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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밴 디펜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 “북한 최근 발사 ICBM , 큰 진전 아냐…북 미사일 전력 세계 4위”


북한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큰 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말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미 2017년에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두 번 시험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현재 북한의 미사일 전력을 세계 4위로 평가하면서, 미사일 기술 상당 부분을 구소련에서 획득했고 중국으로부터는 부품과 원자재 등을 꾸준히 조달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를 지냈고 국가정보국장실에서 대량살상무기 담당관을 맡는 등 미국 정부에서 34년간 대량살상무기를 다룬 미사일 전문가인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를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에 나섰습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이 최대 정점고도 6천248km까지 상승하며 거리 1천90km를 67분간 비행했다고 했는데요. 이번 발사가 큰 진전을 의미합니까?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큰 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미사일이 미국에 다다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인데, 북한은 이미 2017년에 그런 능력이 있는 ICBM을 두 번 시험했습니다. 이번 미사일은 크기가 더 커서 더 무거운 탑재체를 싣고 그만큼 갈 수 있다는 점이 다르죠. 이 미사일은 북한이 개발하고 싶다고 밝혀왔던 다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줍니다.

기자) 북한이 다탄두 기술을 완성했습니까?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북한은 아직 그 기술을 시연하지 않았습니다. 2021년 1월 김정은은 다탄두 유도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다탄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보다 간단한 것은 ‘다탄두 재진입체(MRV)’라고 하며, 몇 개의 자탄이 엽총식으로 뿌려지는 방식입니다. 더 정교한 기술은 ‘개별 유도 다탄두 재진입체(MIRV)’ 입니다. 이 기술은 ‘후추진체’(PBV)라고 불리는 작은 로켓 단계를 활용해 자탄들이 개별적으로 조종되고 각각의 재진입체들이 개별적인 궤적으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더 멀리 떨어진 목표물들을 더 정교하게 타격할 수 있죠. 북한이 둘 중 어떤 기술을 추진할 지 모르겠는데, ‘개별 유도 다탄두 재진입체(MIRV)’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실험을 거쳐야 합니다. 아직 우리는 그런 많은 실험을 보지 못했죠.

기자) 한국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지난 24일에 화성-15형을 발사하고는 화성-17형 발사 당시의 사진을 공개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북한이 화성-17형 발사에 실패한 지 8일만에 발사에 성공했을 수 있을까요?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우선 우리는 발사에 실패한 미사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릅니다. 화성-17형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확률이 높은 추측일 것입니다.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일본과 한국이 발표한 정보에 따르면, 궤적이 화성-15형보다는 화성-17형과 더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기자) 북한은 2월 27일과 3월 5일에는 준중거리 궤적으로 ICBM을 발사했고, 3월 16일에 발사한 ICBM은 초기에 공중 폭발했으며, 24일에는 ICBM을 고각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어떤 성능 시험에 나선 것일까요?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첫 번째와 두 번째 발사는 화성-17형의 1단만 실험을 했는지 전체를 실험했지만, 연료를 적게 썼는지, 엔진의 추력을 일찍 종료 시켰는지, 미국의 발표에 비춰 봐서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시험의 목표를 알기가 어렵죠. 우리는 마침내 공개된 사진에서 미사일의 하단부를 처음으로 보게 됐습니다. 분사구가 4개로 확인됐는데, 4개 분사구의 작동을 일치시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북한이 처음과 두 번째 시험을 통해 분사구 작동을 시험했을 수 있습니다. 탑재체 관련 시험일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북한이 밝힌 위성보다는 미사일 탑재체 시험이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정확히 알 수는 없죠. 실패한 미사일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데, 화성-17형일 것이라는 게 가능성이 높은 추정이죠.

