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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용소, 구타·성폭행·강제 낙태 만연…가해자 597명 확인”


북한 18호 북창 관리소(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 김혜숙 씨가 그린 관리소 지도가 제네바 유엔 인권사무소에 걸려있다. (자료사진)

북한 내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구타와 성폭행, 강제 낙태 등 잔혹한 인권 유린이 만연하고 있다고 영국의 민간단체가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 내 수감자들에 대한 인권 조사를 통해 모두 148개 수용소에서 5천181건의 인권 침해 사례와 가해자 597명을 확인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시민사회단체인 ‘코리아퓨처’(한국명:한미래)는 27일 발표한 새 보고서에서 북한 내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잔혹한 인권 유린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형벌 시스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북한 내에서 정권에 의해 범죄 혐의로 기소된 수십만 명의 북한 주민을 구금할 수 있는 수용소가 계속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수용소에서 탈출한 200여 명의 탈북민의 증언과 여러 자료를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북한 내 148개 수용소에서 785명의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모두 5천181건의 인권 침해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와 관련한 597명의 가해자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이들 수용소 내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고문과 구타, 굶기기, 강제노동과 함께 성폭행, 강제 낙태 등 여러 인권 침해 사례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중 접경지역에 위치한 함경북도 온성군의 온성수용소에 수감됐다가 탈출한 탈북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수용소 내에서 자행된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내 수감시설에서 이뤄지는 조직적인 인권 침해를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탈북자들의 증언과 디지털 모델링, 메모리 기반 다이어그램과 위성 이미지 등을 활용해 처음으로 온성수용소의 내부 모습을 3D, 즉 입체적으로 구현했다고 밝혔습니다.

3D로 구현한 수용소 내부 모습에 따르면 수용소는 폐쇄회로 TV(CCTV)실을 따로 운영하면서 수감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수감 환경 속에서 인권 침해를 자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수감자들은 구금 기간 동안 매일 12시간 양반다리를 틀고 앉아 무릎에 두 손을 얹은 채 움직이거나 말을 하는 것이 금지된 고문을 당했으며, 고문 중에 약간의 소음이 발생하거나 움직임만 보여도 구타를 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수감시설 내에서 성폭행을 당하거나 일부 여성 수감자들의 경우 임신 중 낙태를 강요 받는 등 성폭력도 만연해 있었으며, 최소 5차례 이상의 비사법적 강제 처형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수감자 대부분이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었고, 제대로 된 수형복도 지급되지 않아 헝겊을 기워 만든 옷을 입었으며, 깨끗한 물과 비누나 화장지, 칫솔 등 개인 위생용품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수감자들이 수감 기간 중에 사람이 아닌 동물과 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증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온성수용소 수감자 대부분은 몰래 국제전화 통화를 하는 등 해외와 교류하거나 탈북하려다 체포돼 수감된 사람들이라며, 이것은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권리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내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은 하급 교도관부터 상급 관리자에 이르기까지 국가 관리들로부터 자의적 체포와 비인간적이고 비위생적인 구금, 조직적인 고문, 광범위한 기아를 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공정한 재판권을 거부당하고 만연한 성폭력과 불법적 강제노동, 비사법적인 처형으로 인한 사망에도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는 명백한 인권 침해의 증거, 특히 북한 정권이 만든 수용소에서 관리들에 의해 자행된 인권 침해 행태를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증거는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에서 처음으로 문서화한 북한 정권의 광범위한 인권 침해의 맥락과 규모, 유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이끄는 노동당의 행동을 보면 북한이 수감자들의 처우나 피의자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례들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끄는 노동당이 형벌제도와 수감자에 대한 법적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제인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 사례가 국제 사법 제도 아래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9개월 간의 조사 기간 동안 생존자와 가해자, 증인들과 모두 259차례에 걸쳐 상세한 대면 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수천 페이지의 증언을 문서화하고 북한 내부 문서와 사진, 비디오 증거 자료를 수집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자료들을 국제 검찰과 북한 문제를 분석한 경험이 있는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포괄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하면서, 코리아퓨처는 앞으로도 북한의 인권 침해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북한 내 인권 침해에 대한 증거를 조사, 분석, 보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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