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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지원단체 “국경 봉쇄, 북한 인도주의 상황 악화 주원인”


지난해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지난해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원인은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 조치라고 미국의 대북 지원단체가 지적했습니다. 2년 넘게 외부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은 1990년대로 회귀했을 것이라며 개선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북한에서 20년 넘게 의료 지원 활동을 벌여온 미국의 한 대북 지원단체는 북한 당국의 국경 폐쇄 조치가 열악한 인도주의 상황에 가장 큰 고통을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이 단체는 3일 VOA에 인도적 지원 사업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신종 코로나 대유행 이전인 2019년까지는 적어도 거의 모든 대북 지원 사업이 진행됐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반입 지원 물품에 따라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 행정적 절차와 공급업체를 설득하는 번거로움 등은 있었지만 제재 국면 속에도 대북 송금 채널 구축을 제외한 나머지 장벽들은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2년 넘게 계속된 북한의 국경 봉쇄로 북한 내 취약계층의 생명줄이었던 식량과 의약품, 농업 지원 물품, 깨끗한 식수 제공에 필요한 모든 지원이 중단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치료 시기를 놓치면 완치가 어려운 다제내성 결핵 환자 규모가 지난 2년 사이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구호단체들은 북한의 국경이 열렸을 때 직면할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은 지난 1990년대 수준으로 되돌아갔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는 또한 북한 주민들이 실험실 등에서 받던 각종 기술 훈련이 외부와의 단절로 2년 넘는 중단되면서 이들의 능력 수준도 현저히 떨어졌을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을 복구하는 데 장시간이 걸릴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럽연합도 북한의 과도한 신종 코로나 방역 조치가 대북 지원 활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연합 인도지원 재난관리 사무국 대변인은 3일 VOA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 주민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이 신종 코로나 대유행 대응 일환으로 국경을 폐쇄한 이후 인도적 지원을 위한 인력과 물품이 차단돼 북한으로의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EU 인도지원 재난관리 사무국 대변인] “The European Commission stands ready to support the people of DPRK through humanitarian aid. However, since the DPRK closed its borders as a response to the COVID-19 pandemic, access to the country has not been possible, with humanitarian personnel and goods blocked from entering the country.”

한편 유엔의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열악한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는 최대 요인이 북한의 과도한 방역 조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가 보도했습니다.

또한 전문가패널은 유엔의 대북 제재가 북한의 일부 주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제재 영향을 분석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해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유엔 기구와 비정부 기구 등 11개 대북 지원단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종 코로나에 따른 북한의 국경 봉쇄 때문에 대부분 단체가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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