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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러시아 편입' 주민투표 시작...이탈리아 총선 '우파 승리' 유력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주의 친러시아 지역인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 병사가 23일 러시아 병합 주민투표에 참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주의 친러시아 지역인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 병사가 23일 러시아 병합 주민투표에 참가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 4곳에서 러시아 편입을 묻는 주민투표가 일제히 시작됐습니다. 이탈리아 조기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파 연합의 승리가 유력시되고 있습니다.일본 정부가 다음 달 11일부터 무비자 개인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서 주민투표가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자치공화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이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시크주, 그리고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에서 러시아로의 편입을 묻는 주민투표가 23일 일제히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투표 방식은 어떤 식으로 진행됩니까?

기자) 전자 투표가 아니라, 종이 투표지에 투표하는 형식입니다. 또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투표함은 안이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상자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진행자) 투표가 며칠 동안 계속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간 실시되는데요. 23일부터 26일까지는 선거 관계자들이 이동식 투표함을 들고 주민들의 집을 방문하거나 주거지 인근 시설을 찾아가 투표지를 수거하고요. 마지막 날인 27일 하루만 주민들이 투표소를 직접 찾아가 투표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일반적인 투표와는 다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당 지역의 친러 관리들은 이렇게 하는 이유에 대해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 일부 지역에도 이 지역 출신 주민들을 위한 투표소가 차려졌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주민이 투표에 참여할지, 투표율도 중요하겠군요?

기자) 네. 하지만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자발적인 참여가 아니라, 의무적으로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가 투표의 정당성을 부각하기 위해 주민들의 투표를 종용하고 있다는 건데요. 그 때문에 투표율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해당 지역 면적이 꽤 넓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지역은 루한시크주와 헤르손주 거의 대부분, 그리고 도네츠크주와 자포리자주는 일부 지역인데요. 이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15%에 달하는 면적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주민투표 일정이 앞당겨졌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기자) 네. 당초 러시아의 국경일인 ‘국민통합의 날’인 11월 4일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거세지면서 서둘러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의도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투표 결과, 주민들이 편입을 찬성하면 러시아는 이를 내세워 합법성을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2014년 크름반도 강제 병합 때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습니다. 또한 지금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전과를 올리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러시아로 편입한 후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을 공격하면, 자국의 영토를 공격했다고 주장할 근거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 밤 화상 연설에서, 이 투표는 ‘가짜’라고 비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특히 러시아 국민을 향해 러시아어로 직접 연설하기도 했는데요. “당신들은 그동안 침묵함으로써 이미 살인과 고문 등 그 모든 범죄의 공범들”이었다면서 “이제 사느냐 죽느냐, 장애를 얻느냐, 건강을 지키느냐 선택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에서는 군 징집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1일 부분 군 동원령을 내린 데 이어 러시아 전역에서 징집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가족들과 헤어지는 영상과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당초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것과는 달리 군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소집 통지서를 받았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군 동원령을 피해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터키, 카자흐스탄 등 러시아인들이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항공편은 모두 매진되거나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육로를 통해 외국으로 나가려는 러시아인들의 행렬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러시아와 접경한 조지아는 물론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핀란드 국경 검문소에도 자동차 행렬이 길에 이어지고 있는 사진, 또는 동영상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해 뭐라고 하고 있습니까?

기자) 과장된 보도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22일) 기자들에게, 가짜 정보가 많다면서 허위 정보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EU 관리들은 동원령 반대 시위와 탈출 행렬은 러시아인들의 민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U 내에서는 러시아를 탈출하고 있는 이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로서는 개별 국가가 결정할 사항이지만, EU 차원에서 공동 입장을 취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욕에서 진행중인 유엔 총회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장 큰 의제로 다뤄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22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렸는데요. 15개 이사국 외무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만행에 대한 책임 규명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의 전체에 참석하지 않고 중간에 들어와 러시아의 입장만 피력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이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즉 돈바스 일대에 살고 있는 러시아어를 쓰는 주민들을 억압하고 부당하게 대해왔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러시아는 동부 ‘돈바스 의 해방’을 위해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실시한다고 말해왔습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격앙된 어조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속어를 사용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차기 이탈리아 총리로 유력시되고 있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형제들' 대표. (자료사진)
차기 이탈리아 총리로 유력시되고 있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형제들' 대표.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이탈리아 소식입니다. 이탈리아가 곧 총선을 치르는군요?

