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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IRBM 시험에 “미사일 ‘운용능력·품질’ 검증…괌 타격능력 과시”


북한이 지난 2018년 2월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화성 12형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2018년 2월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화성 12형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북한이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운용능력과 미사일 품질을 검증하기 위한 기술적 목적이 있다고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한반도 유사시 작전을 복잡하게 할 수 있는 괌 타격 역량을 과시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는 4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이날 ‘화성-12’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정상 각도에서 최대 사거리로 발사한 것은 운용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If this is an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 like Hwasong-12, you would want to have confidence that it would perform properly at its full operational range. The kinds of testing they do most of the time, they launch them in these highly-lofted trajectories to a much shorter than operational range can give you information about the operation of the booster, but it doesn’t necessarily give you good information about the operation of the entire weapons system including the reentry vehicle.”

“최대 사거리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고각 발사해 비행거리가 짧을 경우 미사일 추진체 성능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있지만 재진입체를 비롯해 무기체계 전반에 대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4일 오전 7시 23분께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했습니다.

비행거리는 화성-12형의 최대 사거리인 4천500여km 고도는 970여 km로 탐지됐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발사가 ‘검수사격’ 즉 양산 후 실전 배치되는 미사일을 무작위로 골라 품질을 검증하는 시험이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사일 생산시설에서 견본(prototype) 생산을 마치고, 작전 배치를 위해 미사일들을 생산하고 있다면 그 중 일부를 시험해 모든 생산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자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미 지난 1월 30일 화성-12형 발사가 ‘검수사격 시험’이었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2017년 5월 화성-12형을 처음 발사한 이래 그 해 8월과 9월 발사에 나선 뒤, 올해 1월 발사에서 실전배치를 사실상 확인한 것입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안킷 판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번 실험이 화성-12형의 품질을 검증하는 일환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판다 연구원] “So they could again be testing a production unit to make sure that their manufacturing standards are high that every unit that is coming off of their production line is performing as required. That said, they could also be testing other technologies for instance, if they’re designing a new reentry vehicle, that might be lighter, they could have used this test to see if that reentry vehicle performs well on a normal flight trajectory.”

생산 라인에서 양산되는 모든 미사일이 높은 기준을 유지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차원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품질 검증 외에도 “북한이 더욱 가볍고 새로운 재진입체를 개발하고 있다면 이번 실험을 통해 정상 각도를 비행할 때 재진입체가 잘 작동하는 지 확인하려 했을 수 있다”고 판다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지상대지상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1월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지상대지상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화성-12형 재진입체 검증 가능성…성공 확인 능력은 없어”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도 화성-12형을 최대 사거리로 발사했을 경우 재진입체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윌리엄스 부국장] “A lofted trajectory does not give you a realistic reentry process. On a shallow angle, they’re going to be passing through much more atmosphere. So the amount of heat and stress the re-entry vehicle is going to undergo is a lot more.”

윌리엄스 부국장은 “고각 발사는 실제 상황과 같은 재진입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며 “낮은 각도로 발사할 경우 (미사일이) 대기권을 더 오래 지나가며, 이 때 재진입체가 훨씬 많은 열과 압력에 노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는 우리가 지금까지 확인할 수 없었는데, 만일 이번에 재진입체가 진입에 성공했다면 최소한 중거리 미사일은 재진입 기술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럴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도 재진입 기술을 갖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윌리엄스 부국장은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번 미사일 발사의 재진입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재진입체가 대기권 재진입을 하는 순간 적외선 레이더 탐지기를 장착한 선박이 근처에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독일 ST 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도 “북한이 재진입체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As far as I know they don’t have vessel swimming out in the Pacific Ocean that could actually monitor and incoming missile at that distance. So I think they can’t learn anything about the reentry of that vehicle because it’s below the horizon for them and they have no way of watching what happens.”

실러 박사는 “북한은 태평양에 미사일을 탐지하는 선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사일이 떨어진 지점이 북한의 시야를 벗어나기 때문에 관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선 “기술적으로 새로운 것이 없다”며 “2017년에 이미 북한이 실험한 내용과 일치한다”고 실러 박사는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2017년 8월과 9월 평양 순안에서 정상 각도로 화성-12형을 발사해 2천에서 3천 km 비행 후 일본을 넘기는 실거리 사격을 두 차례 실시한 바 있습니다.

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
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

“괌 타격 능력 과시”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사거리 4천 500여 km에 달하는 미사일 발사를 통해 괌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괌은 북한 평양에서 약 3천 400km 떨어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괌 보다 가까운 한국과 일본을 타격하려면 화성-12형이 아닌 다른 단거리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쓰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화성-12형으로 유사시 괌에서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위협하고 교란 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윌리엄스 부국장] “It’s more to complicate and threaten U.S. forces in the region that might come to the defense of the peninsula. For example U.S. bombers B-52s, those kinds of planforms would be coming from outside of South Korea from Guam, maybe Okinawa, other bases in the region, so by having a missile that can threaten that you’re theoretically complicating that.”

한반도 유사시 B-52 전략폭격기 등이 괌이나 오키나와 등 역내 미군 기지에서 한반도로 전개될 텐데 북한이 이런 거점 기지들을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할 경우 이론적으로 작전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괌에 이미 신뢰할 만한 다층방어망이 구축돼 있다고 윌리엄스 부국장은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현재 미군은 괌에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 기지를 운용 중이고, 요격미사일(SM3)를 탑재한 이지스함도 인근에서 항상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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