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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단체들, 북한 ICBM 자금에 ‘침묵’…전문가들 “가능한 방법으로 목소리 내야” 


북한이 지난 2018년 2월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화성-15형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북한에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하는 국제기구들과 비정부기구들이 북한의 연이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에도 아무런 비판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공개적인 비판을 자제하는 것이 이들 단체들의 암묵적인 합의라며, 하지만 가능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찰위성’ 개발 계획을 밝히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확대하고 있지만 북한을 지원하는 인도주의 단체들은 아무런 비판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국제기구들은 ‘북한 정부가 식량과 의약품 등 주민들의 복지에 쓸 수 있는 자금으로 값비싼 ICBM 발사에 나서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VOA의 질문에 즉답을 않고 대북 지원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 “I appreciate that you have been in touch a number of times regarding DPRK, however as I’ve previously mentioned currently our activities are suspended and therefore we are not in a position to provide you with information on the situation. We stand ready to resume operations once situation allows.”

국제적십자위원회 대변인은 17일 VOA에 “우리의 (북한 내) 활동은 현재 중단됐고, 상황이 허락하면 활동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외교부 산하 스위스개발협력청(SDC)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위스개발협력청] “Switzerland has a humanitarian program in DPRK. Due to the country’s border closure in 2020, the Swiss Development Cooperation temporarily suspended its humanitarian activities in North Korea. It will resume its activities in the DPRK as soon as the conditions allow for it.”

SDC 대변인은 “2020년 국경 봉쇄 때문에 스위스개발협력청은 일시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인도주의적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상황이 허락되면 북한에서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조속히 북한에 국제요원들이 복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유엔아동기금] “UNICEF continues to implement its humanitarian and life-saving interventions in DPR Korea despite challenges posed by COVID-19. All our staff remain active – both inside and outside the country. Implementation is carried out by our national staff based in Pyongyang, as well as by international staff operating remotely from where they are temporarily based. Agencies have set up remote monitoring systems and protocols, as a temporary measure. UNICEF continues to advocate strongly for a return of its full team to DPR Korea at the earliest opportunity, to allow for direct provision of technical assistance and more comprehensive monitoring.”

유니세프 대변인은 “유니세프는 코로나-19로 인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생명을 살리는 인도주의적 개입을 계속 이행하고 있다”며 “우리의 모든 요원들은 북한 내부와 외부에서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평양의 북한 요원들이 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국제 요원들은 일시적으로 머물고 있는 곳에서 원격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일시적 방편으로 원격 모니터링 체계와 절차를 마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유니세프는 기술적 지원의 직접적인 제공과 더욱 종합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모든 요원들의 조속한 북한 복귀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비정부기구 관계자는 VOA에 “시험에 사용되는 자금이 과연 인도주의적 도움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완전 분리된 우선순위와 자금 원천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로 인도주의 활동을 위한 자금 모금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습니다.

“북한 내 기독교 활동을 지원하는 기부자들은 신앙이 원동력이며, 하나님과 그의 뜻을 신뢰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일들의 영향을 덜 받는다”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에 냉담하지 않으며, 방법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자신들의 자원과 우려를 하나님께 맡기고 그의 도움과 개입을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자금 전용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북한에서 협동농장을 운영하며 농업기술을 전수하는 미국 퀘이커 교단의 친우봉사회(AFSC)입니다.

[재스퍼 담당관] “Worldwide we see a troubling trend of increased military spending and investment in lieu of meeting basic human needs. This occurs in the U.S. as well, where over 38 million people are food insecure – more people than the entire population of North Korea – but the U.S. continues to increase military spending. We must begin investing in human security worldwide; we hope world leaders will come together to create the security assurances necessary for all communities to redirect funding from military spending to human needs.”

이 단체의 대니얼 재스퍼 아시아 담당관은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를 채우는 대신 국방 지출과 투자 확대라는 불편한 추세를 보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에서는 3천800만 명이 식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고, 이는 북한 전체 인구 수 보다도 많은데, 미국은 계속해서 군비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스퍼 담당관은 “우리는 전 세계 인간 안보에 투자를 시작해야 하며, 모든 공동체가 군비를 인간의 필요를 채우는 지출로 돌릴 수 있도록 세계 지도자들이 함께 안전 보장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에서 수십년 간 북한 경제를 분석했던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학 교수는 친우봉사회의 의견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You know to compare North Korean lack of food with American lack of food is just so amazingly ridiculous right? I’m sure there are people in America who have some food issues but it’s so totally different than in North Korea.”

브라운 교수는 17일 VOA에 “북한의 식량 부족과 미국의 식량 부족을 비교하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터무니 없다”며 “미국에도 일부 식량 문제를 겪는 사람이 있지만, 북한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북한에 입국하는 비자조차 북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따라서 그들은 북한 정부, 체제, 주민에 대해 비판적으로 말하길 매우 꺼린다”고 말했습니다.

“구호단체들 북한 공개 비난 자제, 암묵적 합의”

미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국장도 17일 VOA에 “인도주의 활동가로써 북한에서 일하기를 원할 경우, 지원받는 대상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이 수십년 간 이어진 ‘무언의 합의’, 즉 북한에 입국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입국을 거부해 프로그램에 타격을 가할 힘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For decades if you’re in the humanitarian relief field and you want to work with North Korea it has been the case that the tacit bargain is that, part of the cost of entry into North Korea, is that you really don’t publicly criticize the object of your effort to do humanitarian aid. Because the North Koreans have the power to injure program through denying access to the organization.”

따라서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이 북한 관련 분석에 관여하길 꺼리고, 북한과 인도적 교류를 위한 공간을 수호하기 위한 홍보 활동에만 집중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고 스나이더 국장은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또한 지원 단체에 따라 언론에 내는 발언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he small number of organizations that had longstanding relationships with the North Koreans that go back to the Cold War and in fact, the North Koreans are working with them, not through standard humanitarian channels but through organizations that are categorized as like minded compatriots. And so those are organizations that have been deemed by the North Koreans to be friendly to North Korea’s interests now for decades.”

스나이더 국장은 “냉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북한과 오랜 관계를 맺어온 몇몇 (해외 지원) 단체들에 대해 북한 당국은 일반적인 인도주의 채널을 통해 협력하지 않고, ‘같은 마음을 가진 동포’로 분류된 단체를 통해 협력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벌써 수십년 동안 이런 (지원) 단체들이 북한의 이익에 우호적인 것으로 간주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17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인도주의 기구들과 구호 단체들은 북한 내부에서 활동할 때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수석부차관보] “Humanitarian organizations and aid agencies obviously have to tread a fine line when they work inside North Korea. They are hamstrung by North Korean regulations and interference and often blocked from access to those they wish to help. A false step could result in the end of their work on behalf of people in genuine need. Nevertheless, it’s important for such organizations to make their voices heard in any way possible when they observe policies and actions by the DPRK that undermine the well being and welfare of the North Korean people, especially in areas where the aid organizations are in a position to help.”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그들은 북한의 규제와 방해로 큰 타격을 입고, 종종 그들이 돕고자 하는 이들에 대한 접근이 막힌다”며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그들의 활동이 잘못된 행동 하나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안녕과 복지를 해치는 정책을 세우고 행동에 나서는 것을 볼 때, 이러한 단체들이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특히 구호 단체들이 도울 수 있는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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