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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일, 대북 억지력 강화 집중…북한 추가 무력시위 나서며 긴장 고조 가능성”


북한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4년 4개월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미국에 대한 북한의 ICBM 위협이 다시 대두된 점에 주목했습니다. 미국이 외교보다는 한국, 일본 등과 대북 억지력 강화에 집중하고 북한이 추가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상당 기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북한이 전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확인한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진작부터 화성-17형 시험 가능성에 무게를 둬왔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24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의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시험을 화성-17형의 성능 실험으로 평가했고, 최근 실패한 시험도 화성-17형일 가능성이 높았다”는 “정황적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녹취: 루이스 소장] “I'm still thinking it's more likely to be the Hwasung-17 because of the circumstantial evidence. The US intelligence community thinks that two precursor tests were Hwasung-17 components and the missile out of soon on that failed. You know, a failure is slightly more likely new type of missile…”

이어 북한이 화성-17형 체계에 대한 확신이 있고 최근 실패가 ‘큰 문제’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면 추가 시험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필요가 없다면서, 1950년대 미국의 최초 인공위성 발사체인 ‘뱅가드’ 발사처럼 1차 실패 직후 바로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24일 오후 2시 34분께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해 쪽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다음 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화성-17형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확인하며 “최대 정점고도 6,248.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90㎞를 4천 52초간 비행하여 조선 동해 공해상의 예정 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무기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이번 미사일이 북한의 어떤 ICBM보다 더욱 멀리 날아갔다는 사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Eventually, they're going to be able to figure out based on pictures and photography. What all we know so far is that this missile has flown farther and longer than any other ICBM North Koreans have launched thus far…”

벡톨 교수는 미국의 모든 지역이 이번 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간다면서, 북한의 이번 ICBM은 ‘은하-3호’ 등 초기 ICBM급 미사일과 달리 발사장 건설 등 별도의 준비 없이도 이동식 발사대를 통해 짧은 시간에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북한 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낸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ICBM 위협이 다시 대두되고 있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 “If the test was a Hwasong-17, this has implications for the development of multiple independently targeted reentry vehicles, which would pose a greater risk to the US.”

2017년 이후 첫 ICBM 시험으로 북한이 스스로 약속한 ‘핵-ICBM 유예’에 대한 분명한 중단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화성-17형일 경우 여러 표적을 겨냥할 수 있는 다탄두 ICBM 개발로 미국에 더 큰 위협을 제기할 것이라고 엄 선임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북한이 현 시점에서 ICBM 시험 유예를 파기한 것이 ‘정치적 셈법’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북한 지도부는 이번 ICBM 시험으로 인한 추가 대북제재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발사를 강행했을 것이라고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believe North Korea calculates that because of the tensions between the US and China and between the US and Russia, it can conduct this ICBM test with relatively low risk of additional UN Security Council sanctions.”

북한은 미-중, 미-러 긴장으로 인해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 위험이 비교적 낮은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 이번 ICBM 시험을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도 북한은 자신들의 무기 프로그램 개발 일정에 따라 언제든 ICBM 시험에 나설 수 있지만 이번만큼은 대외적 상황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It is very provocative, however, and the timing is worrisome because it comes right after the South Korean new president was elected and during this time of crisis”

이번 시험이 “매우 도발적이었다”고 평가한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특히 한국의 새정부 출범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정세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번 시험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 발사 재개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외교의 문은 열어 놓겠지만 한국, 일본 등 역내 동맹국과 대북 억지력 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이 미한 간의 이런 움직임에 반발해 추가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한반도 긴장이 상당 기간 고조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ICBM 시험을 재개한 만큼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미-한-일 3국의 군사협력이 모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do think that the US will be looking for ways to strengthen regional defense cooperation, including trilateral missile defense…”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일본과 함께 한반도 등 동아시아에서 역내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여기에는 한국의 사드 추가 배치와 미한일 3국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것이 포함될 것이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이에 북한이 ICBM 등 일련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은 물론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는 등 긴장 고조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자주 그랬던 것처럼 어느 순간 외교 국면으로 전환하려 할 수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합의에 관심이 없음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협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낮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 다뤄야 할 더욱 중요한 사안을 두고 북한 문제에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그동안 어떤 것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역량을 발전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지만 한국 일본 등과는 훨씬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Now the Biden ministration has very little that it can do with North Korea. However, there is much more that it can do with South Korea and Japan in order to ensure that we deter and contain North

리스 전 실장은 미국과 한국, 일본이 대북 억지력을 보장하기 위해 3자 협력과 조율을 강화하는 것이 실질적인 선택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관여하기 원한다면 대화문을 계속 열어 놓겠지만 북한이 의미 있는 관여에 관심이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미국이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의 협력 가능성에 회의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북한을 ‘전술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한다며 “북한의 행동이 중국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하기 전에는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Unless the Chinese can somehow be convinced that North Korean actions are negatively affecting China directly. I don't see the Chinese taking any steps tocounter what the North Koreans are doing.”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 일본 등과 함께 연합훈련 강화, 전력 자산 집중 배치, 미사일 방어망 등과 같은 역내에서 군사력을 변화시키는 조치 등에 나선다면 중국이 주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중국이 선호하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대북 핵 협상 재개와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 중단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핵·미사일 시험 공식 유예와 일부 제재 완화 등을 위한 협상 재개를 중재하고 추가 긴장 고조를 완화하려 시도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종류의 협상이 가능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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