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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 개막...사우디-터키 '새로운 협력 시대' 다짐 


23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현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프랑스 대통령과 샤를 미셸(왼쪽)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환담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23일과 24일 이틀 일정으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됩니다. EU 27개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후보국 지위 부여를 공식 승인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4년 만에 터키를 방문해 양국 간의 새로운 협력 시대를 선언했습니다. 이란 정부가 올해 1분기에 100명 이상을 사형에 처했다고 유엔이 발표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이 23일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EU 정상회의의 가장 큰 사안 가운데 하나는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지위 부여 문제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의 후보국 자격을 공식 승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정상들은 회의 첫날인 23일, 우크라이나를 EU 후보국으로 공식 승인했습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알리면서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을 향해 중요한 일보를 내딛는 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미래는 함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후보국 지위 부여도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EU의 주축인 독일과 프랑스가 그동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난기류를 만났는데요. 지난 16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현지에서 합류한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후보국 지위 부여를 지지한다고 발표하면서 동력을 얻었습니다. 루마니아도 EU 회원국입니다.

진행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낙관적으로 전망했었다고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22일) 밤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후보국 지위를 얻을 거라고 낙관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까지 11개 회원국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눴으며 더 전화할 것이라면서, 27개 회원국 모두 우크라이나의 후보국 지위 부여를 지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EU 지도부가 우크라이나에 후보국 지위를 부여할 것을 회원국들에 권고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EU 후보국 자격을 부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당초 구소련 국가인 조지아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다음 달인 지난 3월, EU 가입을 신청했는데요. 조지아는 집행위의 권고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후보국 자격을 부여 받기까지도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가입을 희망하는 나라는 자국의 사회 제도나 경제 구조, 인권과 법치 등이 EU의 평가 기준에 부합하는지, EU의 질문서에 세밀하게 답변해야 하는데요. 수천 개의 문항으로 이뤄진 질문서를 작성 ∙ 제출하면 그제서야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지 여부를 검토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 차례의 심의를 거쳐 전체 표결에 부쳐지는데요. 통상 이 과정이 몇 년씩 걸린다고 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매우 빠르게 진행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만인 2월 28일, EU 가입을 신청했는데요. EU 지도부는 지체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입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고요. 신청부터 표결까지 불과 4개월 걸린 셈입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에서 또 어떤 것이 주요 의제로 다뤄집니까?

기자) 네. EU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세계 식량 위기 문제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인도주의적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합니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논의하는데요. EU 집행위는 금과 관련된 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전황 전해 주시죠.

기자) 러시아군이 22일, 우크라이나 남부 주요 수출항의 하나인 므콜라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므콜라이우 시장은 연료와 윤활유 등을 보관하던 민간기업 2곳이 미사일에 맞았으며 도시 거의 대부분이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고 전했는데요. 캐나다 곡물 기업인 ‘비테라(Viterra)’와 미국 기업 ‘번지(Bunge)’는 므콜라이우에 있는 자사의 곡물 터미널이 미사일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선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에 계속 화력을 집중하면서 조만간 루한시크주를 완전 점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시크 주지사는 22일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 주변 3개 마을을 추가 점령했다고 밝혔습니다. 리시찬스크는 세베로도네츠크와 강을 사이에 두고 있어 쌍둥이 마을로 불리기도 하는 곳인데요.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의 폭격이 계속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도시를 방어하는 게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모하마드 빈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2일 앙카라에서 회동하고 있다.
모하마드 빈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2일 앙카라에서 회동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터키를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로 알려진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22일 터키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모하마드 왕세자가 터키를 방문한 건 지난 2018년 자말 카쇼기 씨 피살 사건 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거의 4년간 양국의 관계를 경색시킨 중요한 사건인 만큼, 일단 자말 카쇼기 씨 사건이 어떤 건지 잠시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카쇼기 씨는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이었던 반체제 언론인입니다. 피살 당시 미국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었는데요. 2018년 10월, 결혼 관련 서류 때문에 터키인 약혼녀와 함께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찾았다가 살해됐습니다. 터키 정부는 사우디 최고위급이 개입하지 않고서는 가능한 사건이 아니라며 사실상 모하마드 왕세자를 지목했는데요. 사우디 정부는 일부 맹목적인 충성파 측근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후 양국 관계는 계속 나빠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는 자체 수사를 통해 파장을 축소하려고 했지만, 터키는 계속해서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며 사우디를 압박했고요. 용의자들에 대한 궐석 재판을 진행하며 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4년 만에 양국 관계에 해빙 기류가 흐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 정부는 이날 모하마드 왕세자를 극진히 예우하며 의장대 사열을 포함해 성대한 환영식을 베풀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모하마드 왕세자는 회담 후 공동 성명을 내고, 두 나라가 이제 새로운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의 관계 복원 의지를 보여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두 사람이 에너지, 안보, 금융 분야에 대한 협력과 교역, 투자 확대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는데요. 그와 관련해, 터키 고위 관리는 두 나라가 무역, 항공, TV 방영물 등에 대한 규제를 없애고, 상호 비방적 보도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이번에 처음 만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지난 4월 에르도안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해 모하마드 왕세자와 만났습니다. 사실 현재 터키가 양국의 관계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터키는 지난 4월 카쇼기 씨 사건에 대한 재판도 사우디로 이관한다고 발표하는 등 꾸준히 관계 개선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진행자) 터키가 더 적극적인 이유가 뭔가요?

