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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토니 홀 전 FAO 대사] “북한 군사적 도발, 국제사회 지원 노력에 등 돌리는 행위…더 늦기 전에 국경 개방해야” 


지난해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은 북한 주민을 도우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등을 돌리는 행위라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토니 홀 전 하원의원이 말했습니다. 홀 전 대사는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외부 지원 없이는 식량 부족량을 메울 수 없는 북한 당국이 장기간 국경 봉쇄 조치를 지속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하루 빨리 국경을 여는 것이 북한 내 인도주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대기근 시기인 1995년부터 7차례 방북하며 서방국 관리로서는 처음 평양 외곽의 식량난을 직접 목격한 홀 전 대사를 안소영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신종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북한 당국이 국경을 봉쇄한 지 2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외부 지원 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터라 북한 내 인도주의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데요. 대사님께서 방북하셨던 때인1990년대 대기근과 비교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관측하십니까?

홀 전 대사) 제 방북 당시와 지금의 북한 내 인도주의 상황을 비교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코로나 이후 식량과 보건 상황 등 주민들의 안녕을 위해 활동하는 비정부 기구 직원, 심지어 유엔 기구 요원들 모두를 내쫓았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도 북한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죠. 추측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단언할 수 있는 건 북한이 매해 평균 적어도 곡물 100만t을 외부에서 들여오지 않고서는 부족한 식량을 충당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 북한 안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야말로 굶주릴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영양부족으로 굶어죽고 있는 상황으로 큰 어려움에 빠졌다는 거죠.

기자) 그런 우려를 갖고 있는 유엔과 구호단체들이 전염병 유입을 최소화하며 지원할 방안을 북한에 제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의 변화 조짐은 없습니다. 이런 과도한 조치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신가요?

홀 전 대사)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조치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의약품과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을 돕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접근을 거부하고 있어요. 북한 지도자가 국경을 닫아 버렸다는 말입니다. 북한이 가장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중국과의 철도 운행도 멈추지 않았습니까? 간헐적으로 열차가 운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도주의 상황을 개선할 정도의 뭔가가 오고 가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접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식량 수입이나 외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으면 식량난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간 전염병을 막겠다면서 국경을 봉쇄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지도자가 그렇게 합니까? 북한 내 식량난과 보건 상황만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국경을 열어 지원 물자가 들어가고 또 그런 물품이 적재적소에 전달되도록 해야 합니다. 더 늦어지기 전에 말입니다.

기자) 좀 전에 대사님께서도 언급하셨습니다만 북한은 매해 식량을 외부에서 들여와야 하는 식량 부족 국가입니다. 17년 째 UN은 북한을 ‘외부 식량지원 필요국’으로 재지정했는데,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홀 전 대사) 일단 현대화하지 못한 북한의 농업 기술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북한은 외부 세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런 고질적 태도가 있습니다. 북한은 매해 약 520만t의 곡물을 필요로 하는데, 평균 생산량은 400만t에 불과합니다. 지난 수년간 매해 100만t 이상을 외부에서 들여와야 했죠. 일단 노후화된 북한의 농업 기술을 현대식으로 바꿔야 하는데 외부와의 협력이 잘 안됩니다. 전력도 부족하고 농업용수도 부족한 고질적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으니까 스스로 부족량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문제 속에 지난 2년 넘게 국경을 닫아 외부 식량이 들어가지 못하니까 식량난은 악화됐을 겁니다. 평양 외곽은 정말 엄청난 문제에 직면해 있을 겁니다.

기자)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북한은 올해 들어서 잇따라 각종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FAO 미국 대사를 지내신 경험으로 미뤄 이런 정세는 북한 내 취약 계층을 도우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홀 전 대사) 큰 영향을 끼치죠. 왜냐하면 북한을 도우려는 국제사회에 ‘우리는 당신들이 필요 없어. 우리는 그냥 미사일을 쏘아 올릴 거야. 뭐라고 하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거야’ 하는 식으로 북한을 돕고 싶어하는 국제사회에 등을 돌리는 행동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북한을 지원하고 또 대북 지원을 계획하는 나라들의 입장을 곤란하게 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북한 당국이 미사일을 쏘고 국제사회의 바람에 역행하더라도 일단 북한 안에서 굶주리고 있는 여성과 노인, 어린이, 장애인들은 도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북한 군인들을 먹이자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 관리들, 군인들은 스스로 잘 해결합니다. 누구도 모국을 선택할 자유는 없습니다. 자신이 태어나고 싶은 곳에서 태어나지 못하죠. 북한에서 태어나 고통받고 굶주리는 사람들을 일단은 도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기자) 그렇지만 북한 당국의 지원 물자 전용 논란이 대북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이어져 오지 않았습니까?

홀 전 대사) 세계식량계획(WFP)과 많은 비정부기구들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때 모니터링을 요구합니다. 배에서 식량이 내려져 자동차나 트럭에 실려 이동하는 경로를 따라가서 실제로 해당 식량이 배고픈 사람에게 전달되는 지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북한 당국에 말합니다. 점차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 있도록 북한에 요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도적 지원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 정권이 변하지 않는데 일방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기 때문에 북한의 식량난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국무부도 북한의 인도적 위기의 근본적 책임은 북한 정권에 있다는 입장이고요.

홀 전 대사) 그런 주장에 동의합니다. 북한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고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행동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굶어 죽어가는 사람에게 조건을 달아서는 안됩니다. 그저 음식을 주고 필요한 약을 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저는 미사여구 말 한마디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비록 이런 주장을 하는 소수일지라도 저는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을 일단 묻지 말고 도와야 한다는 그룹의 사람입니다. 인도주의적 현안으로는 북한에 식량 등 물자 지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군 유해 발굴, 이산가족 문제들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 다른 정치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더 좋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국경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북한 주민은 그 어느 때보다 고립돼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주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홀 전 대사) 북한 주민들이 이 세상에 그리고 미국에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정치적 사안과 무관하게 그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도우려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오래 전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제가 평양 외곽에서 식량난을 조사할 때 미국이 지원한 식량 포대에 성조기가 찍혀 있었습니다. 저는 당시 북한인들이 큰 거부감 없이 고마워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향후 미국이 북한에 식량 지원을 재개할 때 반드시 성조기와 한국어로 ‘미국인들이 북한인을 위해’라는 메시지를 적었으면 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외부에 그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의FAO 대사를 지낸 토니 홀 전 하원의원으로부터 2년 넘게 이어진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 속 내부 식량난 전망과 북한의 군사적 긴장 조성에 따른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영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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