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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군 동원령 전격 발표, 2차대전 후 처음...젤렌스키 "피바다 속 익사 시키려는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공개된 영상을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부분적 군사 동원령을 선포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송출된 대국민 연설에서 "조국과 주권, 영토를 보호하고 '해방된 영토'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군 동원령은 적절하다"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습니다.

'해방된 영토'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의 점령지를 가리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관련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동원 조치가 오늘(21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현역 복무 이후) 예비역에 있는 시민들만 징집 대상이 되는 부분 동원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예비군 30만명을 동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사전 녹화된 내용입니다.

'군사작전'→'전쟁' 개념 전환

그동안 러시아 당국은 지난 2월 24일 개시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으로 지칭하고, 지원병과 용병 등을 통해 병력을 조달해왔습니다.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을 발표한 것은, 현재가 전쟁 상황임을 자인하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동한 것은 소련 시절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1일) 연설에서 "부분 동원령은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전적으로 부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언급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북부 전선에서 하르키우 주 일대를 탈환하고, 남부와 동부에서도 진격하면서 러시아 쪽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전황을 반전하겠다는 의지로 주요 매체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진행 중인 제재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러시아가 경제적 위험에 놓인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유럽 언론은 해설하고 있습니다.

■ 계약제 군인 신분·급여 제공

이날(21일) 크렘린궁은 부분 동원령의 구체적인 내용을 웹사이트에 게시했습니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동원된 러시아 국민은 계약제 군인의 신분과 급여를 제공받습니다.

계약 기간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동원령 종료까지입니다. 예외는 군역 상한 연령에 도달한 경우, 건강상 이유로 군역 불가 판정을 받은 경우,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 등으로 규정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점령지 러시아 편입 절차 돌입 확인

푸틴 대통령 또한 이날(21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내 4개 지역이 이번 주 러시아 병합을 위한 주민투표를 시작하는 계획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주민투표 절차에 관해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과 자포리자 주, 헤르손 주 주민들이 내릴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군이 점령하거나 친러 세력이 통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주와 루한시크 주 대부분 지역, 그리고 도네츠크 주와 자포리자 주 일부 지역에서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동안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핵무기 사용 명분 쌓기' 지적도

이와 관련,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주민투표를 마친 뒤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규정하게 되면, 이곳들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수복 작전을 위협으로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전 이후 러시아 주요 당국자들은 핵 무기 사용 환경을 계속 거론해왔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달 18일 러시아 외무부는 "핵무기 사용은 자위적 공격에 대한 대응의 일부로 비상시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점령지를 러시아로 편입한 뒤에는 '자위적 공격에 대한 대응'을 내세우는 논리가 가능해진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은 해설하고 있습니다.

■ '서방이 핵 위협' 주장

푸틴 대통령은 실제로 이날(21일) 연설에서, 서방 측이 먼저 위협하고 있다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인사들이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언한다면서 "그런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게 러시아도 다양한 파괴 수단을 갖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통합성이 위협받으면 우리는 분명히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이 말은 엄포가 아니"라고 푸틴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서방 국가들이 "공격적인 반러시아 정책으로 모든 선을 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통제 아래 있는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하는 것을 서방 측이 용납함으로써 '핵 재앙'을 무릅쓰고 있다고도 비난했습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술핵 또는 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 젤렌스키 "피바다 속 익사 원해"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동원령 발동을 강력한 어휘로 비난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피바다 속에 익사시키기 원한다"고 규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원령 발표 직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진행한 독일 빌트TV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피바다에는 자국(러시아) 장병들의 피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TV 연설을 보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동원령을 선포한) 연설 내용은 내게 새로운 게 아니고, 나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동원령은 러시아군 간부들과 군인력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이미 러시아가 사관후보생들을 동원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들은 싸움을 못 하는 청년들이었고, 교육(신병 훈련)을 마치지도 못하고 전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이 모든 사람은 전투를 할 수 없는 이들"이라면서 "그들은 우리(우크라이나 땅)에게 와서 목숨을 잃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핵 공격 "위험은 항상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동원령 발효 이후에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의 탈환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면서 "우리 계획에 따라 한 단계씩 전진할 것이고, 우리가 우리 영토를 해방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푸틴 대통령은 그의 부대가 그냥 도망가버리는 것을 봤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군인의 대부분이 도망가버리기 때문에 우리에게 (예비군 30만명이 아니라) 수백만 병력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가 추진하는 점령지 병합 주민투표는 '사기 투표'라며, "전 세계 국가 중 90%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을 드러낸데 관해서는 "그가 그런(핵) 무기를 투입하리라 믿지 않는다"고 밝히고 "전 세계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 사람들(러시아)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면서 "(핵 공격의) 위험은 항상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지난 7일, 러시아군의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주요 국가들이 제한적인 핵 충돌에 개입하는 '제3차 세계대전' 위험도 제기했습니다.

■ 미국 "쇠약함과 실패 신호"...중국 "정전 호소"

미국과 세계 주요 국가들도 푸틴 대통령의 이번 연설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21일) 뉴욕에서 진행된 제77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오늘 푸틴 대통령은 비확산 체제 의무를 무시하며 유럽에 공공연한 핵 위협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핵전쟁은 승자가 없는 전쟁이며,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뉴욕에서 진행된 제77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뉴욕에서 진행된 제77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나라가 이웃 나라를 침략했고, 지도상에서 주권 국가를 지우려고 했다고 규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러시아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무력으로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것을 금지하는 유엔의 핵심 원칙을 위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브리지트 브링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사기 주민투표와 동원령은 쇠약함과 러시아가 실패한 신호들"이라고 트위터에 적으면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했다고 주장하는 지역에 대한 권리를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언제까지라도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동원령을 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우크라이나 영토 불법 병합에 나섰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상황은 "침공이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어떠한 위협과 선전도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것을 감추지는 못한다"면서 "국제사회는 단결돼 있으며, 러시아는 '글로벌 왕따(global pariah)'가 되어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피터 스타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압박해 무모한 행동을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도 러시아의 조치는 "매우 우려되는 잘못된 행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정전을 호소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국제사회와 함께 국면 완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밝히고 "양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정전을 실현하길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왕 대변인은 이어 "합리적 안보 우려를 두루 배려하는 방안을 최대한 빠르게 찾기를 호소한다"면서 "국제사회가 조건과 공간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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