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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러시아 화학무기 "실제적 위협"....젤렌스키 "사린가스 등 공격 준비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유럽 순방 첫 기착지인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유럽 순방 첫 기착지인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에 관해 "실제적 위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럽 순방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를 묻는 출입기자들에게 이같이 답했습니다.

러시아가 조만간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생화학무기 사용을 고려 중인 명확한 징후가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3일) 유럽 순방 첫 기착지인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했습니다.

2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하고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연설합니다.

이렇게 대규모 정상회의가 동시에 열리는 것은 미국과 유럽이 대러시아 공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서 폴란드로 향해 26일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회담하고 우크라이나 피란민 수용과 안보 지원 등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 "러시아, 화학무기 공격 준비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23일 러시아의 생화학무기 위협에 관해,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맥락으로 발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사린가스 등 화학무기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이날 일본 국회 화상 연설에서 밝히고, 이와 함께 "핵무기가 사용될 경우 세계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23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이미 수천명이 희생됐고, 이 가운데 121명은 어린이였다"면서, "책임 있는 국가들이 함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일본은 평화를 재건하고 대러시아 제재를 지원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러시아에 실질적 압박을 가한 나라"라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에 동참한 데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을 상대로 화상 연설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을 상대로 화상 연설하고 있다.

이어서, 대러시아 제재 확대를 통한 지속적인 압박을 요청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무역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러시아 군대에 자금이 흘러가지 않도록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을 떠나게 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기구가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새롭게 (유사한 사태를) 막을 수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 아시아 처음 일본 연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 의회를 상대로 화상 연설하며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설은 아시아에선 처음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말하고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 직원이 일본어로 동시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중의원 회의실 두 곳에서 연설이 생중계됐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중·참의원 의장 등 의원들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연설 후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 나토 "핵·화학 위협 맞서 추가 지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의) 핵·화학 위협에 맞서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이날(23일) 밝혔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계획을 내놓고,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우리는 안보의 새로운 현실에 직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억지와 방어 전략을 장기적 관점에서 재설정해야 한다"며, 불가리아와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에 신규 전투단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나토는 현재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 3국과 폴란드 등에서 전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새로운 조치를 통해 "발트해에서 흑해에 이르기까지 나토 동쪽에 8개의 전투단을 갖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또한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물질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지 말라고 중국에 경고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이번 회견은 24일 열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진행됐습니다.

◼︎ 벨라루스 참전 가능성

이런 가운데,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합동참모본부는 22일 러시아군이 공격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러시아) 군 지휘부가 벨라루스군을 상대로 우크라이나 침공 필요성에 대한 적극적인 선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전쟁의 전개양상에 따라 판단했을 때 벨라루스가 러시아를 도와 참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러시아군과의 합동 훈련 현장에서 취재진과 환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러시아군과의 합동 훈련 현장에서 취재진과 환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날 CNN 방송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들을 인용해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합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조만간 실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나토 고위 관계자는 벨라루스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을 마련하고 있다고 CNN에 설명했습니다.

벨라루스의 야권 인사도 전투부대가 이르면 며칠 내로 우크라이나로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병력 수천명이 파병될 준비가 돼 있다고 이 방송에 밝혔습니다.

◼︎ 지속적 러시아 지원

벨라루스가 참전할 것이란 관측은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침공을 단행한 무렵부터 나왔습니다.

우크라이나 북쪽에 위치한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러시아군과 대규모 합동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이같은 병력 이동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진입하는 통로를 제공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는 러시아 쪽보다 벨라루스 쪽 국경에서 가깝습니다.

우크라이나(노란 바탕) 주요 도시와 주변 국가 지도
우크라이나(노란 바탕) 주요 도시와 주변 국가 지도

벨라루스는 지난달 27일 국민투표로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을 통과시키면서 러시아 핵무기를 유치할 환경까지 마련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벨라루스를 상대로 수출을 통제하고 금융 결제망에서 차단하는 등 고강도 제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15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부인 등을 추가 제재했습니다.

◼︎ 가스값 루블화 결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 내각회의에서 "최단 시일 내에 (유럽 등) 비우호 국가에 공급하는 천연가스부터 대금 결제를 러시아 루블화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앙은행과 정부에 일주일 내에 러시아 가스 수입업자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루블화를 구매하는 절차를 마련하도록 할 것을 지시하고, 국영 가스 수출 업체인 가스프롬에도 공급 계약을 루블화로 전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전날(22일) 러시아 정부는 중앙아시아에서 흑해로 연결되는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의 송유관 가동이 최대 2개월 동안 중단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에너지 당국은 폭풍 피해를 입은 시설 수리를 가동 중단 사유로 설명했습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의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 미, 러시아 '전쟁범죄' 공식 규정

미국 정부는 23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는 현재 입수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범죄를 벌였다고 평가한 것을 발표한다"며, "우리의 평가는 이용 가능한 공개 정보와 기밀 정보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바탕으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러시아가 집중 공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전쟁 범죄의 피해로 제시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아파트, 학교, 병원, 상가 등 러시아군이 공격한 장소는 민간인이 사용하는 것으로 명확히 식별이 가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형사 기소 등 사용 가능한 모든 도구를 활용해 그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여 국제기구를 통한 처벌 추진도 시사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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