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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전문가들 “북한, 대형 로켓 엔진 연소 시험 가능성…화성 17형 재발사 준비 성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위성발사장을 방문해 '신형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대출력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위성발사장을 방문해 '신형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대출력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형 로켓 엔진 연소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인공위성 등으로 위장한 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는 2일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실드(UFS)’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액체 연료 기반 로켓 엔진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NK 뉴스는 민간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와 유럽우주국(ESA)의 위성사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 부근의 나무와 풀이 죽어 사라진 흔적이 발견됐다는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를 인용해 이같이 추정했습니다.

또 북한이 이번 시험 발사에 앞서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건설 노동자 캠프를 확장하고, 지난달 16일부터 20일 사이에는 발사대 주변 지표면 정리 작업을 진행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했습니다.

NK 뉴스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국장은 엔진 시험 시 나오는 화염과 연료 화학물질 때문에 발사대 인근의 초목이 소멸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루이스 국장] “It could be either for a space launcher or could be a test of the Hwa Song 17 engines. Really, it could be any large liquid propellant rocket engine, although didn't the amount of burning occurred. It was definitely a large test.”

루이스 국장은 이번 시험이 지난 3월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 신형 ‘화성 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한 사전 엔진 시험이거나 인공위성 등 우주발사체용 엔진 시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3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기대만큼 많은 연소량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대형 액체 추진제 로켓 엔진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며, 큰 규모의 시험을 한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루이스 국장은 위성사진에 나타난 시험 장비 배치를 통해 북한이 액체 추진제 로켓을 시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루이스 국장] “Liquid propellant rocket engines are very different than solid rocket motors. And so the technical differences between the two express themselves in the test apparatus. So because if you have liquid propellant, gravity is very important because you have tanks of propellant that drain or are pumped. So liquid propellant rocket tests are almost always straight up and down, like the facility and So Hae.”

이번 시험처럼 발사대가 수직으로 세워진 경우 액체 추진체 로켓 엔진을 시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루이스 국장은 액체 추진제 로켓은 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연료 탱크에서 연료가 배출되거나 솟구쳐 올라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액체 추진제 로켓 실험은 서해 위성발사장처럼 항상 수직으로 발사대가 세워진 곳에서 실시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3월 신형 액체 추진 ICBM인 화성 17형 실험에 실패한 것으로 미뤄볼 때 이번 시험은 재발사 사전 준비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계속 새로운 미사일 개발을 위해 시험 발사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엔진 추진체 연소 시험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이번 시험을 대형 액체 추진체 로켓 엔진 시험을 위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You know, given the size of the test, and presumably it's for a large a large liquid propellant rocket engine. It could be for new ICBM and existing or new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 or an existing or new space launch vehicle.”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시험이 이미 존재하거나 새로 개발하는 ICBM, 중거리 미사일, 또는 우주발사체를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액체 추진제 로켓의 경우 대체로 인공위성 발사 등 우주발사체에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며, 하지만 북한의 지난 3월 화성 17형 발사처럼 ICBM 발사에 적용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ICBM 발사와 인공위성 발사에 필요한 기술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우주발사체 개발 목적이라고 주장해도 ICBM 기술로 전용될 가능성은 언제나 상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North Koreans have stated that they intend to develop a larger space launch vehicle that can launch larger satellites, but again, we don't know from this information what engine was tested. I mean, the purposes of the tests are identical.”

그러면서 북한이 도발적인 미사일 개발 목적을 숨기기 위해 위성발사장으로 분류된 동창리에서 군사적 목적의 시험을 계속 이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위성발사 시설로 명명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은 과거부터 줄곧 북한 측의 주장과 다르게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22년간 인공위성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던 제임스 오버그 박사는 앞서 지난 7월 VOA에,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 남쪽 극궤도로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2년 4월 동창리 발사장 현장에서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던 ‘광명성 3호’를 직접 면밀히 검토하기도 했던 오버그 박사는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 ICBM의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에 사용되는 방열판을 시험하는 대형 로켓 엔진 시험대를 갖추고 있다면서, 실제로는 군사적 목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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