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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 '북한 권력기구도' 공개...박정천 군부 최고 실세 등극 추정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하는 자리에 박정천(가운데) 인민군 총참모장이 수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통일부는 박정천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박정천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국면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해당 무기 개발 등을 총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최근 공개한 ‘북한 권력기구도’를 통해 박정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위원장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바로 다음 직급으로, 군부 인사가 오를 수 있는 최고 직급입니다.

통일부는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지난해 6월 이후 개최되지 않아 부위원장이 누구인지 확인이 어렵지만, 리병철이 기존 모든 직위에서 해임되고 박정천이 당 비서 관련 업무를 다 이어받은 걸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정천은 리병철과 함께 지난해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비상방역 관련 중대 사건으로 문책을 당했지만 박정천은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권력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로 선출됐습니다.

이에 통일부는 기존 리병철이 맡았던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박정천이 승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 1월부터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나서면서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국면에서 박정천은 지난달 1일 설 명절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경축 공연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 관련 행사에도 나타나지 않아 일각에선 좌천설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올들어 10차례 미사일 도발에 나섰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110주년을 앞두고 열병식 준비가 한창인 상황에서 박정천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센터장] “박정천이 오는 4월 15일 김일성의 110회 생일까지 북한의 무기 개발, 미사일 시험발사를 총지휘하고 있다고 그렇게 추정이 됩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황일도 교수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은 공석으로 남겨둘 성격의 자리가 아니라면서, 북한이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박정천이 그 자리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포병 출신으로 북한 미사일 개발에 핵심 역할을 했던 박정천이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을 제외한 북한 최고의 군부 실세가 됐으리라는 관측입니다.

황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국가우주개발국과 서해위성발사장 시찰에 박정천이 동행하지 않은 데 대해선 정찰위성 개발이라는 대외적인 명분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미사일 도발 국면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김 위원장이 지방 시찰에 나서는 동안 평양에 남아 지휘부를 관할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일도 교수] “박정천은 KN-23. KN-24 등 그동안에 해왔던 미사일 체계 발전 과정에서의 주축에 해당하는 인물 중 하나였는데 그 사람이 여기에 가 버리면 이것은 미사일이라는 얘기가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안간 게 맞고.”

이번 통일부의 ‘북한 권력기구도’에 나타난 북한 외교라인의 변화도 주목됩니다.

당과 정, 군 가운데 정의 핵심 조직이랄 수 있는 국무위원회 국무위원에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올랐고 최선희 외무성 제1 부상이 빠지는 대신 김성남 당 국제부장이 추가됐습니다.

황일도 교수는 북한이 대미정책 변화 과정에서 미국통인 최선희를 뒤로 빼고 김 부부장의 전면 배치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황일도 교수] “이것은 대외정책을 관할하는 외무성을 통할하는 국무위원으로서의 임무를 김여정에게 맡겼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고 이는 대외정책에 대한 김여정의 위상 내지 권한을 공식화한 조치로 풀이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과의 교착국면 장기화를 반영한 듯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박사는 북한 권력구도 내에서 내각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외교라인은 부진한 모습이라며,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지속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는 이와 함께 대내외적으로 체제 선전과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담당하는 당의 핵심 전문부서인 선전선동부 부장직을 신진 인사인 주창일이 맡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주창일은 김일성종합대 강좌장과 철학부장, 부총장을 지낸 인물로 추정됩니다.

앞서 박태성이 지난해 1월 당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으로 임명됐다가 그 해 2월 김정일 생일 79주년 사진전람회 개막식 참석을 끝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추며 처형설까지 제기됐고, 이후 리일환 당 비서가 선전선동 비서와 선전선동부장을 겸임하는 것으로 추정됐었습니다.

김인태 박사는 주창일은 이론선전가라며 사상투쟁을 진행 중인 북한에서 새 지도이념인 '김정은주의'를 만드는 역할에 부합하는 인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태 박사] “지금 북한의 선전 방향하고도 방향성이 맞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김정은이 혁명사상을 정립하는 단계에 있고 그 다음에 대내 사상이론을 강조하는 흐름에 있지 않습니까. 그런 과정에서 선전선동부장으로 일약 발탁이 됐다고 봐야죠.”

통일부의 ‘북한 권력기구도’에 따르면 북한 권력의 핵심인 당 정치국 내에서 경제 부문 인사의 영향력이 커진 반면 군 인사의 비중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경제의 설계와 계획 전반을 총괄하는 국가계획위원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진하고 정치국 후보위원 중 내각 부총리가 2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총참모장과 사회안전상은 기존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내려가면서 정치국 내 군 인사 영향력이 축소됐습니다.

김인태 박사는 경제정책 담당자들의 약진은 경제난 타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국가정책의 방향성이 북한 권력구도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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