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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ICBM 시험 재개하면 외교 멀어지고 역내 군사 협력 강화”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화성-15형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사진.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ICBM) 발사 징후와 동창리와 풍계리, 영변 등에서 관측되는 동시다발적인 움직임들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전직 미국 관리 등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 발사를 재개하면 대북 외교가 멀어지고 미국과 한국 등의 군사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14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징후가 포착된 것과 관련해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 ICBM을 시험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이 극적으로 고조되면서 당분간 외교 시도는 요원해지고 미국과 한국 당국도 이에 상응하는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은 ICBM 시험을 위성 발사로 발표할 것이지만 ICBM 발사와 같은 로켓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과 동시에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핵실험·ICMB 발사 유예’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expect that the US and ROK will respond by announcing they will resume large scale field exercises, joint military exercises. It'll be further efforts by North Korea to develop its missile capabilities and in particular, missiles that could directly threaten the United States…”.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먼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의 야외 연합훈련 재개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미사일 역량을 발전하기 위해 추가 도발을 할 것이고,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은 추가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를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이에 제동을 걸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은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추가 배치를 포함해 미사일 방어 협력 강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전망했습니다.

다만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겠지만 ‘화염과 분노’와 같은 2017년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한반도의 군사적 대립 위협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르면 이번 주 초반 신형 ICBM 성능 테스트를 위한 실거리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를 정밀 감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정찰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한 데 이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방문해 시설 확장을 지시하는 등 연일 ICBM 발사 관련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 영변에서 5MW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등의 가동 징후가 지속적으로 목격된 가운데 최근에는 2018년 폭파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일부를 복구하는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차회담 미국측 차석대표는 북한이 ‘고도의 미사일 역량을 갖춘 핵보유국’을 향해 “매우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대표] “it's pretty clear with Kim Jong Un is doing he's building a greater capabilities not only its immediate short range, but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s that can touch the United States. And he's going to resume I believe this is a nuclear test. And I think it's all very tragic..”

김정은 위원장이 중단거리는 물론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에 대한 더욱 큰 역량 구축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며, 이에 더해 핵실험 재개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미국과 한국 등에 “당신들은 중대한 미사일 역량과 함께 핵 역량을 갖춘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과 한국 등이 김정은에게 핵무기 포기를 설득하기가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비극적이고 우리가 원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우리 모두 우려해야 하고 상대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디트라니 전 대표는 말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북한이 ICBM 시험을 재개할 경우 미사일 제원과 발사에 대한 북한의 성격 규정 등에 따라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t depends on a couple of things. One, is this a brand-new missile, or is it a just a repeat of one of the Hwasong-14 or 15? Or is it now the Hwasong-16, 17 If it's, if it's the 16th. Then, you know, how does North Korea describe this missile? Is it a space vehicle which they seem to be indicating that that they're working on?”

화성-14형, 15형과 같은 과거 시험의 반복일지 아니면 화성-16형, 17형과 같은 신형 무기일지, 또 북한이 시험에 대해 ‘위성 발사’라고 발표할지 ‘군사적 용어’를 사용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이 “새로운 기술을 증명할 경우 미국과 한국, 일본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경우 사드 추가 배치나 자체 핵무장 등과 관련한 논쟁이 더욱 가열될 수도 있다고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북한의 도발 동향이 포착되는 것은 “북한이 외교적전술에서 전통적인 ‘벼량끝 전술’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그동안 ICBM 등 대형 도발을 하지 않았던 것은 한국의 진보정부가 있는 동안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보수진영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지금은 모든 기대를 잃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겐 더 이상 앉아서 조용히 기다릴 이유가 없다”면서 “장갑을 벗고 싸울 준비를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향후 몇 달 간은 “점전적인 시험”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다만 ICBM 재개 시점은 안팎의 상황을 감안할 때 4월 중순이 가장 유력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There are two things involved there. One is what can they use in terms of their own internal propaganda on this and that's usually tied to a specific date within North Korea… And then the other thing is that they need some sort of justification for doing something like that.”

ICBM 발사 시점을 결정할 때 내부적 선전효과를 고려해 대게 북한의 특정 기념일과 연결 짓는다며 김일성 주석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 전후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북한이 ICBM 발사를 정당화할 필요가 있는 만큼 미국과 한국이 3월이나 4월 상반기 연한훈련을 실시하기로 결정한다면 이를 명분삼을 수 있다고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의 도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 연구원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 유예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런 최근의 움직임은 그런 예상과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이 새 대통령은 선출한 만큼 김정은은 윤석열 당선인이 그동안 밝힌 대북 입장에 대한 결의를 시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수 김 연구원] “Removing South Korean-built facilities at Mt. Kumgang should tell us where Kim stands on inter-Korean cooperation. And this could be one of the steps Kim has taken to elicit a response from the incoming Yoon administration. And read from a different light, it could also be one of Kim’s ways to communicate his sentiments to the outgoing Moon administration’s legacy on North Korea policy.”

수 김 연구원은 특히 “한국 측이 건설한 금강산 관광 시설 철거는 남북 협력에 대한 김정은의 현재 입장을 말해준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움직임은 김 위원장이 차기 윤석열 정부의 대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취한 조치일 수 있고,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문재인 대통령이 남긴 대북정책 유산에 대해 김 위원장이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의 ICBM 시험과 대응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의 협력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바이든 정부가 북한이 ICBM 시험이나 위성발사를 하지 않도록 설득할 것을 중국 측에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Washington will urge China to try to persuade North Korea not to carry out the ICBM test or satellite launch. And I think China probably would prefer that North Korea not carry out the test right now. Because China is dealing with a lot of other issues…”

중국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 현재 다뤄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더욱 복잡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만큼 북한의 ICBM 발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하지만 북한이 중국의 말을 항상 따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문제인데다 현재 더 큰 문제는 중국이 북한의 ICBM 발사에 따른 유엔의 추가 제재를 지지하더라도 러시아가 이를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안보리의 실질적인 대응은 어려울 것이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대표도 “지금과 같은 북한의 궤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중국이 북한 문제에 더욱 관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대표] “I think there is something that could change the trajectory, and that's getting China and that's gett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to be more engaged with North Korea to convince… Key is to get North Korea to come back to negotiations”

중국이 가지고 있는 상당한 대북 지렛대를 이용해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는 것이 핵심이고 이는 북한과 중국, 역내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협상을 통해서만 제재 완화와 안전보장 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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