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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유엔 부대사, ‘중∙러 거부권 행사’ 비판…각국도 유감, 개탄 목소리


11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개회의가 열렸다.
11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개회의가 열렸다.

유엔주재 미국 부대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추가제재 결의안 채택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과거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제재 강화에 동의했던 전례에서 벗어난 행보라고 비판했습니다. 세계 각국도 대북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깊은 유감과 개탄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프리 프레스콧 주유엔 미국 부대사는 26일 “불법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북한에 책임을 부과하려 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프레스콧 부대사는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러한 조치가 예상과 일치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이 문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집단 행동 전례들로부터 크게 벗어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프레스콧 부대사] “Today, China and Russia vetoed a UNSC resolution to hold North Korea accountable for its unlawful launches of ICBMs. You might think this is expected – but it's actually a sharp departure from the Council's track record of collective action on this issue. Let me explain. In 2016 and 2017, the Council unanimously responded to North Korean provocations with resolutions that condemned and sanctioned their actions.”

프레스콧 부대사는 “2016년과 2017년에 안보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결의안들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고 제재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안보리는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결의 2270호를 채택했고, 같은 해 5차 핵실험 때 결의 2321호를 채택했습니다.

2017년에는 북한이 두 번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하자 결의 2371호를 통과시켰고, 6차 핵실험에 대응해 2375호를, ICBM 화성-15형 발사에 대응해 2397호를 채택했습니다. 모두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프레스콧 부대사는 “올해 북한의 다수의 ICBM 발사 이후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또 다른 결의안을 위해 초안을 회람시켰다”고 밝혔습니다.

[프레스콧 부대사] “So after North Korea's numerous ICBM launches this year, USUN began circulating a draft of another resolution. We tried to make this an inclusive and flexible process, but China and Russia refused to engage on the text. This stonewalling stands in stark violation of the Council's 2017 pledge to impose further restrictions in the event of another North Korean ICBM launch.”

이어 “우리는 다른 국가들을 포함시키고 유연하게 진행하고자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문안 협의에 관여하길 거부했다”며 “이 같은 의사 진행 방해는 북한이 또 다른 ICBM 발사에 나설 경우 추가 제한을 가하자는 안보리의 2017년 공약을 완전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17년 채택된 결의 2397호는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대북 유류 공급 제재 강화를 자동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유류 트리거’ 조항을 담고 있습니다.

[프레스콧 부대사] “So what's changed? What's changed is that – time and time again – we're seeing permanent members fail to do their job. And as a result, this Council is unable to fulfill its responsibility to maintain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Today's vote means North Korea will feel more free to take further escalatory actions. But we can't resign ourselves to this fate – that would be far too dangerous. We will continue to work with all countries willing to strengthen the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regime.”

프레스콧 부대사는 “과거와 달라진 점은 몇 번이고 계속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자신의 역할을 이행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 결과 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레스콧 부대사는 “이번 부결로 북한은 더욱 마음 놓고 긴장을 고조하는 추가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이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제 비확산 체제를 강화하려는 모든 국가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각국 “중국∙러시아 거부권 행사에 깊은 유감…안보리 인질 잡았다”

한편 세계 각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데 대해 깊은 유감과 비난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유엔대표부는 26일 트위터에 “북한의 불법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안보리 제재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13개 다른 이사국들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이 위협에 대응해 행동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주를 비롯해 북한의 ICBM 시험 재개는 심각한 긴장 고조”라면서 “유엔 안보리가 제재를 가하고 책임을 다할 것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두 개 회원국이 안보리를 침묵시킨 것은 북한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드 리비에르 유엔주재 대사는 트위터에 “오늘 안보리는 이 중대한 위기와 도전에 맞서는데 실패했다”며 “거부권은 북한 정권을 보호하고 북한이 더욱 (무기를) 확산하도록 백지수표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프랑스는 안보리가 행동에 나서고 다시 단결하도록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들도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비난했습니다.

페리트 호자 유엔주재 알바니아 대사는 27일 트위터에 “언제 2개국이 13개국의 의견을 무효로 하는가?”라며 “불행히도 어제 일어났던 일과 같이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가 인질 잡혔을 때 그렇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계속된 도발, 군사화, 확산 정책을 규탄하는 결의안에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주재 알바니아 대표부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북한 정권의 대량살상무기와 확산 정책이 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을 규탄하는 문서에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안보리는 국제법과 안보리 결의 위반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비상임이사국인 노르웨이도 “유엔주재 노르웨이 대표부는 거부권 행사로 인해 안보리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 유감을 표한다”며 “안보와 인도주의 상황에 위기를 고조시키는 심각한 행동에 필요한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노르웨이 대표부는 “북한의 현재 행보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할 뿐 아니라 자국민의 이미 대단히 심각한 경제적, 인도주의적, 인권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비상임이사국인 케냐도 유엔대표부 트위터를 통해 결의안 채택에 찬성했다고 밝히며 “아무리 멀리서 일어나는 갈등 고조 상황도 케냐 국민들의 발전과 안보에 직접적인 해를 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안보리 이사국이 아닌 주요 국가들도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비난했습니다.

유엔주재 캐나다 대표부는 “북한이 의무를 이행하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해체하는데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가장 최근의 대북 안보리 결의안에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실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주재 덴마크 대표부는 “러시아와 중국이 안보리 대북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2022년 북한의 전례 없는 수의 ICBM 발사들은 다수의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제재 강화 등 강력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주재 리히텐슈타인 대표부도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에서 대북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개탄한다”며 유엔 총회가 거부권 결의안에 따라 이 문제를 이어 받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리히텐슈타인 주도로 지난 4월 26일 유엔 193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은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유엔총회에서 해당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이도록 했습니다.

유엔총회는 다음 달 8일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한 본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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