기자) 일본 방위성은 화성-17형이 정점을 통과한 뒤 낙하하는 장면을 촬영해 공개했습니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는데요. 이 영상을 보고 북한이 ICBM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한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우리는 그 미사일의 탑재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또 이번 시험 발사와 북한에서 미국으로 비행하는 ICBM의 궤적은 재진입 환경이 상당히 다릅니다. 따라서 이번 시험을 통해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선보였다고 말한다면 옳지 않을 것입니다. 2017년 화성-14형, 화성-15형도 이번처럼 높지는 않지만 비슷한 궤적을 비행했는데, 그 때에도 실제 작전 궤적의 재진입 환경을 구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기자) 지금까지 연구해 오신 결과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십니까?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탑재체가 무엇인지에 달렸습니다. 탄두가 대기권에 다시 진입할 때 열을 견뎌낼 가능성을 높이려면 매우 투박하고 튼튼하면서 무거운 것을 쓰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죠. 이런 재진입체는 정확도가 높지는 않지만, 북한의 목표가 주요 미국 도시에 핵무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면 도시 근처에만 가면 되고 정교한 타격은 필요가 없죠. 다만 탑재체가 크고 무거우면 사정거리가 줄어들고 여러 개를 장착하기 힘들죠. 반대로 미국이나 러시아가 쓰는 더 가볍고 뾰족한 원뿔 모양의 재진입체의 경우 훨씬 더 어려운 재진입 기술이 필요하고 많은 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기자) 화성-17형은 세계 최장 ‘괴물 ICBM’으로 불리는데요. 앞서 탄두를 여러 개 넣을 수 있다는 언급도 하셨는데. 그 외에 어떤 이유로 북한이 대형 ICBM을 개발하는 걸까요?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우선 이것은 이동식 ICBM 중에서 가장 큰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ICBM 기록은 구소련과 러시아가 확실히 보유하고 있죠. 북한이 개발하는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하나의 가능성은 김정은이 그냥 세계에서 제일 가장 큰 이동식 ICBM을 갖고 싶다는 것이죠. 또 다른 가능성은 직경이 더 크면 재진입체를 여러 개 운반하기 쉽다는 것이죠. 특히 ‘개별 유도 다탄두 재진입체(MIRV)’ 기술을 쓴다면, ‘후추진체’(PBV)들의 무게도 견뎌야 하죠. 또 다른 가능성은 아주 큰 고성능의 대폭탄(city buster)을 싣고 싶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도시를 폭발하는 위협을 제기하고 싶어하죠. 러시아, 중국도 여전히 매우 큰 탄두를 장착한 ICBM들을 배치합니다. 미국도 옛날 ‘타이탄-2’ 미사일이 그러했죠. 또 탑재체가 크면 탄두 외에 미사일 방어를 무력화하는 침투 장치도 실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모두 가능성이죠.

북한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기자)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직후에는 화성-15형보다 발전됐다 해서 화성-16형으로 불렸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화성-17형으로 이름이 바뀌었죠?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외부 전문가들이 화성-16형이라고 불렀었죠. 북한은 그 때 이름을 짓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화성-17형이라고 북한이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를 통해 미사일에 쓰여진 글씨가 ‘화성-17’과 비슷한 것이 포착됐죠.

기자) 올해 북한이 발사한 다른 미사일들도 살펴보죠. 북한이 1월 30일에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미국의 괌에 위협이 됩니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얼마나 진전을 이뤘습니까?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북한은 괌을 비롯해 사정거리 안의 다른 목표물들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분명히 입증했습니다. 북한에게는 타당한 임무이죠. 괌은 미국의 영토이고,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 작전의 기지이기도 하죠. 북한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여러 개 생산해서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고 밝혔죠.

기자) 북한은 미사일 실전 배치 전 시험을 많이 안 하는 편이죠?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경우 실전 배치에 앞서 수십 번의 시험을 거칩니다. 북한은 매우 조금 시험하고, 어떤 경우에는 시험을 전혀 하지 않고 실전 배치해왔습니다. 2010년대 중반에는 외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행 시험을 충분히 하지 않아서 미사일들이 배치될 준비가 안 됐다’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북한만의 방식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제게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북한이 올해 대부분의 시험들을 통해 미사일의 신뢰도를 매우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효과적이고 정확하며 배치가 임박했다는 점을 부각했죠. 북한이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KN-23과 KN-24, 장거리 순항미사일 모두 그렇습니다.