기자) 네. 오는 25일 이탈리아에서 조기 총선이 실시됩니다. 이번 총선은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지난 7월 사임을 전격 발표한 데 따른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미 선거 결과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탈리아 형제들(FdI)’ 정당을 중심으로 한 우파 연합에 대한 지지율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범좌파 진영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우파적인 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는 여러 군소 정당이 난립해 있는데요. ‘이탈리아 형제들’은 어떤 정당입니까?

기자) 네.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끌고 있는 극우 정당입니다. 지난 2012년 창당했는데요. 이탈리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를 추종하는 ‘이탈리아사회주의운동(MSI)’에 정치적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이탈리아 형제들’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최종 결과는 물론 총선을 치러봐야 하지만 마지막 여론 조사 공표 허용 기간까지 ‘이탈리아 형제들’이 꾸준히 지지율 선두를 달렸습니다. 지난 9일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25.1%를 차지했습니다. 이탈리아 형제들은 지난 2018년 총선에서는 4% 득표에 그친 군소 정당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4년 만에 우파 연합을 이끄는 주요 정당이 된 거군요? 지금 우파 연합에는 어떤 정당들이 참여하고 있습니까?

기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와 마테오 살비니 전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 등입니다. 이들 우파 연합의 지지율은 약 47%로, ‘민주당’과 ‘아치오네’ 등 중도 좌파 연합을 20% 이상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만일, 예상대로 선거 결과가 나온다면, 가장 지분이 많은 ‘이탈리아 형제들’의 대표가 총리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탈리아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탄생하는 거고요. 또한 무솔리니의 파시즘을 떠올리게 하는, 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강력한 초극우파 총리가 등장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멜로니 대표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올해 45세의 여성 정치인입니다. 로마 출신이고요. 반이민, 반유럽통합을 주창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파 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동맹’당의 살비니 대표도 반이민, 반난민의 강력한 옹호자로, 우파 연합이 예상대로 승리한다면 이탈리아의 정책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진행자)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왜 사임하게 된 겁니까?

기자)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의 경제 전문가인 드라기 총리는 코로나 대응과 경제 위기 등 각종 현안에 무난히 대응하며 국민의 신임을 받아왔는데요. 하지만 원내 최대 의석을 가진 ‘오성운동’ 등이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연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드라기 총리는 통합을 호소했지만 내부 분열이 심해지자 결국 지난 7월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일본 도쿄 아사쿠사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자료사진)
일본 도쿄 아사쿠사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일본 소식 보겠습니다. 일본이 다음 달부터 빗장을 활짝 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이 다음 달 11일부터 무비자 입국 제도를 부활하고, 외국인의 개별 관광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2일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그동안 엄격하게 외국인 입국을 규제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0년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외국인들의 입국 규제를 강화했는데요. 외국인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는 건 약 2년 6개월 만의 일입니다. 일본은 올해 초부터 서서히 입국 규제를 완화해 지난 6월부터는 승인된 단체 관광에 한해 입국을 허용해왔습니다.

진행자) 하루에 입국할 수 있는 외국인의 수도 제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는 하루 입국자 수가 5만 명으로 정해져 있는데요. 기시다 총리는 다음 달 11일부터는 이런 제한도 해제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이제 단체 관광객뿐만 아니라 개인 여행자들도 환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입국할 때 별다른 요구 사항은 없나요?

기자) 입국 시 코로나 백신 접종을 3차까지 완료했다는 증명서나 코로나바이러스 ‘음성’ 확인서를 보여야 합니다.

진행자) 어쨌든 2년 반 만에 다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한 건데요. 일본의 코로나 상황이 이제는 좀 안정적인가 보군요?

기자)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는 1주일 단위, 28일 단위로 확진자와 사망자를 집계하고 있는데요. 23일 기준, 지난 28일 동안 일본의 확진자는 약 290만 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도 일본 정부가 이렇게 완화 조처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관광산업을 비롯해 일본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조처로 풀이됩니다. 올해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거의 20% 하락해, 24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일본 관광업계가 특히 큰 타격을 받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거의 3천200만 명에 달했는데요. 하지만 2020년부터 정부의 입국 규제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여행∙숙박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웃 나라인 한국에서도 방역 규제를 완화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한국도 26일부터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덕수 한국 국무총리는 23일, 이제 코로나 재확산의 고비를 확연히 넘어서고 있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얼마 만에 해제되는 거죠?

기자) 작년 4월부터 시행됐으니까 거의 1년 반 동안 시행됐는데요. 이제 앞으로는 50인 이상 모이는 야외 집회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 버스나 택시, 기차 등 운송 수단이나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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