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러시아 "비상시에만 핵무기 사용"...'자포리자 원전시찰' 우크라이나-유엔 합의, 터키는 재건지원 약속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러시아 외무부 청사 전경 (자료사진)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러시아 외무부 청사 전경 (자료사진)

러시아는 '비상 상황'에서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가 18일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결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반 네차예브 러시아 외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무기는 대응 수단으로만 사용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네차예프 대변인은 "러시아의 군사 원칙은 대량 살상 위협에 대응하거나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경우에만 핵 대응을 허용한다"면서 "핵무기 사용은 자위적 공격에 대한 대응의 일부로 비상시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네차예프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최근 러시아 당국자들이 핵무기 사용 계획을 힘줘 부정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16일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또는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언론의 추측은 절대 거짓말"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군사 작전' 중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 우크라이나-터키-유엔 3자 회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잇따르는 포격에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유엔 주관 하에 원전 일대의 비무장화를 보장하고 보호 조치를 진행해야한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이에 관해 구테흐스 총장은 자포리자 원전의 현황을 점검할 필요가 시급하다고 밝히고, 현지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젤렌스키 대통령과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어서, 시찰 실현 여부는 러시아 측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주 에네르호다르 원전 단지와 주변지역에서 최근 포격이 잇따르면서, 방사능 유출과 원전 가동 중단 등 불상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측은 상대방에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원전을 공격해 '핵 테러'를 감행한다고 주장하고,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자작극을 벌이며 원전 일대를 군사요새화한다고 반박하는 중입니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개전 9일 째였던 지난 3월 4일 해당 시설을 접수했습니다.

■ 터키 "기반시설 재건 돕겠다"

이날(1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구테흐스 총장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튀르키예'로 국호 변경) 대통령과 3자회담을 진행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오른쪽) 유엔 사무총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튀르키예'로 국호 변경) 대통령이 18일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회담 후 손을 맞잡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오른쪽) 유엔 사무총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튀르키예'로 국호 변경) 대통령이 18일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회담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전 시찰 계획에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또한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곳곳의 도로와 교량 등 기반시설 재건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밝혔습니다.

아울러 터키는 나토 회원국으로서 우크라이나 편에 있다면서, 전쟁을 궁극적으로 끝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터키는 최근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곡물 수출을 재개하는 과정을 유엔과 함께 중재한 바 있습니다.

지난 3월 말에는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정전협상 5차회담을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차 회담 이후 중단된 대면 협상 재개 가능성에 관해, 러시아군의 완전 철수를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르비우 3자회담 현장에서 "먼저 그들(러시아군)이 우리 영토를 떠나야 하며, 우리는 그다음에 상황을 볼 것"이라고 대러시아 협상에 관한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 유엔총장, 자포리자·오데사 방문 계획

17일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회담 다음 날인 19일 자포리자 원전을 직접 방문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러시아 측은 "이 기간 우크라이나가 원전을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을 통해 "우크라이나 측의 도발로 (자포리자 원전에서) 핵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또한 "(러시아 당국이) 원전 안전을 위해 최선의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원전 단지를 군사요새화하고 있다는 외부의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곡물 수출 작업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를 방문한 뒤 터키로 향할 계획입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 우크라이나 정부 '위기관리센터' 설치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포리자 원전 일대 포격이 심해짐에 따라, 안전에 관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한다고 17일 헤르만 갈루셴코 에너지부장관이 발표했습니다.

이 시설을 통해 하루 24시간 계속해서 자포리자 원전의 상태를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갈루셴코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해당 센터는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의 부지에 마련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관계 부처 장관들, 당국 실무자와 연구소 등의 현업 전문가들이 센터 운영에 참가한다고 에너지부 측은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