나 환적한 뒤, 종류를 알 수 없는 화물을 북한 남포로 옮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해 왔습니다.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달에만 최소 8건, 지난 4월 이후 18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이번 1건을 더할 경우 북한 서해에서 확인된 환적 의심 사례는 올해에만 19건으로 늘어납니다.

앞서 선박 업계 관계자는 VOA에 “일반적으로 배의 소유주(선주)들은 상호 접촉에 따르는 배의 손상 때문에 선박 간 환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 해역에서 포착된 사례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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