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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석탄 취급 송림항에 선박 입출항 활발…환적 의심 장면 추가 포착


북한 송림항의 모습. 자료=CNES, Airbus / Google Earth
북한 송림항의 모습. 자료=CNES, Airbus / Google Earth

북한의 대표적 석탄 항구인 송림항에 이달 들어 대형 선박 8척이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광물 취급 항구에서도 북한 선박들이 발견되고, 북한 서해에선 선박 간 환적 정황이 또다시 포착되는 등 의심스러운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석탄 취급 항구인 송림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6일 자 위성사진에 대형 선박 2척이 보입니다.

크기가 각각 120m와 95m인 이들 선박은 석탄 선적 시설이 있는 송림항의 부두 2곳에 각각 정박 중입니다.

26일 북한 석탄 취급 항구인 송림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선박 2척(원 안)이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26일 북한 석탄 취급 항구인 송림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선박 2척(원 안)이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전날인 25일까지만 해도 이 자리에 없던 120m 선박은 이날 막 도착한 듯 적재함 덮개가 덮인 상태지만, 95m 선박은 작업이 한창인 듯 열려 있는 적재함 속에 석탄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물체가 가득합니다.

북한 서해와 연결된 대동강변에 위치한 송림항은 북한 남포와 함께 북한의 석탄을 취급하는 항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항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탄광에서 채굴된 석탄이 이곳으로 옮겨진 뒤 다시 선박에 실리는 장면이 자주 관측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다수의 화물선이 송림항을 계속 드나든 모습이 포착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VOA가 5월 한 달간 송림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이 기간 동안 이곳에 입항한 선박은 모두 8척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구름에 가려 선박 등을 식별할 수 없던 날이 모두 10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8척보다 더 많은 선박이 드나들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다른 석탄 취급 항구인 남포항의 경우 5월 한 달 입항한 선박이 단 2척에 불과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이전에는 주로 남포에서 더 많은 석탄 선적 작업이 관측됐지만 5월을 포함해 최근 몇 달 동안 이런 장면이 송림항에서 더 활발하게 포착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석탄을 포함한 북한의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한 상태입니다.

물론 석탄 취급 항구를 입출항하는 선박 숫자만으로 북한이 제재를 위반했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과 민간 연구기관 등은 석탄 항구에서 포착된 선박이 이후 중국 근해 등으로 이동해 불법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석탄을 하역하는 사례를 지적하는 등 석탄 항구에서의 움직임을 제재 위반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특히 전문가패널은 올해 연례보고서에서 송림항 인근의 대안강에서 석탄을 선적한 채 대기하던 화물선들이 이후 중국 저우산 인근 해역으로 석탄을 운송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엔 회원국 1곳의 분석을 인용해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북한이 64차례에 걸쳐 55만 2천 400t에 달하는 석탄을 중국 근해와 항구로 운송했다고 전했습니다.

송림항과 남포항 등 북한의 석탄 항구들은 지난 2017년 안보리가 석탄 금수조치를 시행한 이후 2018년까지 한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2019년부터 다시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선박들의 수상한 움직임은 중국 해역에서도 포착됐습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북한 선박인 ‘태원산’호와 ‘금수1’호는 현지 시각 30일 현재 중국 룽커우 항 인근 해역에 대기 중입니다.

중국 룽커우 항 인근에 북한 선박 '태원산'호가 대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MarineTraffic
중국 룽커우 항 인근에 북한 선박 '태원산'호가 대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MarineTraffic

룽커우 항이 석탄을 비롯한 광물을 주로 취급하고 또 과거 북한이 이곳으로 석탄을 옮긴 사례가 있어 의구심은 더 커집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서해에선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27일과 28일 북한 서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크기가 각각 100m와 80m인 선박이 같은 방향을 향한 채 접선 중인 장면이 나타나 있습니다.

북한 서해에서 발견된 선박 간 환적 의심 장면. 선박 2척이 맞댄 모습이 확인된다. 자료=Planet Labs
북한 서해에서 발견된 선박 간 환적 의심 장면. 선박 2척이 맞댄 모습이 확인된다. 자료=Planet Labs

주변 다른 선박들 모두 서로 먼 거리를 유지하는 반면, 유독 이들 선박 2척은 초근접 상태였습니다. 과거 유엔 등이 지적한 전형적인 불법 선박 간 환적 형태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가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의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를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했습니다.

이후 VOA는 지난달부터 이 일대에서 최소 8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사례를 보도하는 등 최근 이 일대에서 선박끼리 맞닿는 경우가 자주 포착되고 있습니다.

선박 업계 관계자는 VOA에 “일반적으로 배의 소유주(선주)들은 상호 접촉에 따르는 배의 손상 때문에 선박 간 환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 해역에서 포착된 이번 사례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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