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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러시아 원유가 상한' 논의...러, 104년 만에 디폴트 


2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자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화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발언을 청취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2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자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화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발언을 청취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주요7개국(G7) 정상회의가 독일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G7 정상들은 국제 사회 도전에 맞서 단합을 강조하며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해 굵직한 계획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104년 만에 처음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처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보급으로 접종 첫해에 약 2천만 명을 살릴 수 있었다는 소식,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 확산을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로 선포하지 않기로 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26일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막했습니다. 2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G7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전 세계 경제 위기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등이 최우선 의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의 면면도 한 번 볼까요?

기자) 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등 G7 정상 7명이고요. 여기에 G7의 공식 일원은 아니지만 지난 1977년부터 매년 참석하고 있는 유럽연합(EU) 측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2차 세계대전 이래 유럽 최대 위기 상황을 맞아 국제 사회 주요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어떻게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우선 러시아 문제와 관련해, G7 정상들은 단합된 행동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우선 G7 국가들은 러시아산 금의 수입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첫날 (26일) 회의를 마치고 트위터에 이 소식을 먼저 알렸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금을 많이 생산합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금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로, 전 세계 금 생산의 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조처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는 전쟁 자금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관련해 또 어떤 방안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G7 정상들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에 상한선을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상한제 도입 자체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고요. 상한선을 얼마로 책정할지를 놓고 열띤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고 있는 유가를 잡기 위한 방법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제안은 미국이 처음 내놓은 건데요. 미국 등 서방의 원유 구매자들이 일종의 카르텔을 만들어 정해진 가격선을 넘는 원유는 사지 말자는 겁니다. 이는 러시아가 원유를 팔아 전쟁 자금을 충당하는 것을 억제하면서, 동시에 국제 원유 시장에서 러시아산 제품이 계속 유통되도록 함으로써 과도한 유가 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나라가 참여하는지가 관건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상한제를 도입하지 않은 다른 수입국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 비중이 큰 나라들이 참여하는 게 중요한데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상한제 도입이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은 EU 회원국들이 제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27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관련해 또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G7 정상들은 러시아산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연루된 수백 명의 개인과 기관에 대한 신규 제재도 검토하고 있는데요. 28일 폐막과 함께 관련 발표들이 나올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금 전쟁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G7 정상들은 어떤 의견을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G7 정상들은 첫날 실무회담을 세계 경제 상황을 논의하는 것으로 시작할 만큼 세계 경제는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화두가 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와 물가 상승이 주된 논의 대상이었고요. 세계 경제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는 저소득 국가들에 대한 투자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어떤 성과가 도출됐습니까?

기자) 네. G7 정상들은 향후 5년간 저소득 국가의 인프라 구축과 개선을 위해 총 6천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G7 정상들은 26일, 전 세계 인프라 격차를 줄이고 전 세계 경제 공급망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 출범을 발표했는데요. 대외경제정책인 ‘일대일로’를 앞세워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미국과 서방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때문에 여러 저소득 국가가 엄청난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대 저소득 국가의 철도, 항만 등 인프라 건설에 합작 투자하면서 막대한 돈을 빌려주고 있는데요. 하지만 점점 더 많은 가난한 나라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부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 경제협의체는 이들 나라가 더 빠르고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자금은 어떻게 충당하게 됩니까?

기자) 총 6천억 달러 가운데 2천억 달러는 미국이 맡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정부의 직접 지출이 아니라 공적 자금과 민간 자본에서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가난한 나라에 그냥 원조하거나 기부하는 게 아니라 투자라고 강조하면서, 모두에게 성과가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G7 정상회의 반대 시위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회의가 열리는 엘마우성 주변은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는데요.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과 뮌헨 등지에서는 26일 시위자 수백 명이 G7 반대, 세계화 반대, 환경 보호 등을 주장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일부 시위자는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 청사 전경. (자료사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 청사 전경.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디폴트 사태를 맞았다고요?

기자) 우크라이나의 침공에 대한 서방의 각종 금융 제재로 러시아가 26일, 외화 표시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100여 년 만에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처했습니다. 러시아의 디폴트 사태는 1918년 볼셰비키 혁명 세력이 러시아 제국의 부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지급을 거부한 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지급해야 할 돈은 얼마였습니까?

기자) 미화로 약 1억 달러입니다. 원래 지급일은 지난달 27일이었는데요. 30일의 유예 기간이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26일까지 미국 달러나 유로화로 표시된 채권 이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이날까지 납입되지 않은 게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1억 달러라면 정부 살림으로서는 극히 적은 돈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전쟁 후에도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로 자금 여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현재 러시아는 서방의 강력한 금융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은 러시아 재무부, 중앙은행 등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국제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 접근도 제한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러시아는 해외에 보유한 외환 접근이 힘든 상태고요. 해외 채무를 변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유예 기간도 넘긴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외화 접근이 힘들어지자 자국의 화폐인 루블화로 변제하겠다고 맞섰는데요. 하지만 채권자들은 당초 계약과 다르다며 수용할 수 없다고 버텨왔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 1억 달러 채권 이자에 대해서도 이미 국제 예탁 결제 회사에 대금을 보냈다며 상환 의무를 지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예 기간까지 지키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간주하는 거죠?

기자) 네. 하지만 러시아가 스스로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고요. 또 현재 서방의 제재로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러시아의 국채를 평가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선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한다고 러시아 국영방송이 26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후 푸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해외 순방에 나서는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둘 다 중앙아시아에 있는 나라들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 모두 구소련 국가들이기도 합니다. 푸틴 대통령은 타지키스탄 수도 듀산베에서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과 회담하고요. 이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동해 29일 열리는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카스피해 연안국은 어떤 나라들입니까?

