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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폴란드∙불가리아 가스 공급 중단...수치 전 미얀마 고문 징역 5년 추가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세이 밀레르 '가즈프롬' 최고경영자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세이 밀레르 '가즈프롬' 최고경영자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미얀마 군부 특별 법원이 아웅산 수치 전 국가 고문의 부패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전 세계 군사비 지출 규모가 지난해 기록적 수준을 보였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이 27일,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해오던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즈프롬이 두 나라에 천연가스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월부터 천연가스 대금을 러시아 루블화로 받겠다고 말하면서, 이를 지키지 않는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나라에 대해서는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가즈프롬은 이들 두 나라의 4월 결제분을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는 러시아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가즈프롬 발표에 앞서 양국 관리들은 러시아로부터 27일부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는데요. 두 나라 모두 가즈프롬이 오랫동안 해온 공급 계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가즈프롬이 어떤 계약을 위반했다는 건가요?

기자) 가즈프롬이 일방적으로 결제 방식을 바꾼 게 계약 위반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들 국가가 가즈프롬과 맺은 공급 계약서에는 유로화 또는 달러로 대금 결제를 하기로 돼 있는데,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루블화 결제라는 새로운 지급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 나라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제 에너지가 정치, 경제 무기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유럽 나라들도 비슷한 사정일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3일, 회원국 에너지 기업들이 러시아에 대금을 지급할 때, EU의 제재 범위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즉, 유로나 달러로 대금을 지급하기로 계약을 맺은 기업은 러시아 요구에 응해서는 안 되며, 응하는 것은 EU 제재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폴란드와 불가리아는 모두 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구소련 국가들이기도 한데요. 러시아가 제일 먼저 이 두 나라를 첫 대상으로 삼은 것은 나머지 유럽 국가들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폴란드는 이번 전쟁에서 특히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는 전쟁이 시작되면서 몰려드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폴란드 정부는 이번 주에도 탱크 형태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발표했고요. 26일에는 50명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신흥 재벌)들과 가즈프롬을 포함한 기업들을 제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불가리아와 러시아 관계는 어떤가요?

기자) 불가리아는 한 때 러시아와 매우 가까운 우방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출범한 키릴 페트코프 총리 정부는 여러 분야에서 러시아와 관계를 멀리하고 있습니다. 불가리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제공했지만 군사 원조는 주저해왔는데요. 페트코프 총리를 비롯한 불가리아 정부 고위 인사들이 27일 우크라이나에서 추가 지원 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폴란드는 45%~50%, 불가리아는 약 90%를 가즈프롬이 공급하는 에너지에 의존해왔습니다. 폴란드는 그동안 러시아 시베리아 거대한 가스전에서 출발해 폴란드를 거쳐, 독일과 다른 유럽 나라들로 이어지는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아왔고요. 불가리아는 러시아에서 터키를 거치는 ‘투르크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모두 러시아산 에너지가 전체 소비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양국 정부는 어떤 대응책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폴란드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 정부는 현재 가스 비축분이 76%에 달하기 때문에 소비자 필요에 따라 공급할 수 있다면서 다른 대체 공급로를 계속 찾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불가리아는 터키와 그리스를 통해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독일은 EU의 중심축이면서 동시에 유럽 최대 러시아 에너지 수입국인데요. 독일은 지금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독일 정부는 앞으로 며칠 안에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길 원하고 있다고 이번 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독일은 궁극적으로 공급 다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중단을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동맹국들의 단결을 깨뜨리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계속 유럽 국가들에게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을 촉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하루에 수억 달러씩 제공하는 에너지 결제 대금이 러시아의 전쟁 비용으로 충당되고 있다면서, 유럽 국가들에게 에너지 수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해왔습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러시아의 가스 협박이 시작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 고문 (자료사진)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 고문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보겠습니다. 아웅산 수치 전 국가 고문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군사 법원이 27일,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 고문에게 추가로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미얀마 법원은 이날, 수치 전 국가 고문의 부패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수치 전 국가 고문은 앞서도 징역형을 선고 받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 통신법 위반과 코로나 방역 관련 재난 관리 위반 등의 혐의가 인정돼 총 6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요. 이번에 5년 형량이 추가되면서 11년으로 형량이 늘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가 수치 전 고문에게 적용한 혐의가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적어도 18개 이상의 범죄 혐의로 기소돼 있습니다. 그 가운데 부패 관련 혐의 만도 11개에 달하는데요. 이번 5년 징역형은 11개 부패 관련 혐의 가운데 첫 번째 판결입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재판이 계속되면 형량도 계속 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치 전 고문에게 제기된 혐의들이 유죄로 인정되면 거의 190년의 형기를 마쳐야 합니다. 이는 사실상 노벨상 수상자이자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인 수치 전 고문의 정치 복귀를 끊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사실상 무기징역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웅산 수치 전 고문의 나이가 지금 76세니까 종신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수치 전 고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수치 전 고문은 지금 어느 곳에 수감돼 있습니까?

