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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미사일 시험 실패에서 많은 것 배울 수 있어…미·한, 억지 강화에 초점”


지난 2010년 10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는 대형 미사일이 등장했다.

북한이 최근 실패한 미사일 시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미사일 역량 향상을 위한 작업을 반복할 것이라고 미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국과 한국이 억지 강화에 주력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16일 VOA에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신형 ICBM인 ‘화성-17형’ 발사를 시도했다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루이스 소장은 그러면서 “새로운 시스템의 경우 실패 가능성이 더욱 많다”며, 평양에서 볼 수 있는 거리인 고도 20km 부근에서 폭발한 것은 대형 액체추진체 엔진이 ‘추진(boost) 단계’에서 실패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소장] “I think it is likely that North Korea attempted to launch a Hwasong-17 that failed. New systems are more likely to suffer failures. Moreover, the technical details of the trajectory -- the failure occurred at 20 km altitude, but was still in visible range of Pyongyang -- suggest a large liquid propellent engine that failed during boost.”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2017년 발사한 ‘화성-12형’도 처음 세 차례 실패했지만 이후 여러 차례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는 점을 상기하며 “북한은 이번 실패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미사일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실패로부터 역량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은 실험 ‘유예’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현지시간으로 16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사체는 고도가 20㎞에 이르지 못하고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제원과 성격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에도 순안에서 신형 ICBM '화성-17형' 성능 시험을 위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16일 VOA 에 “추가 정보 없이는 특정 실패 원인을 도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엔진 고장을 비롯해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실패는 실제로 유용한 자료를 제공한다”면서 "북한은 잘못된 점을 연구하고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곧 완전한 수준의 ICBM 시험 재개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화성-12형’ 사례를 거론하며, 최근 3 차례의 미사일 시험의 정확한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was looking this morning at the tests of the Hwasong-12, the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 that North Korea developed years ago. And its first three tests were roughly 10 days or so apart from each other, and all three were failures. And then they had successes. So it could well be that we've seen there three failures.”

북한이 2017년 4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약 10일 간격으로 세 차례 발사해 모두 실패했다가 이후 성공한 사례가 있다는 겁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번 발사는 물론 지난 2차례 실험에 대한 보다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화성-17형의 성능시험으로 평가된 지난 2월 27일과 3월 5일 시험이 실제로 ICBM 사거리만큼 비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당시 시험이 2단계 추진체에 연료를 장착하지 않은 채 ICBM의 일부 성능만을 시험한 것인지, 아니면 이번과 마찬가지로 실질적으로는 실패한 시험인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탄두 형상을 한 화성-17형의 실제 다탄두 역량에 대해선, 미국의 다탄두 ICBM인 미니트맨 개발도 단일 탄두에 대한 경량화와 소형화, 실제 비행시험 등의 단계를 거친 이후 개량됐다면서 북한의 경우도 “탄두 1개가 ICBM 탄두로서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된 움직임이 계속됨에 따라 미국과 한국이 ‘억지’ 조치에 집중하면서 당분간 한반도 정세는 ‘강대강’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미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한국담당 국장은 16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을 초반부터 ‘외교와 강력한 억지’로 규정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긴장을 고조하는 궤적으로 계속 움직임에 따라 억지 조치에 대한 강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And I think that, as North Korea has continued to move on the trajectory we see an increasing emphasis on deterrent measures…And more recently, it has included military signaling measures designed to show resolve and express displeasure…”

스나이더 국장은 특히 최근에는 “북한 궤적에 대해 불만족을 표시하고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군사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조치들이 포함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서해(West Sea)에 항공모함을 전개한 것은 “미국은 우크라이나 상황으로 주의가 분산돼 있지 않고 북한도 주시하고 있으며, 두 문제 모두 동시에 다룰 역량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다만 “북한이 힘의 우위에서 협상하는 것을 모색하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협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올해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반도 정세를 비관적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I’m not optimistic at all. it's inevitable that there will be an escalation in the coming year. North Korea is determined to further develop its new ICBM so it will be conducting more tests. It's not doing this to challenge the United States or the new South Korean president. It's doing it to meet its own technology and military goals of having a new system…”

북한이 신형 ICBM 추가 개발을 결정한 만큼 더 많은 시험들을 진행하며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실험들이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의 새 정부를 겨냥하기 보다는 “새로운 무기 체계에 대한 군사적 목적과 자체 기술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방국가의 제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대북제재도 북한의 행동을 막지 못하며, 유엔 안보리의 추가 대북제재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동맹국은 “군사적 도구를 포함해 그들이 보유한 다양한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독자제재를 비롯해 금지품목을 실은 북한 선박 차단, 핵 항공모함과 핵 탑재 항공기 등 미국의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 등을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가 한편으로는 긴장을 높이겠지만 북한이 이해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강조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북한과 관련해 외교뿐 아니라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강력한 방위와 억지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런 행동이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t is obvious that the DPRK is the party escalating tensions on the Peninsula, not the United States. The U.S. is taking measured steps to reassure its ally and make clear to Pyongyang that our deterrent is strong, our ability to defend the ROK is unquestioned, and our power to do whatever is needed to deal with North Korea's threat remains powerful. It is also natural that the U.S. wants to resume large-scale exercises and other training involving a range of U.S. assets.”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당사자는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동맹을 안심시키고, 우리의 억지가 강력하며 한국 방어 역량에 의심의 여지가 없고 북한 위협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힘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하기 위해 신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대규모 연합훈련과 다양한 미국자산을 동원한 다른 훈련의 재개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것이 현재 상황을 다루는 데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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