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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타이완 봉쇄' 고강도 군사훈련...우크라이나 교도소 포격 유엔 조사


중국 관영 'CCTV'가 4일 공개한 발사체 발사 장면. 인민해방군 훈련의 일환으로 모처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CCTV'가 4일 공개한 발사체 발사 장면. 인민해방군 훈련의 일환으로 모처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중국 군은 타이완 주변 해역에 미사일을 퍼붓는 등 전례 없는 고강도 군사훈련에 돌입했습니다. 유엔이 50여 명의 전쟁포로 사망자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교도소 포격 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이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작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고요?

기자) 네. 중국 군이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한 대응으로 타이완을 에워싸는 고강도 군사훈련에 돌입했습니다. 타이완을 관할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군사훈련 첫 날인 4일, 타이완 동부 외해 일대에서 여러 발의 재래식 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으며, 목표물은 모두 명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미사일인지, 구체적인 종류는 밝히지 않았나요?

기자) 네. 중국 인민해방군은 어떤 종류의 미사일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타이완 국방부는 중국 군이 이날 오후 1시 56분경, ‘둥펑(DF)’ 계열 미사일 여러 발을 타이완 동북부와 서남부 해역을 향해 발사했다고 밝혔는데요. 둥펑은 중국식 탄도미사일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타이완 동북부와 서남부 해역이라면 그야말로 타이완을 봉쇄하는 형국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중국 측 발표대로 이날 중국 군의 미사일이 타이완 동북부 해역에 발사됐다면 이는 중국 미사일이 타이완 상공을 가로질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중국 군은 이날 미사일 발사 훈련뿐 아니라 타이완해협 중간선 너머를 겨냥한 장거리 실탄사격 훈련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간선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중국 본토와 타이완 사이에 있는 임의의 선입니다. 지난 1955년 미 공군 벤저민 데이비스 장군이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한 일종의 경계선인데요. 이후 중국과 타이완을 구분하는 가상의 국경처럼 간주돼 왔습니다.

진행자) 중국 군이 중간선 너머를 겨냥해 실탄훈련을 했다는 건 중간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타이완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홍콩이나 마카오처럼, 타이완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대원칙을 바탕으로 그 체제를 인정하는 정책을 펼쳐왔는데요. 하지만 이번 군사훈련은 타이완이 중국의 영토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군사훈련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겁니까?

기자) 7일까지입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2일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에 도착한 직후, 4일부터 7일까지 타이완 주변 6개 구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응해 미국에 대한 고강도 경고로 해석되는데요. 중국 정부는 훈련 기간 중 구역 내 선박과 항공기의 진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중국 군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타이완 국방부는 관련 방어시스템을 가동하고 전투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타이완 당국은 또 중국 군의 군사훈련으로 18개 항공노선과 약 900편의 항공기가 우회노선을 찾는 등,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대치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7개국(G7) 외무장관들은 3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이 타이완해협에서 공격적인 군사 활동을 벌이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중국의 지나친 대응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G7이 비교적 빨리 입장을 표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태의 위중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G7 외무장관들은 성명에서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타이완에 대한 G7의 기본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일방적으로 현재의 상태를 힘으로 바꾸려 하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평화적으로 양안 간 이견을 해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들도 성명을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캄보디아 프놈펜에서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4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타이완 일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들은 또 타이완해협에서의 긴장 상태가 심각한 대립과 오판, 갈등, 주요 강대국 간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크게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통상 아세안은 한, 중, 일 동북아 3개국 등 관련국 외교장관을 초청해 확대회의를 진행하는데요. 이를 위해 프놈펜을 찾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은 중국과 역내 국가들에 대한 도발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특히 이번 아세안 회의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별도의 양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었는데요. G7의 일원인 일본이 공동성명을 발표한 데 대한 항의로 회담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경제 제재도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하죠?

기자) 네. 중국은 타이완에 건축자재나 철강재 제조에 쓰이는 천연모래 수출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또 빵과 과자류, 감귤류 등 과일, 냉장 갈치 등 일부 수산물 수입도 중단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자료사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유엔이 최근 발생한 교도소 포격 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올레니우카에 있는 교도소가 포격을 당해 수감돼 있던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53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유엔이 3일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엔이 왜 이 사건 조사에 나서는 거죠?

기자) 포격의 주체를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일 기자들에게 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사건을 조사할 진상조사단을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사무총장에게 사법적 조사 권한이 있나요?

기자) 없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자신이 범죄를 수사할 권한은 없지만 진상조사 임무를 수행할 권한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의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양국 정부에 그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정부의 주장이 서로 다르다고 했는데, 우크라이나의 주장부터 들어보죠.

기자) 네. 해당 교도소에는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마지막까지 항전하다 투항한 우크라이나 전쟁포로들이 주로 수감돼 있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이들에 대한 고문과 인권 유린, 전쟁범죄 등 불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교도소를 포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교도소는 도네츠크 일대 친러시아 반군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안에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동원해 교도소를 공격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주장대로라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인들을 공격했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에 투항하지 못하도록 우크라이나 정부가 일종의 자작극을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황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습니까?

기자) 전략 요충지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일대에서 한동안 수세에 밀렸던 러시아 군이 다시 반격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는 4일, 러시아 군이 크리비리흐 방향으로 진격할 공격대를 편성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는데요. 크리비리흐는 남부 자포리자에서 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철강산업 도시입니다.

진행자) 다른 전선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동부전선 공세도 이어가고 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4일, 동부의 여러 전략 요충지에서 러시아 군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독일의 전 총리가 평화 협상에 대해 언급한 게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요?

기자) 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 2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서서히 종전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거칠게 반응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영상 연설을 통해, 주요 유럽 국가의 전직 지도자가 러시아를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역겨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가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공격을 중단하고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장소인 오스트리아 빈 코부르크궁 앞에 이란 국기가 게양돼 있다.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장소인 오스트리아 빈 코부르크궁 앞에 이란 국기가 게양돼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미국과 이란 사이 협상이 재개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이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재개됐는데요. 유럽연합(EU)이 중재하는 협상을 위해 미국과 이란 대표가 빈으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란이 직접 협상하고 있지는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협상은 간접 협상입니다.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거부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EU 측 대표인 엔리케 모라 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이 알리 바게리 카니 이란 대표, 그리고 롭 말리 미국 대표 사이를 오가면서 협상을 중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란의 간접 협상은 지난 3월에 거의 타결에 근접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테러 조직 지정을 철회하는 문제를 두고 두 나라가 막판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지금까지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자국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 지정에서 빼라고 미국 측에 요구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EU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최근 타협안을 제시했는데요. 복원 협상을 중재하는 모라 EU 대표는 이 타협안이 이번 협상의 기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은 최근까지도 장외에서 상대방을 압박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제재로, 그리고 이란은 핵합의 조항 무력화로 상대방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에도 미국은 이란산 석유와 석유 화학제품 판매에 관여한 6개 기업을 제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반발해 이란은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기 시작했죠?

기자) 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의 제재에 대한 대응 조치로 수백 대의 신형 원심분리기에 가스를 주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는데요. 이란 원자력청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이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핵합의 복원 협상,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까?

기자) 네. 대부분 이번 협상에서 큰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재 이란 측은 협상 타결의 공이 미국 측에 있다고 했고요. 반면 미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큰 진전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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