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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당·피해자 유족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국제사회 통해 북한 책임 규명"


한국 여당 '국민의힘' 소속 하태경 의원 (자료사진)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 규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여당과 피해자 유족들은 유엔 등 국제사회 차원에서 북한 측 범죄행위의 책임을 규명하는 방안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당시 문재인 전임 정부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여부도 파헤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지난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국제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방안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 의원은 30일 서울에서 외신기자회견을 열어 유엔과 미국, EU 등 세 갈래로 이 문제를 국제 공론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는 지난 2020년 9월 북한 측 서해상에서 표류 중 북한 군에 의해 사살됐습니다. 북한 군은 이 씨의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문재인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 측에 공동조사 등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지금껏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 의원은 피해자 형이자 유족 대표인 이래진 씨 등과 오는 9월 미국에 갈 예정이라며, 의회 청문회와 대북 인권 제재 차원에서 미 국무부 측과의 회동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 의원은 또 미 연방법에 외국인이라도 북한을 상대로 민사배상 소송을 할 수 있도록 한 법적 절차(ATCA)가 있다며 이 사건에도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유엔 차원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질 수 있도록 유엔 사무총장과의 만남과 유엔 인권이사회를 상대로 한 진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U와도 이 사건을 대북 인권 제재 차원에서 논의하기 위해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기윤 변호사는 문재인 전임 정부가 사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문제 등을 유엔 차원에서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기윤 변호사] “저희들이 대한민국 국민이 죽을 때까지 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문재인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못 보게 비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유엔 초법적 처형 특별 보고관에게 서한을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유족 측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이대준 씨 피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해양경찰청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청와대 안보실과 해경이 각각 항소했습니다.

1심 법원은 청와대가 국가안보 관련 등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한 국가안보실 정보 중 북한 측의 실종자 해상 발견 경위, 군사분계선 인근 해상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 관련 정보 등을 유족이 열람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여당 측 태스크포스는 사건 당시 문재인 전임 정부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여부 등에 대해 파헤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태경 의원입니다.

[녹취: 하태경 의원] “해수부 공무원 사건은 사실상 국민생명 보호 의무를 저버린 사건이고 이대준 씨가 죽어갈 때 대한민국 정부가 방치를 했고 죽고 난 다음엔 2차 인격살인, 명예살인을 한 사건입니다.”

하 의원은 “핵심은 사건 발생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이대준 씨의 위치를 확인하고도 구조와 관련한 아무런 지시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해양경찰청과 국방부 통일부 외교부 등을 다 돌면서 어느 부처에도 구조 관련 지시가 없었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청와대가 이 씨에 대해 월북 몰이를 논의한 시점은 조사 결과 사건 이틀 후인 2020년 9월 23일부터 시작된 것 같다”며 “3차례에 걸친 청와대 관계부처 장관 회의에서 이 사건을 월북 쪽으로 몰아가자는 결론이 확정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 의원은 3차례 관계장관 회의에 모두 참석한 서훈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월북 몰이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하면서 그 근거로 “안보실에서 각 부처와 모든 재외공관에 월북 가능성을 담은 답변 지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비공개 회의와 국방부 미팅 등을 통해 7시간에 걸친 감청 내용을 종합 정리한 결과 이대준 씨는 북한 군이 발견한 직후 ‘살려달라’ ‘나는 한국에서 온 아무개다’라는 내용만 있었고 스스로 월북했다고 밝힌 발언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하 의원은 또한 서욱 당시 국방부 장관이 월북 정황 증거로 이 씨의 도박 빚과 정신공황 상태, 구명조끼 등을 제시했지만 "도박 빚을 두 배 이상 과장했고, 사후에 7명의 전문가 중 1명이 정신공황일 수 있다는 의견을 이야기한 것을 놓고 무리하게 사후조작한 성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업무상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구명조끼를 마치 월북 수단으로 쓴 것처럼 과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족 측은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피해자의 형인 이래진 씨는 “북한의 만행은 잔인하고 끔찍했다”며 “남북한 대치가 여전한 상황 속에서 비무장 민간인을 잔인하게 죽였고 지금까지 진상 규명이 안 됐으며 대한민국은 이 사건을 재조명하고 있지만 사건 당시 정부와 여당은 진실을 외면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이래진 씨]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와 저희 유가족에게 진상 규명의 시간과 절대적 약속을 해야 합니다.”

한편 사건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28일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뒤 연일 현 정부 여당이 이 사건을 정치공세에 활용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태스크포스 단장인 김병주 의원은 28일 첫 회의에서 “국방부와 해경이 사건 발생 당시 월북이었다고 판단한 입장을 번복하면서 새로운 정보나 정황은 제시하지 않았고 월북 의도가 없었다는 명확한 증거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29일엔 윤석열 새 정부가 월북 판단을 번복한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실 주도의 정치공세 프로젝트”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한국 해양경찰청과 국방부는 지난 16일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고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자진 월북’이라고 한 종전 중수사 결과를 뒤집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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