기자) 현재 터키는 최악의 물가상승과 리라화 가치 하락으로 극심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터키는 내년 6월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데요. 궁지에 몰린 에르도안 대통령이 돌파구로서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의 산유국으로 중동의 부유국입니다.

진행자) 양국의 이런 움직임에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일각에서는 정치, 경제적 이유로 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살해된 카쇼기 씨의 약혼녀 하티제 젠기스 씨는 모하마드 왕세자가 해외 순방을 다니고 정당성을 얻는다 해도 살인자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란 특수경찰대원이 교수형 집행 전 밧줄을 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란 특수경찰대원이 교수형 집행 전 밧줄을 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란의 사형 집행 실태에 관한 유엔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유엔이 21일, 이란의 올해 1분기 사형 집행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명의로 나온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란의 사형 집행 건수는 100건이 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간, 100명 넘게 사형에 처해졌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사무소 부대표가 21일, 유엔 인권이사회(UNHRC)에 출석해 관련 보고서에 관해 설명했는데요. 나시프 부대표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적어도 105명이 처형됐으며, 그들 가운데 대부분은 소수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년도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나시프 부대표에 따르면 지난해는 적어도 310명이 사형에 처해졌는데요. 이 가운데 적어도 14명은 여성이었고요. 그 전해인 2020년에는 260명이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진행자) 사형 집행 건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마약 관련 범죄 등, 통상 중형으로 다뤄지지 않는 가벼운 범죄에 대한 사형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는데요. 나시프 부대표는 3월에만도 마약 관련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52명이 처형을 위해 시라즈 교도소로 이송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또 주목할 만한 것으로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자) 네. 나시프 부대표는 또 이란에서 청소년에 대한 사형 선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나시프 부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적어도 2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고, 85명 넘는 소년범이 지금 사형수로 복역 중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80명 넘는 청소년이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시프 부대표는 미성년자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이란 대법원이 지난 2월, 소년범으로 선고를 받고 18년간 수형 생활을 해온 한 사형수에 대해 사형 집행을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나시프 부대표가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나시프 부대표는 또 이란에서 인권 침해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시프 부대표는 이란 정부가 지난해 발생한 일련의 반정부 시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공권력을 남용하며 인권 침해가 속출했다고 비판했는데요. 그러면서 지난 4월과 5월에도 교사와 법조인, 노동계 인사, 예술인, 학자 등 적어도 55명이 시위 도중 체포됐다면서, 이들 중 대부분은 국가 안보를 해쳤다는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이 유엔 보고서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악의적이고 편향됐다고 반발했습니다. 메흐디 알리 아바디 주제네바 이란 대표부 부대표는 이란에 오명을 씌우기 위한 서방의 악랄한 의도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고귀한 인권을 정치적 도구로 격하하는 것은 끔찍하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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