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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푸틴 측근·요트·항공기 등 무더기 제재...덴마크 'EU 공동방위 합류' 국민투표 가결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을 비롯한 러시아인 10여 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가 발표한 추가 제재 대상에는 푸틴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첼리스트이자 사업가 세르게이 롤두긴이 포함됐습니다.

롤두긴은 푸틴 대통령의 해외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는 밝혔습니다.

롤두긴은 사상 최대의 조세 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도 등장했던 인물이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금융 비리 조사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최소 5개의 해외법인을 소유하고 있으며, 모스크바 로시야은행에 자산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ICIJ 최근 조사에 따르면 롤두긴은 은행과 역외 회사 70곳을 통해 최소 20억 달러를 돈세탁하는데 책임이 있습니다.

국제 금융범죄 네트워크인 '트로이카 돈세탁'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조달했고, 6천9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습니다.

■ 요트·항공기 등 사치 재산 대거 제재

미국 정부의 이번 추가 제재에는 러시아 국영 항공기 제작사 '유나이티드 에어크래프트 코퍼레이션(UAC)'의 유리 슬류사르 최고경영자(CEO) 함께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 등 정부 당국자도 들어갔습니다.

또한 모나코 기반의 요트 판매 중개회사 '임페리얼 요트’, 그리고 푸틴 대통령과 연계됐거나 제재 대상인 러시아 회사 소유 요트 4대, 일부 항공기도 제재 목록에 올랐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추가 제재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 소유의 요트와 항공기 여러 대" 등에 초점을 둔 것을 강조하면서 "러시아 유명 엘리트들과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일하는 '명품 자산관리 회사와 서비스 기업'들이 관리하는 사치 재산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 정부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이 '제3자'를 통해 호화 재산을 빼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외곽 인사들과 소유물도 제재해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푸틴 대통령의 가족, 직접 소통하는 최측근 그룹, 그리고 러시아 정부 핵심 당국자들은 이미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있습니다.

푸틴 대통령 본인도 제재 대상입니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은 이날(2일) 보도자료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들의 치부에 기여한 부패 시스템을 계속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도로 미 상무부는 러시아 군이 핵심 기술을 수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71개 기관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 덴마크, EU 공동방위 합류

북유럽 국가 덴마크가 유럽연합(EU) 공동방위 정책에 합류합니다.

30년 간 유지해온 예외 권리를 포기하는 안이 1일 국민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로 가결됐습니다.

이날 EU의 공동방위 예외 권리 포기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는 덴마크 국민투표 사상 가장 많은 66.9%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반대는 33.1%에 머물렀습니다.

투표율도 국민투표로서는 높은 수준인 65.8%에 이르렀습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덴마크가 아주 중요한 신호를 보냈다"고 밝히고 "자유 국가를 침략하고 유럽의 안정을 위협할 때 우리가 단결한다는 것을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덴마크는 EU의 방위정책 토의와 합동 군사훈련 등에 참여하게 됩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결정 덕분에 EU와 덴마크 국민이 모두 더 안전하고 강해질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세상은 달라졌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벨기에 브뤼셀 특별정상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벨기에 브뤼셀 특별정상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오늘(1일) 덴마크 국민이 보낸 안보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환영한다"고 밝히고 "EU와 덴마크가 이번 결정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 유럽 안보 지형 변화

덴마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 회원국이지만, EU의 공동방위 정책에는 지난 30년동안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EU의 방위·안보 정책에 협력하지 않을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덴마크는 1949년 나토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했으나, 소련의 압박 때문에 1950년대 이후 외국군이나 핵무기를 자국 영토 내에 두지 않았습니다.

또한 EU 합동 군사 작전이나 EU 역내 군사력 증강 협력에도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원칙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된 올해 초 깨졌습니다.

발트해 일대 긴장감이 높아지자, 덴마크 정부는 미군이 영토 내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습니다.

앞서 중립 노선과 군사적 비동맹주의를 지켜오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지난달 18일,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낸 바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전역에 안보 위기가 고조됐기 때문입니다.

유럽 주요 매체들은 유럽 안보 지형의 큰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덴마크의 이번 국민투표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기로 선택한 지 불과 2주 만에 이뤄졌다"고 주목하면서 "북유럽 지역 안보 협정의 가장 큰 변화"라고 논평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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