기자) 북한 미사일에 대한 여러 기고문을 내셨는데요.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KN-23 단거리 미사일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역량을 더 증강한다고 평가하셨죠?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결국 얼마나 많이 배치되느냐에 달렸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북한의 가장 최신 발사에 집중하는데, 북한은 30년 동안 매우 큰 규모의 탄도미사일 부대를 실전 배치해왔습니다. 이미 한국과 일본 곳곳을 타격할 수 있는 많은 미사일들이 배치돼 있죠. 따라서 어떠한 새로운 미사일도 이미 배치된 미사일들을 보강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기자) 북한의 ‘기동식 재진입체’(Maneuverable Reentry Vehicle)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 입니까?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극초음속 미사일은 ‘추진형 활공체’(boost glide vehicle)이라고 하는 작은 우주선과 같이 생긴 것을 미사일 끝에 달고 있습니다. 이것이 높은 수준의 기동성을 줘서 일반적인 탄도 궤적에서 멀리 있는 목표물도 타격 할 수 있고 급격한 움직임도 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망이 공격하기 힘듭니다. ‘기동식 재진입체’는 ‘추진형 활공체’와 일반 탄도미사일의 중간 정도에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재진입체인데 유도 체계를 달고 있어 약간 기동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추진형 활공체’ 만큼 다양하고 급격한 움직임을 할 수 없습니다. 훨씬 오래된 기술이죠. 1980년대 초 미국의 ‘퍼싱 2’ 미사일과 비슷한 것입니다.

기자) 지금까지 올해 발사된 북한의 여러 미사일들을 살펴봤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전력, 세계 몇 위로 평가하십니까?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어렵습니다. 분명히 미국, 러시아, 중국은 훨씬 크고 유능한 미사일 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는 미사일 숫자로 보면 북한과 이란이 차상위(second-tier)급이죠. 저는 북한을 이란보다는 더 위에 두겠습니다. 북한은 실제로 ICBM과 잠수함 발사 미사일들을 시험했죠. 또 현 시점에 더 다양한 미사일 종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4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의 미사일 개발 속도가 너무 빨라서 아직도 많은 기술을 외부에서 들여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님은 1980년대 국무부에서 소련의 전략군을 분석하셨죠. 어떻게 보시나요?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은 언제, 어떤 기술을 누구로부터 수입했느냐는 것입니다. 분명히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은 소련의 SS-N-6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비슷하고, KN-23 단거리 미사일은 이스칸데르와 같아 보입니다. 북한이 미사일 기술 상당 부분을 구 소련에서 획득한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화성-17형, 12형, 14형, 15형에 쓰인 엔진도 구 소련 로켓엔진과 매우 비슷해 보이고요. 또한 중국으로부터는 부품, 원자재, 화학품을 꾸준히 조달한 것이 매우 분명합니다. 이 모든 것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큰 도움을 줬죠.

기자) 북한의 앞으로 미사일 개발 방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북한에게 있어 그것은 기술적, 군사작전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 문제입니다. 북한 지도부가 어떤 메시지를 내고 싶은지, 어떤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지, 국제사회의 반발에 얼마나 우려를 하는지, 이 모든 요건들이 다음 움직임을 결정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으로 보여지길 원하고, 핵미사일 능력을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또한 탄도미사일들은 북한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재래식 전투 능력이 됩니다. 현대적인 공군이 없다는 점을 보완해주죠. 북한은 분명히 미사일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것 뿐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 재래식 전쟁수행능력을 갖고자 합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로부터 북한의 현재 미사일 개발 수준과 그 의미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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