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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 “북한, 화성 17형 진전 위한 추가 시험 가능성…MIRV 탑재 성공 여부 중요”


북한은 지난달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앞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7형의 기술 진전을 위해 추가 시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밝혔습니다. 특히 개별유도 다탄두 재진입체(MIRV) 탑재에 성공할 경우 의미 있는 기술적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최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기술 진전을 위해 추가 시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7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지난달 24일 ICBM 시험 발사에서 화성 17형의 핵심 기술인 개별유도 다탄두 재진입체(MIRV) 관련 기술을 시험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밴 다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화성 17형에 개별유도 다탄두 재진입체가 탑재될 경우에만 북한의 기존 ICBM에 상당한 군사적, 기술적 추가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개별유도 다탄두 재진입체 기술은 ‘후추진체’(PBV)라고 불리는 작은 로켓 단계를 활용해 자탄들이 개별적으로 조종되고 각각의 재진입체들이 개별적인 궤적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더 멀리 떨어진 목표물들을 더 정교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것처럼 북한이 지난달 24일 발사에서 다탄두 탑재 기술을 시험했을 가능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이 지난달 24일 발사 후 발표한 성명에서도 탑재된 물체가 무엇이었는지 밝히지 않았고 미국 정부도 북한의 다탄두 실험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이 시험했다고 주장한 ‘자세 제어 장치’가 개별유도 다탄두 재진입체를 위한 후추진체(PBV)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만일 북한이 지난달 24일 발사한 것을 화성 17형으로 가정할 경우 화성 15형에서는 도출하기 어려운 미사일 크기와 탄두 탑재중량을 바탕으로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화성 17형이 지난 2020년 10월 북한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미사일의 길이와 직경을 기준으로 1천 500kg의 탄두 탑재중량을 선보이며 1천 kg에 불과한 화성 15형 등 기존 미사일을 훨씬 능가했다며, 이는 이전에 발사한 기존 미사일과 달리 미국 전역을 목표로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난 24일 시험에서 약 6천 200km의 고도로 약 1천 100km 거리를 비행함으로써 전통적인 탄도미사일 궤적으로 비행했을 경우 1만 5000km 이상의 사거리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비행시간과 추진력을 선보였다며, 이는 기존 화성 15형의 사거리인 1만 3000km를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이 미사일이 화성 17형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화성 17형은 1단계에서 구 소련제 RD-250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2개의 트윈 챔버 로켓 엔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과거 평가돼 왔다며, 지난달 24일 시험 발사 후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된 것도 화성 17형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어 대형 ICBM은 탄두가 표적을 향해 산탄총처럼 분사되는 다탄두 재진입체를 탑재하기에 적합하다며,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배치하고 있는 매우 큰 탄두를 장착한 ICBM처럼 아주 큰 폭발력을 갖춘 탄두를 탑재하기를 원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월 다탄두 로켓 유도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화성 17형은 전쟁 발발 시 미국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여러 개의 핵탄두를 배치할 능력을 얻기 위한 북한의 꾸준한 진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또 북한이 지난달 24일 발사에서 보여준 로켓 추진력은 화성 17형이 지구 저궤도(LEO)에 위성을 투입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음을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신형 ICBM은 통상 북한의 과거 위성 발사에 사용된 대포동 2호나 은하 3호 로켓 추진체보다 더 강력한 액체 추진체 등을 갖추고 있으며, 신형 ICBM 기술로 기존 보다 2배 이상 무거운 위성도 발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화성 17형이 시험한 추진력의 또 다른 잠재적 용도는 부분궤도 폭격체계(FOBS) 탑재체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탄두를 궤도상에 쏘아올리고 표적 부근에서 낙하시키는 방식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부분궤도 폭격체계가 저고도의 위성고도로 발사된 후 위성처럼 지구 주위를 돌다가 궤도 이동용 역추진로켓을 발진해 목표를 향해 강하 공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북한의 잠재적 가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를 통해 전통적 ICBM처럼 미국의 서부를 향해서 발사하지 않고 남쪽으로 발사한 뒤 남극을 가로질러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알래스카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 잠재적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국가정보국장실에서 대량살상무기 담당관을 맡는 등 미국 정부에서 34년간 대량살상무기를 다뤘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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