기자) 수치 전 고문은 일반 교도소에 수감되지 않고 모처에서 가택 연금 형태로 있었는데요. 향후 교도소로 이송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미얀마 군부 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은 수치 전 고문이 앞서 형량에 대해서는 계속 연금 상태로 지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수치 전 고문은 이번 판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항소할 뜻을 밝혔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수치 전 고문은 판결에 앞서 진행된 심리에 모두 참석했는데요. 수치 전 고문은 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수치 전 고문의 재판 절차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심리 과정은 물론 판결까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날 네피도 특별 군사 법정 판사도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즉각 판결을 내렸으며, 아무런 추가 설명도 없었다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게 벌써 1년이 넘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 1일,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주축으로 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윈 민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문민 정부를 전복했습니다. 이후 군부는 군사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을 무차별 유혈 진압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있는데요.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는 지금까지 약 1천 800명이 사망하고 1만 3천 명 이상 체포 ∙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호이-35 전투기들이 러시아 랴잔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수호이-35 전투기들이 러시아 랴잔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 지출 규모가 기록적 수준을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25일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이 2조 1천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전 세계 군사비가 2조 달러를 넘어선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전 세계 군사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7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잡히지 않고, 공급망 교란 등 전 세계적으로 여러 경제 악화 요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군사비는 전년도보다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주요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 규모를 짚어보죠. 먼저 미국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은 지난해 8천10억 달러로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압도적으로 군사비 지출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군비를 증강하는 추세와는 달리 이는 오히려 전년보다 1.4% 줄인 겁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와 지금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어떤가요?

기자) 러시아의 군비 지출은 지난해 2.9% 늘었습니다. 러시아는 3년째 계속 군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으로 보면 4.1%에 달합니다. 이는 세계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라고 디에고 로페스 다 실바 SIPRI 수석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다 실바 연구원은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집중시키면서 지난해 연말 군비 지출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의 군비 지출 동향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래 군사비가 70% 이상 급증했는데요. 지난해는 8% 감소해 59억 달러의 군비를 지출했습니다. 그래도 이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GDP의 3.2%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진행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나토 회원국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압박 속에 국방비를 GDP 대비 2%까지 늘리겠다고 다짐해왔는데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더 많은 유럽 국가가 군비 지출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GDP 대비 2% 국방비를 지출한 나토 회원국은 8개국인데요. 지난 2014년 2개국이었던 것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늘어난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도 계속 군비를 늘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SIPRI에 따르면 중국은 27년째 군비를 늘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군비 지출 규모가 많은 나라인데요. 지난해는 약 4.7% 늘어 2천930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또 다른 주요 군비 지출국으로 인도도 있죠?

기자) 네. 인도는 세계 3위의 군비 지출국인데요. 지난해 인도는 전년도에 비해 약 0.9% 오른 약 770억 달러의 군비를 지출했습니다. 한편 호주는 지난해 약 320억 달러의 군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4%가량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로이터 통신과 AP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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