기자) 러시아를 비롯해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젠, 카자흐스탄, 이란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의를 마치고 벨라루스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만나고요. 이어 귀국 후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매우 바쁜 행보를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주요7개국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등 서방의 연대 움직임에 맞서 구소련 국가 등 동맹과 우호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최근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함께, 서방에 맞서 독자적인 경제권 형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우크라이나 전황 간단히 짚어주시죠.

기자) 러시아군이 2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리시찬스크에 대한 폭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25일, 리시찬스크의 쌍둥이 도시로 알려진 세베로도네츠크와 주변 지역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선언했는데요.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시크 주지사는 리시찬스크는 지금 재앙적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리시찬스크까지 함락하면 동부 루한시크주는 사실상 러시아에 넘어가게 됩니다.

지난 2020년 12월 영국의 90세 매기 키넌 할머니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을 맞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20년 12월 영국의 90세 매기 키넌 할머니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을 맞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으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이 지난주 의학 전문지 '랜싯 감염병'에 발표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인데요. 보고서는 코로나 백신 보급으로 백신 접종 첫해에 1천 980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백신 접종 첫해라면 구체적으로 기간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지난 2020년 12월 8일부터 2021년 12월 8일 사이를 말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지난 2020년 12월 8일 당시 90세였던 영국의 매기 키넌 할머니가 처음으로 맞았는데요. 이후 12개월 동안 43억 명 이상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 받았습니다.

진행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이 없었다면 해당 기간에 약 2천만 명이 추가로 사망할 수도 있었다는 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백신이 없었다면 총 3천140만 명이 사망할 수 있었는데요. 백신 보급으로 이를 63%나 줄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임페리얼칼리지의 올리버 왓슨 박사는 “코로나 백신이 없었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재앙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코로나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의 목숨을 살리면서 코로나 대유행의 경로를 실제로 바꿨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연구는 어떤 자료를 근거로 한 겁니까?

기자) 네. 전 세계 185개 지역에서 집계된 코로나 사망자 공식 통계와 함께 해당 지역의 초과 사망자 수를 반영했습니다. 한편 연구진은 중국 같은 경우 거대한 인구와 불명확한 통계 탓에 이번 집계에서 제외했습니다.

진행자) 지역별로는 백신 접종으로 얼마나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인도에서 420만 명, 미국 190만 명, 브라질 100만 명 프랑스 약 63만 명, 그리고 영국 약 50만 명 등입니다. 임페리얼칼리지의 왓슨 박사는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가 백신을 제공한 지역에서 약 750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백신 공급이 더 원활하게 이뤄졌더라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2021년 말까지 세계보건기구(WHO)가 목표로 했던 40% 접종 목표를 달성했더라면 60만 명의 인명을 추가로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여러 가지 이유로 WHO는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신 생산량 부족, 그리고 선진국의 백신 사재기 등이 이유로 지적됐습니다.

진행자) 백신 공급이 지역별로 불균형하다는 지적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봐도 이런 경향을 잘 알 수 있는데요. 백신으로 구한 2천만 명 가운데 고소득, 중위 소득 국가에서 구한 인명의 수가 1천200만 명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만약 백신이 더 많은 지역에 더 빨리 보급되고 전 세계적으로 접종률을 높일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 진단 튜브. (자료화면)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 진단 튜브. (자료화면)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들이 계속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관련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확산에 대해 현시점에서는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WHO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난주 긴급회의를 열고 사태를 논의했는데요. 다수의 국가에서 원숭이두창이 발견되는 것은 우려할 일이지만, 현 상황이 국제 공중비상사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진행자) WHO가 어떤 경우에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를 선포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질병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다른 나라의 공중보건을 위협하고, 신속한 국제적인 협조와 대응을 요할 때 선포합니다.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는 전염병 확산뿐만 아니라 생화학 위협 같은 경우도 해당하는데요. WHO의 최고 수준 경보입니다.

진행자) WHO가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를 선포한 경우도 있습니까?

기자) 네. 2009년 조류독감이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도 비상사태를 선포했고요. 2014년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를 휩쓸었던 에볼라바이러스나 2016년 브라질 올림픽을 앞두고 지카바이러스가 확산했을 때도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가 내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WHO는 현재 원숭이두창 확산세는 비상사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원숭이두창이 새로운 국가와 지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면서, 진화하고 있는 보건 위협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긴급위원회를 재소집해 다시 상황을 평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원숭이두창이 원래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풍토병으로 알려져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을 시작으로 미주 대륙 등 아프리카 외 지역에서도 발견되면서 각국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WHO에 따르면 감염 사례의 80% 이상이 유럽에서 발생했는데요. 하지만 동지중해와 서태평양 지역에 이어 최근에는 아시아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지난주 의심 사례가 2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프리카 외의 지역에서 확인된 건수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50여 개국에서 3천200건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요. 1명이 사망했습니다. 반면 아프리카 국가인 콩고민주공화국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카메룬에서는 올해만도 약 1천500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고, 약 70명이 사망했다고 WHO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어떻게 전파되는 겁니까?

기자) 주로 감염된 사람의 혈액이나 체액, 피부, 점막, 병변 등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되고요. 병변이 묻은 침구류 등 간접 접촉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성관계를 통해 감염될 수도 있는데요. 영국 등 유럽에서 확인된 일부 사례는 동성 간 성관계를 한 남성들에게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습니까?

기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백신은 아직 없고요. 원숭이두창이 천연두와 같은 과에 속하기 때문에, 기존의 천연두 백신을 접종할 경우 약 85%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원숭이두창 감염자에게 직접 투여하는 치료제는 따로 없고, 증세에 따라 대응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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